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득 낮을수록 고가인 대장암 검진 회피 …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두드러져
가정소득에 따라 건강검진 참여도가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경제위기 때 더욱 두드러졌다. 김형렬·명준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은 4기 국민건강영향조사 자료를 이용해 2007~2009년 가족의 소득 정도에 따라 대장직장암 건강검진 참여율을 조사해 27일 발표했다.
김형렬(오른쪽)·명준표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거주지를 도시는 동 단위, 지방은 읍·면 단위, 교육정도는 초․중․고․대학교 이상으로 나눴다. 또 한달 평균 수입을 기준으로 총4개군으로 나눠 분석했다.
연구결과 모든군에서 2007년에 비해 경제위기가 있었던 2008년에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대장내시경 참여율이 감소했다. 2007년 21.7%, 2008년 16.9%, 2009년 21.2%로, 경제위기 이후 2009년에 대장내시경 참여율이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 고소득 집단에서는 2009년에 다시 대장내시경 참여율이 증가한 반면, 저소득 집단에서는 2009년에도 낮은 대장내시경 참여율이 지속됐다. 소득이 가장 높은 집단은 2007년 33.9%, 2008년 27.7%, 2009년 35.2%로 증가했고 소득이 가장 낮은 집단은 2007년 18.7%, 2008년 16.3%, 2009년 15.3%로 감소했다.
소득별 집단의 비차비(OR, odds ratio: 어떤 집단과 비교해 다른 집단의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나타내는 수치)를 비교한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소득수준에 따른 대장내시경 참여율의 차이가 확대됐다. 남성 중 최저소득층과 비교한 최고소득층의 대장내시경 참여율은 2007년 1.93배, 2008년 2.17배, 2009년 3.10배이고 여성은 각각 1.22배, 2.02배, 2.15배로 나타났다.
남녀 소득별 집단의 비차비
대장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은 2번째로, 남성은 3번째로 흔한 암이다. 대장내시경은 대장암을 조기발견 하는데 가장 잘 알려진 검사법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장내시경 참여도는 2009년 25%로 영국(54%) 덴마크(48%) 등 선진국에 비해 저조하고 국내에서도 다른 암 검사보다 낮다.
오승택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암은 국내 암 발생 2위인 질병으로 식생활이 서구화 되면서 30~40대 젊은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대장내시경은 대장직장암을 진단하는 가장 좋은 검사 방법이고 대장 용종에서 비롯된 대장암의 확률이 85%이므로 젊은 연령층부터 검사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김형렬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대장직장암은 발견이 늦으면 생명이 위험하고 치료비도 많이 들어 개인이나 국가에 큰 손실”이라며 “경제가 어려울 때 소득수준이 낮은 집단에 정부가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암 예방분야 국제학술지인 ‘아시아태평양암예방학회지(Asian Pacific Journal of Cancer Prevention)’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