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수가결정에 있어 의료 공급자와 가입자 모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한의사협회가 22일 유재중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새누리당 의원)의 후원으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공급자와 가입자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건강보험 수가결정구조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심포지엄’에서 나온 주장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올해 파행을 맞은 건정심 수가결정에 대해 부당성을 주장하는 의료계, 입법부인 국회, 행정부인 보건복지부가 한자리에 모여 해결책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열렸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재정위원회는 참석하지 않아 반쪽짜리 심포지엄이 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평수 의사협회 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유형별 수가협상 결정 적정화 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수가협상시 건보공단 재정위는 근거 논리도 없이 수가조정률을 제시하며 강압적인 태도로 일방적 계약을 요구하고 있고, 재정절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인식이 크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공정성과 중립성을 갖춘 ‘요양급여비용조정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윤창겸 의협 상근부회장은 “합리적인 조정기구 부재로 수가결정 구조에 논란이 많았다”며 “조정위원회를 설치해 건정심에 위임돼 있던 수가결정 관련 사안을 이관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의료서비스 공급자 대표로 참석한 나춘균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도 매년 파행 위기를 맞는 건정심 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조정위원회 구성에 찬성했다. 나춘균 위원장은 “조정위원회 구성은 공단과 공급자측이 동일한 수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공단과 공급자가 합의해 추천하는 인사로 임명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입자를 대표해 참석한 김선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회정책국장은 현 건정심의 의사결정 구조에 가입자 측도 불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선희 국장은 “대표성과 전문성을 지닌 가입자들로만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해 보험자(건보공단)를 견제하고 건강보험료, 진료수가, 건강보험 보장성 문제를 함께 결정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가입자가 대표성과 전문성을 전혀 인정받지 못했으나 앞으로는 정책결정 단계에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정심 공익대표로 참석한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과 학계를 대표해 참석한 김양균 경희대 의료경영학 교수는 공급자나 의료계의 건정심 문제 제기에 동감을 하면서 별도 논의기구 신설여부 보다는 객관적 근거에 의한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해 공급자 측 입장과 차이를 보였다.

신영석 부원장은 “현재 수가결정구조는 유형별로 진행돼 문제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다”며 “조정위원회를 구성하더라도 운영방법과 구성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균 교수는 “공단과 공급자는 같은 금액을 놓고 각각 비용 지출과 수익으로 보기 때문에 협상시 평행선을 이룰 수밖에 없다”며 “수가계약에 앞서 가입자와 공급자가 허심탄회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얘기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들어 불필요한 마찰과 시간낭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