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성의 27%가 조루증을 갖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성욕이 감퇴되고 성관계 빈도도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또 남성 자신뿐만 아니라 파트너의 성적 만족감도 떨어뜨린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15~19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제28차 유럽비뇨기학회(EAU) 연차 총회에서 발표됐다.
대한남성과학회(회장 이성원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회원이 우리나라 20~64세 남성 2081명을 대상으로 2010년 3월부터 7개월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 조루증이 있는 한국 남성은 27%로 조사됐으며 보통 남성에 비해 △성욕 감퇴 △자신과 파트너의 성적 만족도 하락 △성관계 빈도 감소 등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발기부전 관련 국제학술지인 ‘국제발기부전연구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Impotence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남성 5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병적 기준을 충족하는 조루증을 가진 이 지역 남성 중 약 60%는 부부관계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녀 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적관찰 연구에서 조루증이 없는 남성의 파트너 90%가 ‘성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반면 조루증을 갖고 있는 남성의 파트너는 단지 38.3%만이 ‘성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즉 조루 남성의 파트너 약 62%는 성생활에 만족하지 못했다.
마시모 노타리(Massimo Notari) 메나리니 그룹 의학부 박사는 “조루는 부부의 문제이며 성적 만족도에 직접 영향을 끼쳐 부부간 친근감이 떨어질 수 있다”며 “조루증이 가장 흔한 성기능장애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남성과 파트너가 편한 마음으로 의사에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겸 대한남성과학회장은 “아·태 지역 남성과 마찬가지로 조루증이 있는 한국 남성은 부부 관계에서 성적 만족감을 향상시키고 싶어한다”며 “조루증을 성공적으로 치료해 남성이 사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 부부간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100여 개국, 1만40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석해 조루가 남성과 파트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조루증은 단순한 남성 성기능장애 그 이상이다’, ‘일상생활 속의 조루증 진단과 치료’, ‘다폭세틴을 사용한 조루증 치료’ 등이 논제로 다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