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의한 행동이 잦은 9세 이하 어린이가 전체 화상 환자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화상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06년 36만6000명에서 2011년 47만3000명으로 최근 6년 동안 연평균 5.2% 증가했다고 16일 발표했다.
남성은 2006년 16만명에서 2011년 19만2000명으로 연평균 3.7%, 여성은 2006년 20만6000명에서 2011년 28만1000명으로 연평균 6.4% 증가했다. 2011년을 기준으로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율을 보면 9세 이하가 18.8%를 차지해 다른 연령층에 비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40대 16.9%, 30대 15.4%, 50대 14.5%, 20대 12.5% 순이었다.
2011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은 남성이 774명, 여성은 1147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정도 많았다. 남성은 9세 이하가 2023명으로 가장 많았고, 80세 이상 717명, 30대 690명, 20대 675명이었다. 여성도 9세 이하가 1832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1273명, 40대 1248명, 20대 1089명이었다. 9세 이하에서는 남성이 많았고, 9세 이하와 80세 이상을 제외한 다른 연령층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화상에 대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06년 630억원에서 2011년 1092억원으로 462억원이 늘어 연평균 증가율은 11.6% 였다. 공단이 부담한 급여비는 2006년 458억원에서 2011년 820억원으로 362억원이 늘었다.
화상의 원인과 증상
화상은 주로 열에 의해 피부와 손톱과 털과 같은 피부 부속기가 손상을 입은 것을 말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화염과 뜨거운 물이고 이 외에도 뜨거운 철판에 닿거나, 극독성 화학물질·방사성 물질에 노출되거나, 고압전류 등에 접촉할 때 화상을 입는다.
1도 화상은 표피층만 손상된 상태로 화상을 입은 부위에 홍반이 생긴다. 대개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고도의 발열에 순간적으로 접촉하거나 노출돼 생긴다. 이때 약간의 통증과 부종이 생기고 이런 증상은 약 48시간 후에 거의 없어진다.
2도 화상은 1도 화상보다 더 깊은 조직 손상을 입는 것으로 끓는 물이나 섬광, 화염, 기름 등이 원인이다. 이 때의 상태는 표피 전부와 진피의 일부를 포함한다. 2도 화상은 보통 물집이 생기고 피하조직의 부종을 동반한다. 심재성 2도 화상의 경우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압력만 느낀다.
3도 화상은 화염, 증기, 기름, 화학물질, 고압전기에 의해 생길 수 있다. 표피, 진피의 전층과 피하지방층까지 손상이 파급된 상태로 창상 부위의 조직이 괴사돼 부종이 심한 편이지만 통증은 별로 없다.
화상으로 인한 합병증의 종류
심한 화상의 경우는 피부를 통해 손실되는 수분의 양이 정상적인 피부의 최대 20배에 달해 쇼크에 빠질 수 있고, 혈중 이온의 농도가 증가된다. 심한 경우 혈액의 점액도가 증가한다. 심장기능이 떨어져 순환혈액량이 감소되고 신장 등 다른 장기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몸에서 많은 열을 뺏기기 때문에 심한 경우 저체온증에 빠진다. 피부 방어막의 소실과 면역기능의 약화로 세균이 쉽게 침입해 심한 경우 패혈증을 일으키는 예도 있다. 흡입화상을 입는 환자의 경우 만성기관지염이나 기관지협착증이 생길 수 있다.
화상의 치료법
초기에는 화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상처 회복을 촉진시키고, 통증을 줄이며, 감염을 예방하는데 주력한다. 반면에 후기에는 흉터, 기능장애, 구축(관절이나 조직이 단단하게 굳음) 등의 후유증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둔다. 화상을 입은 당시 심한 화상이 아니라면 화상 부위에 입었던 옷을 바로 벗겨내야 한다. 화학물질에 노출된 옷의 경우도 손상이 계속되지 않도록 벗긴다. 잘 벗겨지지 않으면 달라붙지 않은 옷은 잘라서 제거하고, 달라붙는 옷은 씻으면서 떼어낸다.
화상을 입은 즉시 화상부위를 얼음물 등으로 차갑게 만들어 줘야 한다. 화상 직후 몇 시간 동안 효과적인 냉각을 할 경우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멸균한 거즈에 생리식염수를 12도 정도로 냉각시켜 화상부위에 대면 좋다. 이때 얼음을 직접 환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광범위 화상의 경우에는 체온 저하가 발생할 수 있어 성급히 찬물에 들어가거나 냉각하지 말고 지체 없이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한다.
물이나 자극성이 적은 비누로 먼저 깨끗이 씻고 잘 건조시켜 화상 부위를 깨끗하게 한다. 그 다음 건조한 시트로 덮어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환부에 공기가 닿으면서 생기는 통증을 줄일 수가 있다. 통증이 심하다면 미리 가지고 있던 소염진통제를 복용해도 된다. 이미 터진 수포라면 소독 후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게 좋다.
가벼운 화상의 경우 감염의 위험이 찰과상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항생제가 필요 없다. 경도의 화상은 공기에 노출시키고 피부보습제를 바르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전기나 화학물질에 의한 화상 및 이로 인해 물집이 터진 경우에는 이같은 사전조치 후 의사에게 진료받는다.
화상 후 피부관리와 심리적 안정 중요해
피부의 원활한 기능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보습제를 바르면 좋다. 화상을 입은 피부는 과색소화가 생길 수 있는데, 정상 피부색이 돌아올 때까지는 약 1년 동안 자외선차단지수(SPF, sun protection factor) 15 이상의 일광차단제를 사용하면 좋다. 회복기에 활동을 많이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화상 상처 부위에 흔히 가려움증이 생긴다. 이럴 땐 보습제를 바르거나 헐렁하고 부드러운 면 소재 옷을 입는 게 도움이 된다. 환자의 심리적인 안정도 필요하다.
박원녕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심한 화상은 신체적인 문제 외에도 환자나 가족에게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화상환자를 위한 주변 사람의 정서적 지지와 전문의의 정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