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요도절제술이 입원·회복기간 단축시키고 재발률 및 패혈증 위험 거의 없어
이승환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가 초음파로 전립선농양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
평소 당뇨병과 전립선비대증으로 고생하던 김성환 씨(57·자영업)는 1년 전 이맘때 극심한 고통으로 병원을 찾았던 기억만 떠올리면 깜짝 놀라곤 한다. 평소 전립선비대증으로 소변보기가 어려웠던 김 씨는 2∼3일 사이에 갑작스럽게 전립선 부위가 오르며 통증이 극심해져 소변을 전혀 볼 수 없었고 고열 증세와 함께 몸이 오돌오돌 떨리는 기운까지 겹쳐 기다시피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검사 결과 전립선 주변에 고름 주머니가 발견되는 ‘전립선농양’ 판정을 받았다. 그는 경요도 절제술을 받고 회복기간을 거쳐 무사히 일상으로 복귀했다.
빈번치 않으나 중년 이상 남성에게서 간혹 찾아볼 수 있는 전립선농양 치료에 경요도절제술을 적용하면 다른 치료방법에 비해 재원기간이 줄고 재발방지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승환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정병하·이동훈)은 2000년부터 2010년 9월까지 전립선농양 치료를 받은 환자 52명(평균연령 61.3세, 33세∼81세)을 대상으로 각 치료방법에 따른 평균 입원기간을 조사한 결과, 경요도절제술을 실시했을 때 평균 10.2일이 소요돼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15일 밝혔다.
요도의 세균이 전립선으로 침투해 생길 수 있는 전립선농양은 전립선에 급성 염증이 발생하면서 고름주머니가 형성되고, 염증 진행속도가 빨라 주변조직과 전립선 자체를 괴사시켜 온 몸에 나쁜 영향을 준다. 심하면 갑작스런 고열과 오한이 나타나고 소변을 볼 때 극심한 통증이 일어날 수 있으며 소변배출이 되지 않는 ‘요폐(尿閉)’ 증상이 올 수 있어 당사자의 고통은 이루 말하기 어렵다. 게다가 자칫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에는 혈관 속으로 균이 침투해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 교수팀의 연구조사 결과에서도 52명의 환자 가운데 47명(90.4%)이 발열 증세를 보였고, 43명(82.7%)은 회음부위에 통증과 불편함을 느꼈다. 또 40명(76.9%)은 배뇨시 통증을 호소했으며, 29명(55.8%)은 요폐 증세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농양 치료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농양을 절제하는 경요도절제술, 전립선초음파로 영상을 보면서 농양 부위에 가는 바늘을 넣어 고름을 뽑는 ‘TRUS 가이드 바늘’ 흡인치료, 농양을 몸 밖으로 빼지 않고 항생제만 투여해 치료하는 보존적 치료법이 있다.
이들 환자 52명 중 23명(44.2%)은 경요도절제술을, 18명(34.6%)과 11명(21.1%)은 각각 TRUS 흡인치료와 보존적 치료를 받았다. 이 중 경요도절제술을 받은 23명은 평균 10.2일간 병원에 머물며 회복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했다. TRUS 흡인치료를 받은 18명은 평균 23.25일,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 11명은 19.1일이 지나서야 퇴원할 수 있었다. 특히 경요도절제술을 받은 환자군은 치료 이후 별다른 추가 증세를 겪지 않았으나,TRUS 흡인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11명 중 4명이 1개월 이내에 전립선농양 증세가 재발했다. 보존적 치료를 받은 환자군 중 2명은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돼 경요도절제술의 우수성이 입증됐다.
이승환 교수는 “개복(開腹)하지 않고 높은 굴절률을 갖고 있는 유리섬유로 된 파이버스코프(fiberscope) 속에 가느다란 절제경을 요도를 통해 삽입해 농양까지 접근시킨 다음 고주파 전류를 통해 병변 부위를 잘라내는 방법이 경요도절제술”이라며 “출혈량이 적을 뿐 아니라 환자에게 큰 불편함 없이 빠른 시간 내에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전립선농양은 평소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다른 질환으로 누워서 생활하는 경우, 면역력이 저하된 중장년층 이상, 전립선비대증이 있는데도 치료받지 않고 지내는 경우에 생기기 쉽다”며 “만약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패혈증으로 사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감기·몸살처럼 열이 나고 오한이 오다가 배뇨곤란, 회음부통증이 찾아오면 전립선농양 발생 가능성을 의심해 신속하게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발표 논문은 대한비뇨기학회저널(Korean Journal of Urology) 2012년 1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