- 영양학회·뉴트리라이트, 식물영양소 섭취 권장 ‘513 캠페인’ 전개 … 성인 10%만 섭취량 충족
한국영양학회와 뉴트리라이트는 9일 서울플라자호텔에서 ‘5·1·3 식물영양소 캠페인’ 출범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민혜선 한남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왼쪽부터), 조양희 한국암웨이 전무, 캠페인 홍보대사인 이용대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윤정한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한국영양학회장), 이행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박사,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채소와 과일 섭취가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행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박사가 2011년 발표한 ‘한국인의 채소 과일 섭취량과 식물영양소 섭취 실태 분석’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90%는 채소·과일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총 8631명의 표본집단 중에서 채소와 과일 1일 권장 섭취량을 모두 만족하는 비율은 6.7%에 불과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이 전통적으로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한다는 인식을 뒤엎는 조사결과다.
채소와 과일에는 ‘식물영양소(Phytochemicals)’가 풍부해 항산화, 면역증진, 성인병 예방, 항노화, 항염증, 세포의 균형잡힌 성장 유도, 체내 독소 제거 등의 효과를 발휘한다. 식물영양소란 식물이 해충이나 미생물, 곤충 등 열악한 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다양한 방어물질로 채소와 과일에 많이 포함돼있다. 효과가 매우 광범위해 ‘제7대 영양소’로 불리기도 한다.
또 이 박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채소·과일 섭취량은 각각 252.2g, 141.3g이지만 여기서 김치 등 염장채소와 가당주스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채소 151.4g, 과일 141.0g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를 통한 채소 섭취 의존도가 무척 높은 반면 대부분의 국민은 하루 권장량(350~500g)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영양학회는 2010년 마련한 한국인의 영양섭취기준에서 ‘과일·채소류의 1인 1회분량’의 열량 기준(㎉)에 각 성별·연령별 권장섭취 횟수를 곱해 하루 채소·과일 섭취권장량으로 정하기로 했다.
색깔별 식물영양소의 섭취수준을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채소·과일류는 마늘, 무, 양파 등 흰색류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색깔별 식물영양소의 권장 섭취량 충족 인구 비율은 흰색이 32.9%로 가장 높았고 이어 노란색·주황색 29.2%, 보라색 12.6%, 녹색 8.6% 순으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딸기, 토마토 등에 함유돼 있는 항노화 효과의 빨간색 식물영양소(리코펜, 엘라그라산 등)는 가장 적은 7.4%에 불과했다.
뉴트리라이트가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식물영양소 인식 및 섭취 행동 개선’ 설문조사 결과 국민 10명중 7명(79.4%)이상이 식물영양소 섭취의 이점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채소·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경우는 16.2%에 머물러 막상 섭취 실천율은 낮았다. 섭취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특별히 신경쓰지 않음’이 44.6%를, ‘가격이 비쌈’이 40.6%를 차지했고 ‘챙겨먹을 시간이 없음’이 38.4%로 뒤를 이었다. 식물영양소에 대한 이점은 알아도 섭취에는 무관심한 사람이 10명 중 4명이라는 이야기다. 설문 내용 중 ‘식물영양소 섭취 증가를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58.4%가 ‘비용 부담이 적으면서도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채소·과일 요리 레시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식물영양소 섭취 문제는 성장기 청소년에게서도 나타난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채소 섭취량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돼 연령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13~19세 사이의 아동·청소년기의 하루 식물영양소 섭취는 87g으로 전연령대 가운데 가장 저조해 성장기의 식물영양소 섭취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영양학회가 9일 출간한 ‘내 몸을 살리는 식물영양소’. 이 책은 다양한 채소·과일 요리 레시피를 제공한다.
이처럼 국민의 심각한 채소·과일 섭취부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영양학회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트리라이트는 ‘5·1·3 식물영양소 캠페인’에 나섰다. 5·1·3은 ‘5색 채소·과일 1일 3번 먹기’를 뜻하며 이들은 매년 5월 13일을 ‘식물영양소의 날’로 제안했다.
이들은 캠페인의 일환으로 9일 ‘내 몸을 살리는 식물영양소’를 출간하고 다양한 채소·과일요리 레시피 홍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를 ‘식물영양소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 선수는 평소 채소·과일을 포함한 균형 있는 식습관과 철저한 영양 관리로 유명하다. 이번 캠페인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5색 채소 과일 도시락과 에코 화분을 배포하는 등 홍보대사로서 활동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을 공동 준비한 조양희 한국암웨이 전무는 “국민들에게 채소·과일을 통해서만 섭취 가능한 식물영양소의 이점을 널리 알리고 생활 속 행동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정한 한국영양학회 회장은 “인류의 수명이 늘고 각종 만성질환도 심각해져 실생활 속에서의 영양관리와 식습관 개선을 통한 질병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한국인들에게 매우 심각한 채소·과일 섭취 부족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이번 캠페인에 나섰다”고 말했다.
‘내 몸을 살리는 식물영양소’의 대표 저자인 정혜경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도 “국민들이 채소·과일의 이점을 몰라서 먹지 않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서 채소·과일 섭취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섭취가 저조한 것”이라며 “이번 5.1.3 식물영양소 캠페인과 신간 출간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채소·과일 섭취에 적극 나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식물영양소 섭취 부족은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육류섭취량이 많은 서구 국가에서도 문제로 부각돼 있다. 미국에서는 농림부가 ‘접시의 반을 채소·과일로 채우세요(Fill half your plate with fruits and veetables)’ 캠페인을 2011년 진행했다. 호주에서도 보건복지부가 매일 두 종류의 과일과 다섯 종류의 채소를 섭취하자는 의미의 ‘Go for 2 and 5’ 캠페인을 주관하고 있다. 뉴질랜드 역시 암학회와 보건복지부가 함께 매일 5가지 이상의 컬러푸드를 섭취하자는 의미의 ‘5+ A day’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행신 박사는 “현대인들은 불균형한 식습관과 스트레스 등으로 활성산소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색깔의 채소 과일을 통해 식물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식물영양소 섭취 캠페인이 이뤄진다면 식물영양소 섭취 부족 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