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일은 국제연합(UN)이 제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아직도 34.6%의 사람들이 에이즈에 대해 죽음·불치병 등 부정적인 단어를 떠올린다”며 “올바른 인식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은 28일 이를 위해 ‘제25회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일반인이 궁금해 하는 다섯 가지 오해와 진실을 정리해 발표했다.
HIV와 AIDS는 같은 말?
HIV와 AIDS는 같은 말이 아니다. HIV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로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 AIDS)를 일으키는 원인 병원체다.
HIV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면역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고 에이즈를 추정할 만한 주폐포자충폐렴, 카포시육종 등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후 면역체계가 손상되면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에 의한 감염증, 암 등의 질병이 나타나는데 이런 증상을 에이즈라고 한다.
에이즈는 HIV 바이러스에 감염돼 일정 증상이 두드러진 상태를 말하기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HIV 감염인’으로 지칭하고 감염 후 질병이 상당히 진행돼 면역체계가 파괴된 사람을 ‘에이즈 환자’라고 칭한다.
에이즈 환자를 문 모기에 물리면?
HIV는 인간의 면역세포 안에서만 생존하고 증식한다. 모기가 빨아 먹은 피는 모기의 소화기관으로 들어가 HIV가 번식하지 못하고 흡수되기 때문에 모기나 벌레를 통해서는 HIV에 감염될 위험이 없다.
에이즈는 동성애자의 전유물?
에이즈가 동성애자의 질병이라는 오해는 동성애자가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항문성교시 항문주위의 혈관들이 파열되면 상처가 생기기 쉽고 이 상처를 통해 상대방에게 HIV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성애자보다 HIV 감염 확률이 높아진다. HIV 감염은 성정체성과 상관없이 HIV 감염인과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를 할 때 일어난다.
성관계시 무조건 감염된다?
HIV 감염인과 한 번의 성관계로 감염될 확률은 0.1~1%이다. 반면 감염된 혈액으로 수혈을 받을 때 감염될 확률은 90%나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막연히 성관계를 통해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성관계 자체의 낮은 감염 확률에도 불구하고 국내 감염자의 99%가 성관계에 의해 감염되고 있어 ‘감염자와의 성관계는 에이즈’라는 연상을 하게 된다. 확률은 낮지만 감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성관계시에는 반드시 콘돔을 착용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출산시 아이에게 옮길 수 있다?
HIV의 주요 감염경로 중 감염된 산모가 출산 전·후로 아이를 감염시키는 ‘수직감염’은 자궁 내 감염, 출산 중 감염, 모유 수유에 의한 감염 등이 있다. 이 경우 감염될 확률은 25~30%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약물치료를 받은 산모의 경우 수직감염될 가능성은 5%로 감소한다.
최희정 감염내과 교수는 “HIV는 식사, 화장실, 목욕탕 사용 등 일상생활 중 신체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며 “HIV 감염자를 회피하는 것은 감염자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HIV와의 격리만을 강조한다고 해서 나아질 것은 없다”며 “올바른 인식으로 에이즈를 이해할 때 에이즈의 위험에서 안전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