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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가슴여는 수술없이 심장판막질환 52명 완치
  • 정기욱 기자
  • 등록 2012-10-31 14:21:15
  • 수정 2012-11-01 01: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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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테터 이용한 경피적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로 90대 고령 판막환자도 치료하는 패러다임 구축

고령 심장판막질환 환자에게 수술이나 마취의 부담없이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마련되고 있다.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사진)은 2010년 2월 국내 최초로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가슴을 여는 심장수술이 아닌 카테터(catheter)를 이용한 경피적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을 시행한 이후 단일기관으로는 아시아 최대 치료 건수인 총 52건을 성공시켰다고 31일 밝혔다.

대동맥판막_수술사진.jpg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은 임상시험을 거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치료법으로 최근에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 공식 인정돼 고령 판막질환치료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수술받은 54명 중 2명을 제외한 52명에서 시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시술 후 한 달간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또 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78세로 이 중에는 92세 할머니도 포함돼 있다.
지난 4월 92세의 김모 할머니는 심하게 숨이 차고 가슴의 통증을 호소해 검사를 받던 중, 대동맥판막이 완전하게 열리지 않는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진단이 나왔다. 이 질환은 치료하지 않면 2년 내에 사망할 확률이 50%에 달하고 돌연사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방치할 수 없다. 하지만 92세의 고령인 탓에 전신마취를 하고 가슴을 열어 심장수술을 받기에는 무리였다. 김 할머니는 결국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을 받아 심장 기능을 되찾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박 교수팀이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 후 심장초음파 검사를 진행한 결과 좁아져 있던 대동맥판막 입구가 2배 이상 넓어지고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의 압력차가 낮아지면서 온 몸으로 원활한 혈액 공급이 가능해졌다.
대동맥판막은 좌심실과 대동맥을 구분하는 판막으로 심장에서 혈관으로 동맥피를 보낼 때 고른 압력이 미치도록 하고 한 번 뿜어져 나간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한다. 이 판막이 충분히 열리지 않아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면 협착, 잘 열리기는 하나 완전히 닫히지 않아 혈액의 일부가 역류하면 폐쇄부전이라고 부른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증상은 운동 시 호흡곤란과 심부전, 가슴통증, 실신 등이 나타나고 이 질환이 심해져서 중증의 협착이 되면 진단 후 2년 내 사망률이 50%정도로 치사율이 높으며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심해지면 돌연사의 위험도 급격히 증가한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대동맥 판막의 입구의 넓고 좁은 정도의 차이에 따라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 압력차가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진단 기준이고 판막구(瓣膜口) 면적의 경우 0.75㎠이하, 압력차가 50mmHg 이상이면 중증이다.

사진2.jpg

이 질병은 지금까지 가슴을 절개하는 수술을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것이 주된 치료법이었으나, 환자가 대부분 고령이고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외과적 수술을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며 부적합한 경우가 많은 문제가 있었다.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은 가슴을 절개하는 기존의 대수술과는 달리 대퇴부에 있는 혈관을 따라 풍선을 판막까지 도달하게 만든 다음 좁아져 있는 판막 사이에 풍선을 위치시켜 부풀린 후, 판막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물망을 대동맥판막에 적절하게 고정시키는 방식이다.

사진1.jpg


이 시술방식에는 에드워드 시술법과 코어밸브시술법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 시술 방법을 익히고 성공시키는 것만으로도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박 교수팀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이 두 가지 방법 모두를 이용한 치료가 가능해 고난도 기술을 가진 국내 최고 시술팀임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박 병원장은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 성과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이 쌓아온 심장질환의 스텐트시술 노하우와 많은 치료 경험이 반영된 결과”라며 “앞으로 고령이나 수술이 불가능한 중증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들이 수술이나 마취의 두려움 없이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은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안전성과 치료의 효과가 입증돼 세계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혁신적인 치료방법으로 그동안 아산이 일군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서도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병원장은 2011년 이후로 매년 대동맥판막협착스텐트시술에 관한 최신지식 교류의 장인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 국제학술회의(TAVI summit)’를 개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예약과 검사, 시술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하는 대동맥판막스텐트클리닉을 운영하며, 편리하고 전문화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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