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인 스마트폰 게임으로 ‘애니팡’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 3000만명 중 2000만명이 다운받고 월 매출은 100억원에 가깝다고 한다. 게임 방식이 단순하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에 연동되는 친구들과 경쟁할 수 있어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애니팡은 같은 동물 모양 3개를 가로와 세로로 맞춰 없애는 단순한 게임이다. 애니팡의 열풍을 타고 캔디팡, 아이러브커피, 드래곤플라이트 등의 게임도 인기다. 스마트폰게임을 잘못된 자세로 지나치게 열중하면 뒷목과 어깨가 뻐근하거나, 손목과 손가락이 저린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눈의 피로가 가중돼 충혈이나 안구건조증이 유발될 수도 있다.
애니팡, 잘못된 자세로 오래하면 일자목·방아쇠 손가락 유발…‘눕지 마·엎드리지 마·고개 숙이지 마’
애니팡 등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 퇴근 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직장인, 육아 중 아이가 자는 시간을 이용해 밤새 게임을 하는 가정주부 등은 게임중독으로 인한 후유증을 겪는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스마트폰 게임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어 PC게임보다 사용자 연령층과 직업군이 다양하고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로 환자들은 장시간 동안 잘못된 자세로 게임을 해 목, 어깨, 허리, 손목, 손가락 등에 통증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애니팡 중독으로 인한 가장 흔한 통증은 목 통증이다. 스마트폰을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오래 들여다보면 목이 앞으로 쑥 나오면서 일자목이 된다. C자 형태의 목뼈가 일자 형태로 변형되면 목에 뻐근한 통증이 생긴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거나 엎드려서 게임을 하면 허리와 등, 어깨 근육이 뭉치면서 통증이 느껴진다. 어깨에 부담이 가중되면 뒷목과 어깨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근막통증증후군(myofascial pain syndrome)이 생길 수 있다. 일자목이나 허리통증이 심해지면 디스크로 발전하기도 한다.
일정시간 게임 후 5분 스트레칭으로 후유증 예방
스마트폰게임은 액정을 터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손목과 손가락 관절에 무리가 가기도 한다. 김성권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원장은 “정확하고 빠른 손가락 놀림으로 게임을 하다보면 손과 손목 근육에 과도한 긴장상태가 지속된다”며 “이러한 자세가 반복되면 손목에는 손목관절염·손목터널증후군, 손가락에는 손가락건초염 등이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가락의 주된 감각을 담당하는 정중신경(正中神經, median nerve)이 손목 내부의 통로인 수근관을 지날 때 눌려 생기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손가락 끝이 찌릿찌릿하게 시리다가 점점 손바닥과 팔까지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방아쇠 수지(trigger finger)라고도 불리는 손가락건초염은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많이 움직여서 이 부위의 힘줄에 대나무처럼 마디가 생겨서 힘줄이 부드럽게 움직이지 못한다. 손가락을 구부릴 때 마치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힘이 들고 딸깍하는 소리가 나는 게 주요증상이다. 스마트폰게임은 일정 시간 계획해서 하고, 쉬는 동안에는 목·어깨·허리·손목돌리기, 손가락 폈다 구부리기 등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척추와 관절을 푼다. 자녀들이 스마트폰게임을 즐긴다면 어릴수록 자제력이 부족하기 쉽기 때문에 지나치게 게임을 즐기지 않게 부모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게임은 바른 자세로 앉아 즐겨야 한다. 쇼파나 침대에 눕거나 엎드려서 하는 자세, 지하철에서 고개를 숙이고 하는 자세는 피한다. 어깨와 허리를 펴고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은 눈높이로 들고 사용한다. 게임을 할 때는 손은 왼손, 오른손을 번갈아 쓰면 좋다. 점수를 올리기 위해 게임 한 판을 둘이서 하면 자세가 더욱 틀어지므로 자제하고 무엇보다 게임을 지나치지 않게 적당히 즐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게임하느라 눈 자주 깜빡이지 않으면 안구피로·건조증 가중
애니팡을 즐기는 직장인에게 나타나는 흔한 현상이 눈의 피로감과 안구건조증이다. 올해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은 초등학생일수록 건성안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자세로 작은 스마트폰 화면이나 컴퓨터 모니터에 몰두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눈을 크게 뜨고, 안구의 노출면적이 커지면서 눈 깜빡임이 줄어들게 된다. 이런 상태가 15~20분 정도 지속되면 안구 표면이 마르고 건조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애니팡을 하면서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스마트폰을 쳐다볼 때 눈의 피로나 건조함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증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안구건조증이 장기적으로 나타나거나 시력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일정 시간(컴퓨터 모니터의 경우 50분, 스마트폰은 10~20분)을 사용한 후에는 5~10분 정도 쉬어주는 것이 좋다. 휴식 시에는 먼 곳을 응시하거나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다. 피로하다고 눈을 세게 비비면 오히려 결막염이나 각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삼가도록 한다.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여서 눈물이 각막을 덮을 수 있도록 하고, 뻑뻑한 느낌이 지속될 경우 방부제가 없는 인공눈물을 수시로 점안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TV나 컴퓨터 모니터의 경우에는 위치를 15~20도 정도 조절해 시선보다 약간 아래에 위치하도록 하는 것이 안구 노출면적을 줄여 피로감을 덜 느끼게 한다. 화면을 위로 쳐다보는 상황에서는 눈을 크게 뜨게 돼 눈이 쉽게 건조해지며, 눈의 이동 역시 격렬해져 피로감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버스나 지하철 등 이동 수단 안에서 스마트폰과 같은 영상기기를 보는 경우에도 눈에 쉽게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흔들리는 차 안에서는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스마트폰과 눈과의 거리는 반드시 3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게 좋으며, 비스듬히 화면을 보는 습관은 근시뿐만 아니라 난시까지 유발할 수 있어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신경쓰라”고 조언했다.
안구건조감에 사용한 인공눈물이 눈 건강 망칠 수도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인공눈물 사용자도 많이 증가했다. 하지만 흔하게 사용하는 인공눈물 역시 어떤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지, 어떤 증상에 적합한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오히려 눈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안약은 종류에 따라 스테로이드와 같은 호르몬제,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는 안약은 의사의 처방 없이 습관적으로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녹내장, 백내장, 단순포진성 각막염 등 심각한 안과질환이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만성결막염 등이 있는 환자가 스테로이드제 안약을 수개월 이상 계속 사용하면 녹내장을 일으킬 수 있다. 약물 남용에 의한 녹내장은 통증이나 다른 자각증상이 없어 조기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시야결손이 나타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안약을 선택할 때는 먼저 스테로이드 성분이 있는지, 방부제가 들어있는 안약인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하루 4~5번으로 사용횟수를 제한하는 게 안전하다. 또 안약을 넣을 때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안약을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안약을 동시에 투여하게 되면 그 효과가 감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섞였을 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최소 5분~10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넣는 게 좋다.
김진국 원장은 “항균제가 들어있는 안약이라 하더라도 주기적으로 사용하면 균에 대한 내성이 생겨 오히려 세균 감염의 노출이 쉽다”며 “안압 상승과 같은 소인이 있는 환자가 스테로이드 안약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결국 시신경이 손상되는 녹내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