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딤, 출생 1주일만에 선천성 담도폐쇄증 진단 … 김명수 교수, 어머니 율리아씨 간 이식
김순일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장(왼쪽 두번째부터), 아버지 마누크 씨, 어머니 율리아 씨, 최진섭 외과 교수, 김명수 이식외과 교수가 바딤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14개월 된 러시아 남자 아기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 6일 퇴원했다.
작년 2월 27일 러시아 극동 아무르(Amur)주에서 아버지 마누크 씨와 어머니 율리아 씨 사이에서 태어난 바딤(Vadim)은 출산 후 1주일 만에 선천성 담도폐쇄증을 진단받았다. 바딤은 담도 폐쇄증환자에게 실시되는 ‘카사이 수술’을 받았으나 고열이 지속됐고 올해 2월부터는 황달도 심해졌다. 카사이 수술은 담낭을 포함한 폐쇄된 간외 담도 일부를 제거한 후 소장과 연결해 담즙 배출을 기대하는 수술이다.
마누크 씨는 지인으로부터 한국의 의료수준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고 올해 3월 25일 세브란스어린이병원을 방문해 고홍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진료를 받았다. 고 교수는 “바딤이 병원에 왔을 때 황달이 심하고 복수가 많이 차있는 등 카사이 수술 후 예후가 좋지 않아 간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바딤은 지난달 3일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에 입원해 혈액형(O형)이 같은 어머니로부터 간을 이식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김명수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교수는 “모자가 혈액형이 같았고 어머니의 간 크기도 이식하기에 적당했다”며 “소아 간이식 경험이 많아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개복을 해보니 장기유착이 심한 상태였으며 환자의 몸무게가 10㎏이 넘지 않아 혈압과 마취상태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아버지 마누크 씨는 “모스크바에서는 정확한 치료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의료진의 모습을 보며 보호자로서 불안했으나, 한국에서는 한달의 입원기간 동안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을 정도로 의료진에게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바딤은 지난 6일 오전 주치의인 김명수 교수팀의 환송을 받으며 퇴원했으며 정기적으로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해 정기검진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