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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의학원·HDX, 중입자가속기 도입에 500억 투입
  • 정기욱 기자
  • 등록 2012-10-23 10:34:05
  • 수정 2016-02-18 04: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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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입자의 브래그피크 특성 이용, 기존 X선의 방사선치료의 2배 이상 효과

한국원자력의학원과 의료기기 공급업체 에이치디엑스(HDX, 옛 해동의료기기, 대표 정상진)는 500억원을 공동 부담해 2016년 부산시 기장군에 들어설 중입자가속기의 치료시스템의 개발 및 도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두 기관은 오는 24일 이같은 투자협정을 체결한다. HDX는 방사선 치료기를 중심으로 의료장비업체로 방사선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에 필요한 의료용 사이클로트론(cyclotron)의 생산, 의료장비의 판매 및 유지보수를 주요사업으로 실행하고 있다.
2010년 4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총1950억원이 투입되는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개발사업은 교육과학기술부가 700억원, 지자체(부산시 및 기장군)가 500억원, 원자력의학원이 750억원을 부담하게 돼 있다. 이번 두 기관의 투자협정 체결은 원자력의학원이 부담할 750억원 중 500억원을 사실상 HDX가 부담해 사업진척을 빠르게 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 사업은 2016년까지 400MeV/u의 중입자가속기를 개발하고 부산시 기장군의 부지 8만8139㎡, 연면적 1만8000㎡ 규모에 중입자치료센터와 중입자가속기 연구·조립동 등을 건립하는 국책사업이다. 현재 공학설계를 마치고 연말께 국내외 전문가 검증을 거쳐 내년 초 착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도입 추진 중인 의료용 중입자가속기는 탄소나 헬륨 등 무거운 원소의 원자(중입자)를 빛의 속도의 70% 수준에 가깝게 가속해 얻은 에너지로 빔(beam)을 뽑아 암세포에 조사(照査)하는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는 기기로, 기존 방사선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현저히 적고 암 치료에는 2배 이상의 효과를 보여, 그동안 치료가 어려웠던 재발암 등에 대한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입자치료기와 양성자치료기(국립암센터 보유 및 삼성서울병원 도입 추진 중) 등 입자치료(particle therapy) 기기는 입자의 브래그피크(Bragg peak) 특성을 이용해 암 부위 전후 정상조직에의 방사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존 X선 방사선 치료기는 방사선이 지나가는 모든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데 반해 양성자 치료기는 양성자 빔이 체내 일정 깊이에 있는 종양 부위에서 보유한 모든 에너지를 발산하고 바로 멈추도록 정교하게 조절된 브래그피크 현상을 나타낸다. 이번에 도입될 중입자가속기는 탄소 원자를 이용한 것으로 탄소빔을 이용하면 수술하지 않고도 15분 정도 3~4차례의 치료로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 등 중입자는 X-선이나 양성자에 비해 같은 방사선량을 조사할 때 약 3배의 생물학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악성 종양, 방사선 내성 종양, 저산소성 종양 등에 암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
기장에 들어설 의료용 중입자 가속기 치료센터는 현재 공학설계를 마쳤으며 오는 12월까지 국내외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친 후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간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열리는 투자 협정식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전략기술개발관, 원자력기술과장, 한국원자력의학원장, 의료용중입자가속기사업단장, 에이치디엑스 회장과 상무이사 등 사업관계자들이 참석한다.
한편 이번 사업은 당초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중심이 돼 추진됐지만 지난해 10월 박찬일 전 의학원장에서 현 이수용 원장으로 교체되면서 한국원자력의학원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척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남권(부산 경남)의 국제경쟁력 확보와 동북아 의료허브로 도약을 위해 추진되는 중입자가속기개발 사업에서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배제되고 있다는 지역 여론이 일고 있다.

원자력병원.jpg
 의료용 중입자가속기는 수술없이 탄소빔을 이용해 15분 정도 3~4차례의 치료로 암세포를 파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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