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섭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인간 태아 중뇌에서 유래한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를 파킨슨씨병 환자에게 이식해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는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국내 최초로 승인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은 태아 뇌줄기세포 유래 신경전구 세포를 이용하는 국내 최초의 임상시험이다.
차병원은 이를 위해 2005년부터 세계적 신경과학자인 요하네스 슈바르츠(Johaness Schwartz) 독일 라이프찌히대학 신경과 교수와 김광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와 공동으로 태아 중뇌에서 유래한 도파민 신경세포를 대량으로 증식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어 이들 세포의 일부를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로 분화·유도하는 기술을 만드는 등 파킨슨씨병 세포치료제 개발을 이끌어왔다.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세포치료는 1990년말 스웨덴 연구팀에 의해 시작됐다. 유산된 태아 뇌조직을 환자의 뇌에 직접 이식할 경우 파킨슨병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최초의 연구보고가 나왔다. 이후 미국과 일본 등 여러 연구팀에 의해 세포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입증됐으나 한 명의 환자를 치료하려면 최소 5~10개의 태아 뇌조직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 치료효과가 전혀 없거나 혹은 과도한 도파민 신경세포 생성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윤리적, 기술적 문제가 상존해왔다.
차병원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치료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태아 뇌조직 1개로부터 수천~수만명 이상을 치료할 수 있는 세포대량증식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또 증식된 뇌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포함하는 신경전구세포로의 분화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차병원 연구진은 최소 5만명 이상을 세포치료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확보했으며 동물실험을 통해 이들 세포의 유전적 안전성 독성시험 등을 완료했다. 이번에 개발된 세포치료제의 경우 외국의 보고들과는 달리 정상염색체를 갖는 뇌줄기세포를 대량으로 증식해 매우 균일한 세포치료원을 확보했다. 특히 도파민 신경세포 재생을 위해 기존의 뇌조직만을 이식하는 것을 개량해 일부의 세포가 신경전구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서 세포치료제의 치료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분당차병원은 총 15명의 70세 이하 여성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각기 3가지 세포수(400만개, 1200만개, 4000만개)를 5명씩 3개 그룹 환자의 중뇌에 순차적으로 이식하는 방법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부에 분포하는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소실되어 발생되며 손발의 떨림, 경직, 운동완만 및 자세불안정 등을 보인다. 증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5~10년 후에 다양한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는 대표적 만성 난치성 뇌질환이다. 60세이상 고령인구에서 주로 발병하며 고령인구의 약 1%가 파킨슨병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킨슨병의 치료에는 현재 도파민 전구물질인 레보도파(levodopa)를 투약하는 방법과 이들 약물이 반응하지 않은 경우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T)이 이용되고 있다. 이는 치료적 목적보다는 흑질부 도파민성 신경세포의 소실을 지연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어 완치방법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