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주사제 치료를 위해 2주마다 3일씩 입원치료해야 했던 위암 항암화학요법의 번거로움이 앞으로는 통원치료가 가능할 만큼 간편해질 전망이다.
장대영 한림대 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팀과 강윤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팀은 2007년 9월~2009년 11월에 44명의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DOS복합항암화학요법을 실시한 결과 환자의 60%에서 종양 크기가 절반 이상 감소했고, 환자의 98%에서 종양 성장이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DOS복합항암화학요법은 위암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도세탁셀(Docetaxel) 및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e) 성분의 주사 항암제와 플루오로우라실(Fluorouracil) 성분의 경구 항암제인 ‘에스원’을 병용 투여하는 방법이다.
장 교수는 지난 10월 30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소화기암의 항암치료에 대한 최신지견’의 주제로 열리는 ‘제9회 한림·컬럼비아·코넬·뉴욕프레스비테리안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DOS복합항암화학요법의 연구결과와 ‘위암 수술 후 보조항암화학요법 및 수술 전 선행화학요법의 최신지견’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임상실험은 먼저 도세탁셀 주사 항암제를 1시간, 옥살리플라틴 주사 항암제는 2시간씩 각각 투여한 후 ‘에스원’을 1일 2회씩 14일간 복용하고 이를 3주 단위로 반복했다. 이 요법은 3가지 약제의 항암효과 작용기전이 달라 병용투여 시 효과가 상승되고, 주된 부작용도 상이해 부작용이 증가되지 않을 뿐 아니라 투여방법이 간편하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3주에 한번 내원, 간편한 통원치료 가능
전이성 위암 치료에 많이 사용되는 폴폭스(FOLFOX: Leucovorin=folinic acid, 5-FU, Oxaliplatin)요법과 폴피리(FOLFIRI: Leucovorin=folinic acid, 5-FU, Irinotecan)요법의 경우 2주에 3일은 병원에 입원해 주사를 맞거나 중심정맥에 주사관을 삽입한 상태로 48시간 동안 항암제 주사를 지속적으로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설사나 호중구감소증, 말초신경병증 등의 부작용도 컸다.
이와 달리 DOS복합항암화학요법은 부작용이 작고 간편한 투여방법으로 매우 만족할 만한 효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3주마다 한 번씩 내원해 3시간 동안 항암제를 정맥투여받고 집에서 2주 동안 항암제를 경구 복용하는 간편한 치료인 게 큰 장점이다. 3주에 한 번만 내원하면 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입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기존 치료방법인 폴폭스와 폴피리요법 보다 뛰어난 치료 효과
DOS복합항암화학요법에 대한 종양의 반응률(종양의 크기가 절반 이상 감소한 비율)은 60%로 나타났다. 이는 폴폭스요법이나 폴피리요법의 36~54%와 비교할 때 높다.
특히 44명 중 3명(7%)은 컴퓨터단층촬영(CT, computed tomography)검사에서 종양이 완전 소멸됐다. 이 요법을 사용했을 경우 치료 시작부터 생존기간의 중앙값(中央값, median)이 12개월로, 8~12개월을 나타낸 폴폭스요법, 폴피리요법과 비슷하거나 좋은 결과를 보였다.
장 교수는 “전이성 위암은 소수를 제외하고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DOS복합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증세가 완화되고, 암전이 상태가 심각한 환자의 생존기간이 연장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며“다약요법에서 한 가지 약제가 암세포를 다 파괴시키지 못하면 다른 약제가 약점을 보강해줘야 하는데 DOS복합항암화학요법은 이를 충족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환자 연령이나 상태를 고려해 적절한 항암화학요법을 결정해 치료하면 심각한 부작용 없이 좋은 치료효과를 가져와 질병진행에 따른 증상에서 벗어나고 생존기간의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 선행항암화학요법’으로 DOS복합항암화학요법에 대한 다국적·다기관 3상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