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부,보건의료연구원,정신과 전문의,아동상담사 등이 원탁회의 끝에 결론 도출
국내 처음으로 자살예방전문가 합의를 통해 청소년 자살예방을 모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날로 증가하는 청소년의 자살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민간-정부-언론 등 관련 기관의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성에 따라 ‘청소년 자살예방 NECA 원탁회의 합의문’이 12일 발표됐다.
이번 합의문은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선희, NECA)에 의뢰해 수행한 ‘국내 정신질환 관련 연구현황 파악 및 우울증 자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놓고 종교계 대표, 교수, 민간전문가, 정부관계자 등이 공동으로 논의한 끝에 도출됐다.
합의문에 따르면 청소년 전체 사망자 중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2000년 약 14%에서 2009년 약 28%로 가파르게 증가했으며, 대인관계 스트레스 및 우울증 등 정신건강문제를 청소년 자살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발표했다.
또 각 분야별로 시행되고 있는 기존 청소년 자살예방 대책들은 인력-예산 부족 및 관련 기관(학교, 지역사회 정신보건네트워크,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유기적인 연계와 협조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예방대책으로는 민관 자원의 유기적 연계 필요, 국가주도의 청소년 자살예방 프로그램 개발 및 관련 전문가(전문상담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보건교사, 의료전문가 등) 간 연계, 민관이 공동 사용 가능한 실제적인 가이드라인 개발·운영·관리가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청소년은 충동적인 성향이 강해 자살과 관련한 자극적인 언론보도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언론은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문 발표를 위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청소년 사망원인 1위 자살, 각계 전문가가 바라보는 해결책은?’을 주제로 청소년 교육, 상담, 사회복지, 보건의료분야 등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NECA 원탁회의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청소년 자살의 원인을 분석하고, 예방대책의 적절성, 수용성, 집행가능성을 종합 검토한 후 각계의 수렴된 의견을 합의문으로 발표해 학문적 연구결과의 사회적 확산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원탁회의에는 곽영숙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 하규섭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 이창호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실장 등 등 청소년 자살과 관련된 각계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이 패널로 참여해 다양한 자료원을 이용, 연구한 청소년 자살현황, 위험요인 및 중재현황 등에 대해 토론했다.
이번 합의문 도출을 위해 사용된 원탁회의는 논란이 되는 주제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의 참여-토론을 통해 근거보완, 지식공유 및 확산,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합의도출프로그램(Consensus Development Program) 등 선진국에서는 오랫동안 사용돼왔던 연구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올 들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최초로 이번 연구방법을 시도했는데, 연구원은 향후 한국형 원탁회의를 정착시켜 보건의료분야 연구결과나 정책의 근거(Evidence), 질, 정당성, 사회적 수용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번 합의문에서 발표된 주요 청소년 자살예방 대책을 올해 하반기 수립 예정인 ‘자살예방 기본계획’에 포함시키고,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 강화를 통해 학교-지역사회-상담센터-정신의료기관 등의 연계를 통한 청소년 자살예방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