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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출신 의사들의 ‘안철수에 대한 생각’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10-17 14:47:53
  • 수정 2012-10-19 11: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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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만한 도덕성 보기 힘들다’ vs ‘콤플렉스 극복 위한 도피의 나날’

“기초의학 교수들은 원래 성향상 정치에 관심이 거의 없어요. 제가 말할 처지도 아니구요”(서울대 의대 기초의학 교수)
“안철수 교수가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장 될 때 부인 김미경 교수를 끼워넣기로 서울대 의대 교수로 만들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하는 사실입니다”(서울대 의대 출신 개원의)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향방을 놓고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살아온 이력에 대한 검증이 한창 진행 중이다. 안 후보의 인기가 정체 내지 하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정작 안 후보를 배출한 서울대 의대의 교수그룹과 선후배 동문들은 어떤 시선으로 그를 바라볼까. 동문인 그를 정서적으로 지지할까, 아니면 이질감을 갖고 쳐다볼까.

기자의 취재 결과 컴퓨터 바이러스를 잡는 백신개발로 안 후보가 이름을 한창 날린 지가 2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그를 생소하게 여기거나, 최근에야 우리 의대 동문인지 알았다는 서울대 의대 출신이 상당수였다.
의대 본과 1학년 때 생리학 조교였던 안 후보를 기억하는 한 개원의는 “당시에는 조교들이 매우 권위적이고 후배들에게 위압감을 줬지만 안 선배는 부드럽고 온화해 전혀 다른 인상을 줬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본교(서울대)에서 생리학으로 교수가 될만큼 출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국대 교수로 옮긴 것”이라며 “단국대에서 27세에 최연소 의대 교수에 올랐다는 것은 그 속사정을 모르고 하는 평가”라고 폄하했다.
그는 심지어 “임상의사가 되지 못한 것, 기초의학 연구학자로 성공하지 못한 것이 콤플렉스가 돼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로 돌아섰고, 안철수연구소마저도 글로벌 기업이 되지 못해 2005년 미국에서 펜실바니아대 MBA과정을 밟지 않았느냐”면서 “어쩌면 인생 전체가 도피의 나날이었다”고 과격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임상의사의 애환을 모르는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의사들의 입장을 두둔해줄 것 같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안철수어린이첫번째사진.jpg 안철수어린이사진.jpg

안철수의 어린시절 모습. 서울대 의대 출신 의사인 아버지와 이화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어머니에서 태어난 안철수 후보는 어려서부터 동식물의 생육과 기계 작동원리 등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다. 과학책과 소설책 등 평생 볼 책을 학창시절에 다 읽었다고 말할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평범한 성적이었지만 고3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해 서울대 의대에 입학했다.

안철수 대학입학사진.jpg

1980년대 서울대 입학 당시의 모습. 안 원장은 의대 입학후 너무나 공부를 잘하는 의대 동기들이 많고, 피를 보는 게 싫은 나머지 의대 공부에 중압감을 느꼈다. 이런 성향은 그를 컴퓨터에 빠져들게 했고, 임상의사가 아닌 기초의학 연구의사로 접어드는 단초가 됐다.  
 
안철수군대훈련소.jpg

1991년부터 1994년까지 경남 진해에서 해군 군의관으로 복무한 안철수 원장이 훈련소 입소 당시 군화를 닦는 모습. 안 후보는 2009년 방송출연에서 “군 입대 전날 밤 컴퓨터백신 개발에 몰두한 나머지 군 입영열차에 타고 나서야 가족들에게 연락하지 않은 것을 알았다”고 밝힌 반면 부인 김미경 교수는 2011년 8월 언론 인터뷰에서 “기차 태워 보내고 혼자 돌아오는데 무지 섭섭했다”고 말해 거짓말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안철수신혼여행200.jpg 안철수의료봉사200.jpg

안 후보와 아내 김 교수의 신혼여행 사진(왼쪽). 안 후보는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본과 3학년 때 만났다. 안 후보에게 김 교수의 첫인상은 ‘늘 혼자였던 여학생’이었다. 안 후보는 “우리 두 사람은 척 보기에도 무척 닮은꼴이었다”고 회고한다. 두 사람은 또래 대학생 친구들이 민주화 운동을 위해 투쟁하던 시기에 청진기를 들고 무의촌 봉사(오른쪽)에 나갔고 1988년 결혼했다.

안철수단국대교수시절.jpg

안철수 후보의 단국대 교수 시절 강의 모습. 군의관을 마치고 단국대 교수로 복직하려 했으나 학교에서 실험기자재를 마련하지 않는 등 무성의로 일관하자 포기했다는 게 안 후보의 입장인 반면 일부 보수언론은 신설 의대에서 어린 나이에 보직을 맡은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며 복직에 실패해 부득이 바이러스 백신 개발회사를 창업했다고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학장을 지낸 왕규창 소아신경외과 교수는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에 대한 “특채의혹을 논의하자”는 내용의 서한을 서울대 평의원회 소속 교수들에 보낸 것으로 이미 보도됐다. 왕 교수는 2004년 4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의대 학장을 지냈으며, 김미경 교수는 작년 8월 임용됐다.
김 교수는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임용될 당시, “연구논문 실적이 정교수 임용에 부족하고 채용 전공인 생명공학정책 관련 논문도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그는 현재 의대 의학과 소속이다. 의학과는 통상 내과학 외과학 등 임상의학이나 생리학 해부학 등 확실한 기초의학 전문분야가 없는 교수들이 배정되는 학과로 김 교수는 주로 의료관련 저작권, 의료관련 법률, 생명윤리 등에 대해 연구·강의한다. 김 교수는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법학박사를 받은 후 캘리포니아 및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서울대 의대 모 교수는 “안철수 후보의 김 교수의 서울대 교수 임용은 특채가 틀림없고, 안 후보의 논문이 5편에 불과한데 안 후보를 대학원장이나 석좌교수 또는 석학으로 대우하는 것은 부당하는 게 상당수 반대파 교수들의 견해”라고 전했다. 특히 안·김 교수의 서울대 교수 임용에는 오연천 현 총장의 강력한 지원이 뒷받침됐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도 안 후보의 논문 표절에 관해서는 “표절이 아니라고 인정하는 교수들이 대다수”라며 “표절의 기준이 다양하지만 과거에는 학위논문을 나중에 학술지에 게재하는 게 의무 또는 당연시됐고, 스승과 제자 또는 선후배가 공동연구해 일정 부분을 나눠 쓰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논지를 전개하는 것은 표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역대 대통령 선거 중 야권 또는 반보수세력에만 투표했다는 안 후보의 1년 후배 의사인 권모 씨는 “안 후보만큼 도덕적으로 바른 사람이 어디에 있으며, 거액의 자기 재산을 내놓은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중 기부약속을 해놓고도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4대강 사업 등 온갖 국책사업에서 비리의 비린내가 진동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비록 안 후보가 세계적 석학은 아니지만 IT와 BT를 다 알고 기업을 경영해 실물경제에도 능통한 사람인데 같은 의대 출신조차도 감싸주지 않아 화가 난다”며 안 후보를 감쌌다. 이어 “안 후보가 원래 내성적이고 사회성이 떨어져서 의대 출신들한테 인기가 없는 게 사실이지만 그런 면이 있으니까 사심없이  정직하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안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스펙이 부족하거나 편협하지도 않고, 박근혜 후보처럼 독재할 사람도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안 후보 지지 동문은 안 후보의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 및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 “옛날에는 다 후배가 선배 논문 대신 써주고, 후배는 그것을 다시 가공해 자기 논문에 인용하는 게 관행이었으며, 다운계약서 안 쓴 사람이 과거에 누가 있었으냐”며 “이런 것을 두고 욕한다면 ‘똥 묻은 놈이 겨 묻은 놈에게 손가락질하는 것’이고, 솔직히 우리 지도층 가운데 뒷조사해서 비리가 안 나올 사람이 몇이나 되냐”고 반박했다. 이어 “안 후보가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처럼 세계적인 IT 기업을 못 일궜다고 비난하는 놈도 있는데 한국의 스케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며 무료 컴퓨터 백신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본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고 열을 냈다.

안 후보의 의대 3년 후배인 다른 대학의 강 모 교수는 “안 후보는 굉장히 열심히 생리학을 공부하고 후배들에게도 자상했다”며 “당시에는 병원에서 컴퓨터가 고장나면 생리학 교실의 누구(안 후보)에게 부탁하면 다 해결된다는 말이 돌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서울대 의대 선배들은 원래 말은 안해도 대선이 다가오면 후보별로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성향인데 이번에는 부동층이 많고 절대로 누구는 된다, 누구는 안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대 의대 출신들은 저마다 똑똑하지만 뭉치지 않고, 개원가에서도 상업적으로 성공한 의사가 다른 의대에 비해 많지 않다는 게 의료계의 평판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안 후보에게 동문들은 별 도움이 못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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