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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좋은 부모 되려면 ‘친구 부자’를 만들어주라
  •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등록 2013-02-05 22:50:44
  • 수정 2013-04-10 18: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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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냐, 성적이냐” … 친구 사귀는 기술 익혀줘야 고학년 때에도 성적 향상 가능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

초등학생 부모님들을 상담해보면 엄마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 하고, 아빠는 ‘친구들과 놀라’는 이중 메시지를 남기는 것을 흔하게 접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때에는 학교성적보다 친구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친구관계가 좋지 않은 아이들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성적향상에도 지장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또 친구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사회성이 좋은 것은 아니다. 친구가 몇 명이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자녀가 ‘절친’을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같은 반 아이들이 보기에 튀는 행동을 하고 놀 때도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아이들은 친구들이 같이 놀려하지 않는다. 또래관계에서는 조금만 달라도 ‘저 녀석은 참 개성이 강하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우리와는 다른 이상한 아이’라고 보는 경향이 우세하기 때문에 친구 사귀기가 어려워진다. 친구들과 잘 못지내는 아이들을 그냥 두기보다는 전반적인 소아심리평가를 해보는 게 좋다. 이를 통해 사회성과 연관된 정서, 집중력, 지능, 학습능력, 운동능력, 언어능력 등을 살펴보면 아이들과 지내기 어려운 이유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친구 사귀기 어려워하는 아이들만의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너무 튀는 아이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수업시간에도 선생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혼자서는 공부를 잘하는데 수업시간만 되면 고집불통이 되고 아이들 사이에서도 자기주장을 굽힐 줄 몰라서 친한 친구를 못 만든다.
주의력결핍 아동은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서 튀는 행동을 많이 한다. 또래관계에서도 충동조절이 안되어서 줄을 서거나 기다리는 일을 잘 못한다. 자폐아동 역시 지적 발달과 사회성의 부조화 때문에 혼자 하는 놀이를 즐기지만, 여럿이 어울릴 수 없다.
흔히 부모는 자녀가 튀는 행동을 보이면 우리아이가 또래보다 아는 것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똑똑하고 개성이 강할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사회성이 떨어지게 되면 아는 지식을 통합하지 못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정체상태를 빚기 때문에 결국 공부를 포기하게 된다.

유독 요즘 아이들이 친구사귀기 어려워지는 것은 부모세대와 다른 점들 때문이다. 첫째, 가족이 과거와 달라졌다. 요즘 아이들은 형제가 많지 않고 부모와 보내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친구를 잘 사귀려면 남의 입장을 생각하는 공감능력, 싫은 것을 참아내는 만족지연 능력, 행동하기 전에 미리 생각해보는 사고력,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엄마와의 관계에서,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아이들은 이런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데,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너무 바쁘다.  사회성을 기르기보다는 학원에 가서 선행학습이나 보충학습을 하고 숙제 때문에 스케줄이 꽉 차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 문제가 발생되면 아이들이 직접 해결하기보다는 기다리지 못하는 부모가 전면에 나서서 상대 아이의 부모와 맞부닥쳐 해결하려 든다. 왜 부모가 직접 나서는가?  우리 아이를 못믿어서 그렇다. 남자아이들의 싸움은 ‘손해배상’ 측면에서 보고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 아이들은 여기서 무엇을 배울까. 

확실히 문제 아이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와의 관계에서부터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사회성은 만 3~4세에 형성되는데 이때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다른 사람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부모들이 지시만 하고 아이를 이해와 공감으로 대하지 못하면 학교에서 아이는 또래친구와 선생님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 급한 마음에 자녀들에게 ‘이거해라 저거해라’ 지시만 하지 말고 내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잘되리라고 하는 말 중에 상처를 주는 말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작 부모 자신은 모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혼자 노는 자녀를 부모가 앞장서서 친구들을 초대하거나 무리속에 끼워 넣어본다면 어떻게 될까. 아이는 점점  자신감을 잃게 된다.
부모의 지나친 걱정도 문제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기분에 따라 친구관계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친구가 일정하지 않더라도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 남자와 여자 모두 이성친구는 관심을 갖지 않으므로 주로 동성끼리 친하다. 고학년이 되면 친한 친구 두서너명과 단짝이 되고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친하게 지낸다. 혹은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거나 오히려 미워하기도 한다.

남자와 여자 아이의 차이에는 많은 연구가 있었다. 뇌는 구조적으로 성별의 차이를 띠는데 여자들은 왼쪽 뇌가 발달해 언어능력이 뛰어나고, 남자들은 오른쪽 뇌가 발달해서 공간능력이 뛰어나다. 남아들은 에너지가 넘치고 공격적이므로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고 흥분해서 소리지르는 대신 차분한 말로 감정을 추수리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남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매사 흥분을 가라앉히고, 말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한다.
여자 아이들은 친구들에게도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한다. 부모가 대신 이야기해주기보다는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편이 낫다.

좋은 부모가 되려면 먼저 내 아이를 잘 알아야 한다. 친구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일방적인 주장하거나, 친구에게 자기물건을 빌려주지 않는다거나, 이유없이 친구를 괴롭히지는 않는지를 살펴보고 친구 사귀기에 필요한 기술을 집에서 먼저 가르쳐야 한다.  친구들에게 양보하기, 먼저 다가서기, 놀이할 때 역할 정하기, 놀이 주도하기, 타협하기, 순서 정하기, 권리 주장하기가 잘되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아이들은 또래들과 말이나 행동에서 남다른 특징을 보인다.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가 다른 부분이 있다면 교정해줄 필요가 있다.  늘 징징거리면서 말하던 6학년 여자 아이는 ‘언어치료’를 받고 ‘자아존중감’을 키우는 놀이치료를 통해 말하는 습관이 많이 좋아졌다. 
너무 수줍어 하는 아이도 친구 사귀기 어렵다.  아주 작은 목소리를 이야기하면서 수줍어 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웅변학원을 보내는 것은 강압적인 방법이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마음에 맞는 아이 한두명과 친하게 지내면서 여러아이들과 놀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감정조절이 잘 안되고 쉽게 흥분하는 아이들도 있다. 놀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화를 내기보다는 친구들이 없는 곳으로 일단 피하게 해보자.
사소한 장난에도 쉽게 우는 아이는 자기 주장을 하지 못하고 울음으로 해소한다. 그런 아이에게 ‘왜 그러냐’고 다그치지 말고 아이의 입장을 고려해보자. 울기보다는 친구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하라고 아이의 입장에서 어떻게 말할지 알려준다. ‘자꾸 울면 아이들이 놀고 싶어할까?’라고 물어보면 쉽게 우는 게 습관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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