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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잦은 연말, ‘주당(酒黨)’이면 당뇨병 조심해야
  • 정기욱 기자
  • 등록 2012-12-11 19:04:08
  • 수정 2012-12-15 16: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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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성적 음주, 췌장 베타세포 손상…한번에 3잔, 일주일에 7잔까지만 안전

연말을 맞아 본격적인 음주의 시기가 왔다. 적당한 양의 음주는 관상동맥질환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평소에 술을 즐기거나 연말에 술자리 약속이 많이 잡힌 사람이라면 ‘만성적인 음주’와 ‘폭음’으로 인한 당뇨병에 주의해야 한다. 지난 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발간한 ‘한 눈에 보는 보건, 아시아·태평양 2012’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 1인당 연평균 알코올 소비량은 10ℓ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원국 평균은 2.4ℓ였다. 국내 알코올 소비량은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연평균 12.1ℓ로 아·태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소량의 술 ‘심장관상동맥질환’ 위험 줄이지만 아예 안 마셔도 해로울 건 없어

매일 한두 잔의 술은 심장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소주 한잔의 절대 알코올량은 12.5g, 양주는 15g, 맥주는 10g 이다. 술의 종류는 다르지만 한 잔에 포함된 절대 알코올량은 10∼15g으로 비슷하다. 그 동안의 연구결과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의 관상동맥질환 발병 위험도를 1로 봤을 때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10~15g인 사람의 상대 위험도는 0.68이고,30∼50g이하일 경우에는 0.57로 낮아진다. 하지만 50g의 3잔 정도의 술 섭취량이 넘어가면 위험도가 점차 증가하는 J형 곡선을 보인다. ‘J’ 라는 알파벳을 일차함수에 그려보면 가벼운 음주를 한 후는 위험도가 낮지만 알코올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질병에 대한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한번에 3잔, 일주일에 7잔까지는 인체가 감당할 수 있는 무해한 수준이다. 그러나 3잔 정도를 초과하면 술은 독이 된다. 심원흠 세종병원 세종의학연구소장(순환기내과 전문의)은 “한두 잔의 음주는 혈관확장을 유도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HDL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여 과도한 혈전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적정수준을 넘어가는 음주량은 혈중 중성지방이 증가해 HDL콜레스테롤 상승효과를 상쇄시켜 동맥경화를 촉진한다”고 말했다.

폐경 여성에게 적당한 음주는 골밀도를 비음주자보다 13%가량 높이는 효과를 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폴리페놀(포도주)이 여성호르몬처럼 작용해 소량의 알코올이 미량이나마 여성호르몬 생성을 촉진해 뼈를 약화시키는 부갑성호르몬 농도를 낮춰 폐경 여성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남궁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소량의 알코올이 몸에 좋다는 것은 건전음주를 하는 사람이나 알코올 중독이 아닌 사람이 해당된다”며 “음주 시 하루 3잔 이내로 절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한 잔의 술도 몸에 좋지 않다고 정의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만성적인 음주’는 췌장베타세포 손상시켜 당뇨병 초래 

가벼운 음주를 하는 사람들은 당뇨병 발생이 30% 정도 덜 발생하지만, 과도한 음주를 할 경우에는 당뇨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적인 음주는 만성 췌장염을 발생시킬 수 있고, 당뇨병성 합병증을 촉진시킨다. 예를 들면, 당뇨병성 미세혈관 합병증(당뇨병성 신경병증,당뇨병성 망막증), 당뇨병성 대혈관합병증(동맥경화와 이로 초래된 뇌졸중과 심장병)의 발병을 촉진시킬 수 있다.
술에 포함된 알코올은 당뇨병 자체를 악화시킨다. 술은 고열량 식품이므로 당뇨병 환자가 일상적인 식사와 함께 음주를 하는 경우, 더 많은 인슐린 분비를 요구하게 되어 췌장의 베타세포(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생산하는 세포)에 많은 부담을 준다. 체내에서 알코올은 지방산의 합성을 증가시켜서 인슐린 저항성(인슐린이 상당히 분비돼도 개별세포에서 인슐린을 수용해 혈당을 떨어뜨리지 못함)을 일으킨다. 즉, 과량의 알코올은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생성능력 및 전신세포의 인슐린에 대한 민감성을 떨어뜨려 당뇨병 악화를 가속화시킨다.

만성적인 음주가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세포 사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뇨병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도 있다. 김원호 질병관리본부 대사영양질환과 연구원은 “만성적 알코올 섭취로 인해 생성되는 독성산화물질이 당분해효소인 글루코키나제(GCK, glucokinase)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분비량을 줄여 당 분해 능력을 급격히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또 김 연구원은 “젊었을 때는 독성산화물질을 잘 방어하고, 알코올해독을 담당하는 간이 충분한 산소를 섭취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 문제가 없지만 일부는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에 이르면 이런 기능이 떨어져 당뇨병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며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당뇨병이 증가하는 것은 음주가 잦고 고열량 단순당 위주의 가공식품을 다량 섭취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폭음하는 경우가 적은 양의 술을 여러 날에 나눠 마시는 것보다 베타세포에 악영향을 더 크게 미쳐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가 정상혈당을 유지하고, 동반 질환이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알코올 섭취를 삼가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술은 영양소가 없고 알코올 1g당 7㎉로 열량이 높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는 금하고 있으나,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하는 경우에는 혈당이 잘 조절되는 사람에 한해 1~2주에 2회 이하로, 1회에 남자는 2잔, 여자는 1잔 이내로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최원혁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간의 실질세포, 간으로 유입되는 혈류량과 산소섭취량, 체내 전반의 수분, 간 내 효소의 숫자와 활성도가 감소해 알코올에 대한 간 민감도가 증가 한다”며 “젊었을 때 술을 줄이면 몸의 노화속도를 늦추고, 알코올성 간염 및 간 경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주 다음날 아침에는 적절한 혈당과 아미노산 공급 필요 

음주 다음날에는 적절한 탄수화물 및 아미노산 섭취로 뇌와 간에 최소 필요량의 영양분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 만성 음주자는 음식을 잘 먹지 않고 술만 마시거나, 음주 다음날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아 혈액 속에 혈당이 부족할 수 있다. 뇌는 짧은 시간의 저혈당에도 손상될 수 있다. 특히 만성 음주는 비교적 장기기억에는 영향을 덜 주지만 단기기억은 많이 손상시킬 수 있고 치매 발병 위험도 높일 수 있다는 게 최근 연구결과다. 음주 다음날에는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콩나물, 북어국, 모시조개국 등 소화가 잘되는 담백한 음식으로 속을 푼다. 음주로 많이 소실되는 비타민B군은 종합영양제나 과일 야채로 보충한다. 12월에는 꼬막 같은 제철 음식도 좋다. 꼬막은 비타민B12와 철분이 많아 빈혈 예방에 효과적이고 음주로 인한 간의 해독에 우수한 효능이 있다. 연근과 연잎도 간 해독에 효과가 있어 마른 연잎이나 연근을 잘게 부숴 넣고 끓인 차(茶)로 마셔도 좋다.

또 폭음하는 경우가 적은 양을 여러 날에 나누어 마시는 것보다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만성적인 음주가 췌장 베타 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세포 사멸에 영향을 미치기때문에 당뇨병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우리나라 연구진의 결과도 발표된 적이 있다. 이렇듯 알코올은 적은 양을 과하지 않게 마시면 당뇨병 발생을 예방할 수 있지만, 과음이나 폭음 그리고 만성적인 음주를 할 경우에는 오히려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과도한 음주는 저혈당을 일으키는데, 때로는 심각하게 위험한 정도의 수준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술포닐요소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가 음주를 했을 때,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는 알코올이 간에서 당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심한 음주로 인한 저혈당 혼수로 응급실을 찾게 되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의 음주 수칙
1. 술은 혈당관리에 영향을 미치므로 주치의와 상의한후 마신다.
2. 술은 혈당조절이 잘 되는 경우에만 1~2주에 2회 이하로 마신다.
  1회에 마실 수 있는 기준량은 남자는 2잔, 여자는 1잔 이내다.
3. 간질환, 고지혈증,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는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한다.
4. 공복상태나 운동 후에는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한다.
5. 음주한 다음날 아침에는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혈당검사와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6. 술을 마실 때에는 천천히 마시며, 도수 높은 술은 희석해서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알코올은 15~30%의 도수에서 가장 빨리 흡수되므로 맥주(4%)나 양주(35~40%)보다 소주(15~20%)나 청주(15~18%)에 더 빨리 취하게 된다)
7. 진통해열제(간손상), 항진균제(간손상), 감기약, 마약성 진통제,수면보조제, 당뇨병약, 고혈압약 등 일부 약물과 알코올을 함께 복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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