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는 최근 난치성 질환인 위장관 협착을 전문 진료하는 ‘위장관 협착 클리닉’을 개설했다. 위장관 협착은 식도와 위장을 비롯한 담관이나 췌관이 악성 또는 양성 협착 때문에 막혀 음식물이나 담즙, 췌장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구토, 복부 팽만 및 복통, 배변 곤란, 황달 또는 췌장기능장애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적절한 치료가 선행되지 않으면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는 난치성 질환으로, 조기에 발견해 내시경 치료를 실시하고 정기적으로 관찰해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이중 악성 위장관 협착은 암 치료에 준해 모든 대학병원에서 비슷한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나, 양성 위장관 협착은 아직 치료기준이 확립되지 않아 병원마다 치료법이 다르고 치료결과에도 많은 차이가 있다.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는 악성위장관 협착의 스텐트(stent, 탄성형 금속그물망) 삽입 치료를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식도협착만 스텐트 삽입술이 가능하던 시절인 1995년 세계 최초로 위암에 의한 악성 위출구 협착 환자에서 코일형 스텐트를 삽입, 위장 협착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했다. 1997년 미국과 거의 동시에 세계 최초로 내시경을 통해 삽입이 가능한 위장관 스텐트를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일탈 방지용 식도 스텐트를 개발해 가장 효과적인 스텐트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올해 7월까지 200명 이상의 양성 식도 협착 환자에 대해 성공적으로 내시경 치료를 했고 수술 후 문합부 양성 협착, 위출구 양성 협착, 양성 담도 협착, 만성췌장염에 동반된 췌담관 협착 등 다양한 위장관 협착에 대해 풍선 또는 부우지확장술(bougienage)이나 스텐트 삽입술을 실시하는 등 풍부한 치료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위 출구 양성 협착 환자에게 제거가 가능한 금속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해 87.5%의 좋은 치료성적을 보이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환자에게 시술한 임상경험을 갖고 있다.
또한 치료 후에도 계속 재발하는 난치성 양성 위장관 협착의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기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새로운 동물 위장관 협착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항암제로서 항 조직섬유화 기능이 뛰어난 ‘마이토마이신’을 이용해 양성 위장관 협착을 치료하는 동물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를 사람에 적용시킨 치료법이 이미 기관연구윤리심의위원회를 통과해 현재 식약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양성 위장관 협착에 최적화된 약물 방출 스텐트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위장관 협착 클리닉 진료는 소화기내과 김진홍·이기명·황재철·임선교 교수가 담당한다. 이들 의료진은 위장관 협착에 대한 전문적인 진료 서비스를 통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최적의 연구여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진홍 교수는 “위장관 협착 환자는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발견하기 어려워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클리닉 개설을 통해 신속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관련 질환 치료법 연구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