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호흡장애 방치…악영향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 동반 등 악영향
여름방학이 막바지에 일러 미뤄뒀던 방학숙제와 공부도 해야 하는데 아이가 산만하고 집중을 못하자 부모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아울러 영양만점 음식도 먹여보지만 방학 동안 훌쩍 큰 또래아이에 비해 자녀의 성장이 눈에 띄게 더디거나, 잠잘 때 코를 심하게 골고 수면 무호흡 증세를 보이기도 해 아이의 건강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아이가 다른 또래들보다 키 성장이 더디거나 감기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항상 코가 막혀있고 코골이가 심한 경우 ‘편도아데노이드 비대’를 의심해봐야 한다. 편도아데노이드 비대는 취학 전의 소아에게서 자주 발생하고 수면 중 코골이, 무호흡 등 수면호흡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편도는 흔히 편도선이라고 부르는 목젖 양쪽에 위치한 구개 편도와 뒤쪽에 있는 인두 편도로 구성되는데 아데노이드는 목젖 뒤쪽에 있는 인두편도를 가리킨다.
아데노이드가 커지면 코가 막혀 입으로 호흡을 하게 되고 발음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며 잠을 충분히 잘 수가 없고 잘 때 코를 고는 증상을 유발한다. 코와 귀를 연결하고 있는 이관(耳管)의 코 쪽 입구가 인두편도로 막히면 귀로 공기가 통하지 못해 중이염도 쉽게 생길 수 있다. 편도 아데노이드 비대는 아이들의 코골이, 무호흡 등의 증상뿐만 아니라 키·체중 등 성장을 저해하고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까지 동반하기 때문에 미취학 아이를 둔 부모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 장기적 신장과 체중 등 소아성장 촉진
강준명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2009년 소아들의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에 의한 수면호흡장애 진단과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 후 증상 개선 및 성장의 변화를 장기 추적 관찰해 발표했다. 강 교수 팀은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은 60명의 환아 중 편도의 크기가 커져 있고 후비강이 75% 이상 좁아져 있는 소아 43명을 수술 후 3년 동안 추적관찰 했다. 조사 대상 군의 나이는 평균 6.1세였고, 코골이·수면무호흡·구강호흡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소아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소아수면설문(Sleep Related Breathing Disorder, SRBD)을 통해 수면호흡장애를 진단했다.
추적관찰 결과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은 대상군의 평균 SRBD 지수는 수술 전 0.47에서 0.16으로 크게 줄었다. 아울러 코골이 지수는 0.52에서 0.14로, 주간 졸림 지수는 0.61에서 0.18,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지수는 0.39에서 0.15로 모두 감소했다. 수술을 받은 어린이들의 체중·신장지수 지표와 체질량(BMI) 지수 지표도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체중의 증가 폭은 신장 증가보다 더 컸다. 강준명 교수는 “수술 전 수면호흡장애의 정도가 심한 아이일수록 증상지수의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편도아데노이드 수술어린이 증상변화 |
구분 | 수술 전 수술 | 수술 3년 후 |
SRDB scale | 0.47 ± 0.16 | 0.16 ± 0.14 |
코골이 지수 | 0.52 ± 0.19 | 0.14 ± 0.15 |
주간졸림 지수 | 0.61 ± 0.20 | 0.18 ± 0.18 |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지수 | 0.39 ± 0.20 | 0.15 ± 0.17 |
3·4세~저학년 연령 수술 적기…수술 후 회복 10~14일 소요
편도아데노이드는 3~4세부터 커지기 시작해 14~15세 전후에 성인 수준으로 작아진다. 때문에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소아 성장기에 편도아데노이드 비대로 인한 수면호흡장애를 방치할 경우 아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간단한 내시경 및 측면경부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고 검사를 통해 편도아데노이드 비대가 확인되면 어린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절제 수술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편도수술은 외부 절개 없이 비대해진 편도 조직을 입 안을 통해 절제하고, 수술 시간은 30분~1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간단하다. 수술 후에는 약간의 통증이 있어 7~10일 정도는 부드러운 음식물을 섭취하고 첫 이틀 정도는 아이스크림과 같은 찬 음식을 먹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된다. 질긴 채소나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이나 청량음료 등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강 교수는 “수면호흡장애를 갖고 있는 소아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인 편도아데노이드 절제 수술은 가급적 취학 전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에 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수술 시기는 계절과는 관계가 없지만 수술 후 완전하게 회복하는데 10~14일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방학 기간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강준명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