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후 철 결핍성 빈혈 가장 흔해 … 3개월째 24.5%에서 4년후 37.1% 로 증가
위암 수술과 빈혈 발생의 상관관계를 체계적으로 연구·분석한 임철현(왼쪽), 김상우 교수
위암 수술 1년후 환자 중 27%가 ‘철 결핍성 빈혈’을 겪고 수술 후 시간이 지날수록 빈혈 발생빈도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임철현·김상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06년 1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조기 위암으로 위 절제 수술을 한 161명(남자 113명, 여자 48명)의 환자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수술 후 3개월째 빈혈의 발생빈도는 24.5%였으나 수술 4년째(48개월)에는 37.1%로 늘어나 시간이 지날수록 빈혈이 증가했다. 수술 후 12개월째 여성 빈혈환자는 40%(19명)로 남성환자의 22%(25명)보다 약 두 배 높았다. 여성과 남성환자의 빈혈 빈도를 비교해 보면 24개월째 45%와 25%, 48개월째 52%와 31%로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았다.
위 절제수술 후 발생하는 빈혈의 가장 많은 원인은 철 결핍성 빈혈이며 ‘대모구성 빈혈’이나 ‘만성질환에 의한 빈혈’은 흔하지 않았다. 위암 수술 후 발생하는 빈혈은 흔한 부작용으로서 철분, 비타민 B12, 엽산 등의 결핍에서 비롯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번처럼 수술 후 장기생존자를 추적 관찰해 빈혈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연구·보고한 사례는 드물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학 분야 국제학술지 ‘위장관학저널’(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 2012년 11월호에 게재됐다.
빈혈은 혈액이 인체 조직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저산소증을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피로감, 식욕저하,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 대표적 증상이다. 경증이거나 매우 서서히 진행되는 빈혈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지만 방치하는 경우 심계항진, 빈맥, 만성 심장질환, 전신부종, 폐부종 등이 생길 수 있다. 철결핍성 빈혈은 출혈 또는 철분흡수장애로 체내에 저장된 철분이 고갈돼 생긴다. 환자가 암으로 위절제수술을 받으면 음식의 통과경로가 바뀌어 철분흡수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철겹핍성 빈혈에 걸릴 위험이 크다.
임철현 교수는 “철겹핍성 빈혈로 진단된 후에는 식사요법만으로 불충분해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하며, 성인은 하루 200~300㎎의 철분이 함유된 약을 복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위장관 흡수를 방해하는 질환이 있거나 철분제를 먹기 어려울 때는 정맥을 통해 철분주사를 투여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병원 송교영 위장관외과 교수는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철분의 경구섭취가 부족한 동시에 단백질 등 에너지의 영양공급도 불량하다”며 “전반적인 영양섭취가 이뤄지지 않으면 철분이 부족할 수 있어 육류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