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지속되는 무더위에 휩싸인 가운데 바캉스도 절정에 이르렀다. 전국의 휴양지는 피서객이 몰리고 해외여행객들로 공항은 북적인다. 일상을 벗어나 즐기는 여름 휴가철은 1년 중 가장 흥겨운 행사이긴 하지만 바캉스가 신날수록 찾아오는 후유증의 여파도 만만치 않다. 휴가 중 쌓인 피로로 몸이 지치고 마음도 쉽게 가라앉지 못해 일은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떤 약도 소용없는 휴가후유증은 ‘시간이 저절로 해결해주겠지’라고 방치하다가 만성피로로 이어지고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도 있다. 때문에 바캉스 기간과 이후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신현원 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과장의 도움말을 통해 후유증 없이 일상에 안착할 수 있는 요령에 대해 알아보자.
여유로운 바캉스 스케줄·응급상황 방지 위해 상비약 등 준비
일상과 더위를 피하기 위해 휴가를 가지만 휴가기간 중 장거리 운전, 시차, 더위, 빡빡한 일정 등은 오히려 피로를 쌓이게 만든다. 따라서 체력적으로 무리하지 않는 휴가 스케줄을 여유롭게 계획하는 게 중요하다. 한낮에는 일정을 비우고 쉰다거나 밤에 장거리 운전을 피하면 체력부담을 덜 수 있다.
휴가 짐을 꾸릴 때는 마음이 들떠 평소 복용하던 약을 빠트리기 쉽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 복용을 멈춘다면 휴가지에서 혈압이나 혈당 조절이 되지 못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또 소화제나 멀미약 소염진통제 같은 상비약과 함께 평소 복용하던 약을 반드시 챙겨 응급상황을 방지해야 한다. 신현원 과장은 “비타민제를 자주 복용하면 지치기 쉬운 체력을 보충할 수 있다”며 “여행지에서는 복용시간을 놓치기 쉽기 때문에 알람을 맞춰 놓고 복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수면시간·신체리듬 유지 및 전환
바캉스후유증의 대부분은 수면부족과 신체리듬이 깨지면서 비롯된다. 야간에 장거리 운전을 하거나 해외여행 시차로 인해 수면습관이 흐트러지기 쉽다. 따라서 휴가 기간에도 최대한 평소의 수면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전날 늦게 잠든다고 해서 평소 기상시간을 지키지 못하거나 낮잠을 오래 잔다면 수면리듬이 깨지기 쉽다. 잠이 부족한 경우에는 낮에 30분 이내의 토막잠으로 보충하는 게 좋다.
출근 전날 밤까지 무리해서 놀면 바캉스후유증을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휴가 마지막 날은 최대한 집에서 쉬면서 신체리듬을 정상으로 전환해야 한다. 귀가 후 가족과 대화를 나누고 음악을 듣는 등 휴가기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완충시간을 갖아야 한다. 완충시간은 바쁘게 보냈던 휴가를 정리하고 일상에 적응할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 편하게 깊이 자면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가벼운 스트레칭·산책 등으로 피로 해소, 회식·커피 가급적 자제
휴가 후 일상에 복귀하면 긴장과 피로가 겹쳐 두통과 관절통이 찾아올 수 있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산책은 통증을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과 산책으로도 피로나 통증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진통제를 복용해 지친 몸과 마음을 충분히 쉬게 한다.
휴가 뒤 일주일은 흐트러졌던 신체리듬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기간이다. 이 기간에 과도한 업무를 진행하거나 늦게까지 술자리 회식을 갖는다면 지친 몸에 피로를 더욱 쌓이게 해 만성피로로 악화될 수 있다. 업무에 집중하거나 점심식사를 마친 뒤에 흔히 커피를 찾게 되는데 커피 속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정신이 들게 하지만 오후 늦게 마시면 숙면을 방해가 된다. 때문에 커피보다는 신체의 활력과 피로해소 능력을 높여주는 과일주스가 좋다. 커피를 마셔야 한다면 오전 시간에 1잔 정도가 적당하다. 식사는 생선, 육류, 달걀 등 고단백 음식을 먹고 비타민 B나 C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먹는 게 피로회복에 좋다.
신 과장은 “바캉스후유증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통 일주일 정도면 원래 컨디션으로 회복된다”며 “만약 2주 이상 무기력감이나 피로감이 계속되면 다른 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