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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 보이는 우리아이, 더 먹여도 될까?
  • 조성윤 기자
  • 등록 2012-07-26 09:56:04
  • 수정 2012-07-26 09: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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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생 4명중 1명은 소아비만…올바른 식습관과 운동으로 개선해야

조선시대 왕의 수라상에는 전국 각지의 산해진미가 올라왔다. 하지만 ‘식탐의 절제’야말로 치국(治國)에 앞서 갖춰야 할 수신의 제일 덕목이었기 때문에 모두 먹어서는 안됐다.
왕실은 어려서부터 절식을 강조했다. 그 중 유독 영조는 사도세자가 어릴 적 비만한 데다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는 것을 못마땅했다. 그는 판부사 심수현이 다섯 자식과 손자를 키운 경험을 들며 ‘유아 비만’의 위험을 경고했다. “두세 살 시기가 가장 중요한데 이때 다른 욕망은 없는 대신 식욕만 유독 강하다. 유모가 어린아이가 울지 않게 하려고 되는 대로 음식을 계속 주기 때문에 소아가 식욕을 조절하지 못하고 후일 병드는 이유가 된다.”(승정원일기·영조 12년인 1736년 8월 11일)
할아버지 영조로부터 절식을 배운 정조는 자신이 어려서부터 소식하고 아침저녁으로 무를 먹고 기름진 음식을 멀리한 결과 지금(1800년)까지 그나마 건강을 유지했다고 회상했다.(국조보감·정조 24년)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를 미워한 것은 식탐 때문?

왕가 어린이들의 교재였던 ‘소학’에서는 음식 예법을 이렇게 가르쳤다. ‘남과 함께 음식을 먹을 때에는 배불리 먹지 말라. 손으로 주물럭거리지 말고, 밥을 뭉치지 말며, 많이 떠먹지 말라’ ‘밥을 휘젓지 말고, 국을 들이마시지 말며, 국에 간을 맞추지 말라’ ‘젖은 고기는 이로 끊되, 마른고기는 이로 끊지 말고, 구운 고기는 한입에 먹지 말라’. 소학의 해설서인 ‘상변통고(常變通攷)’에는 국 건더기를 국물과 함께 마시는 것은 음식에 대한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는 태도로 보았다. 구운 고기를 한입에 먹는 것도 ‘식탐’으로 보고 절제하길 권고했다.
하지만 정병설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에 따르면 궁녀의 몸에서 태어난 영조는 어려서부터 소심하고 신경질적이고 예민했으며 그 결과 소화능력이 떨어져 소식(小食)을 했다고 한다. 영조는 차고 설익은 음식을 꺼렸으며 보리밥을 물에 말아 먹었는데 간간한 조기를 반찬으로 삼았다. 이런 식사는 식욕이 떨어진 사람이 건강을 잃지 않으려고 겨우 하는 식사라는 설명이다. 영조의 이런  성형은 자신과 정반대로 과식하길 좋아하고 호방한 사도세자를 미워하게 만든 100분의 1정도의 이유가 될 것으로 짐작된다.

소아비만…성조숙증,우울증,성인 이후 성인병 등 유발

어쨌든 건강지식이 부족한 조선시대에도 소아비만에 걱정하는 부모가 많았다. 경제발전이 지상목표였던 시절에는 우량아 선발대회가 있을 정도로 과체중인 아동이 각광 받았지만 지금 소아비만에게 돌아오는 것은 우려 섞인 시선과 각종 질병이다.
교육과학기술부 ‘2009년도 학교건강검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749개 초·중·고교에서 19만4000명을 표본조사한 결과 비만인 경우는 13.2%에 육박한다. 또 초등학생은 4명중 1명꼴로 소아비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히 ‘뚱뚱하다는 것’을 넘어서 소아비만은 성인까지 이어질 수 있어 더 위험하다. 동맥경화증과 고지혈증, 당뇨병 등 성인병의 유발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집중력 부족으로 학습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소아비만이 당장 위험한 것은 아이의 키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성장호르몬은 지방을 태우면서 키 성장을 돕는다. 하지만 비만아동의 경우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을 태우는데 성장호르몬이 집중적으로 쓰이게 되고, 과도한 체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성조숙증을 유발한다.
성조숙증이 올 경우 성장판 분열이 촉진돼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가 빨라지면서 키가 크는 시기가 단축되는 것이다. 뚱뚱한 외모에 자신감을 잃게 된 아이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울증, 과잉행동, 집중력저하, 공격성 등 심리적인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불규칙한 식사·야식 바로잡고 과일·채소 섭취해 미네랄 보충해야

어느 정도의 양을 먹느냐보다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된 지금 소아비만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끼니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다. 불규칙한 식사시간, 과식, 야식 등의 식습관은 성장의 큰 방해요소다. 위장이 나빠져 성장에 지장을 주게 되고 규칙적이지 못한 식사시간은 신체로 하여금 언제 영양분이 공급될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들어 일단 체내에 들어온 영양분을 비축해 놓도록 만든다. 그러면 피하지방이 늘어나게 되어 내장지방형 비만이 될 수 있다.
편식을 하지 않고 골고루 먹고 식사 시에는 꼭꼭 씹어 먹도록 한다. 꼭꼭 씹을수록 침 속에서 소화효소 뿐 아니라 성장을 촉진시키는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이 많이 나온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은 되도록 멀리하도록 한다.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영양소는 적고 인공감미료나 포화지방산, 고함량 나트륨 등 해로운 요소가 많아 성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즐겨 마시는 청량음료도 좋지 않다. 뼈를 구성하는 칼슘과 인은 적절한 비율로 유지돼야 하는데, 몸 안에 칼슘에 비해 인이 많으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뼈가 약해진다. 청량음료는 이러한 인 함량이 높아 체내에서 칼슘이 빠져나가게 만든다.
잠자기 2시간 전부터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자기 전에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높아지는데 이는 성장호르몬 분비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밤에는 소화기관도 활동하지 않고 쉬어야 하는데 잠자기 전에 음식을 먹게 되면 소화기관이 활동을 해 인슐린 분비가 많아지면서 성장호르몬의 분비는 현저히 감소된다.
심경원 이화여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소아비만은 지방세포의 숫자 자체가 많아지기 때문에 지방세포의 부피가 늘어나는 성인비만에 비해 더 위협적”이라며 “가정에서의 식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심 교수는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지방세포가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아이들이 식사하기 전 과일이나 채소 적당량을 먼저 먹이면 포만감이 들어 식사량이 적어질 뿐 아니라 먼저 흡수된 비타민이 지방의 함량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앉아있는 시간보다 나가있는 시간 늘려라

아이들이 방과 후에도 학원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고 쉬는 시간에는 컴퓨터와 게임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은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먹는 양에 비해 운동량이 적으면 살이 찌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므로 체중관리는 물론 건강을 위해서라도 아이가 뛰어 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비만아동 중에는 당뇨병, 고혈압 등 질환이 있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격렬한 운동을 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신체 상태를 미리 점검 받고 의사와 상담한 후 비만의 조절을 위한 운동을 시키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비만아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놀이나 운동에 있어서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하여 열등감을 가지기 쉽고, 우울증을 나타낼 수도 있다. 따라서 쉽고 즐거운 운동부터 시작해 점차 강도를 조금씩 늘려주는 게 필요하다.
운동할 때에는 가벼운 달리기, 스트레칭 등으로 5∼15분 정도 준비운동을 해 근육의 내부온도를 증가시키고 탄력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그 다음에 20∼30분 정도 본 운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소아 비만아들에게 적합한 운동으로는 활기차고 지속적인 에어로빅 운동으로서 자전거타기, 속보, 계단오르기, 줄넘기 등이 권장된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종목이어야 한다. 심재원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운동의 강도보다는 연속성이 중요하다”며 “학원이나 학교를 갈 땐 걸어가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기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시작해 주말에는 부모와 등산을 간다거나 정해진 장소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방법으로 아이의 흥미와 목적의식을 유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아이의 비만은 부모님의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이므로 부모의 체질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며 “부모가 먼저 식습관을 개선하고 즐겁게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아비만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평소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갖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일과 채소를 자주 섭취하고 탄산음료나 시판되는 주스보다는 과일을 직접 갈아서 마실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적으로도 안정을 갖고, 자신감 있고 활동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이 가장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Tip. 비만 어린이를 위한 영양 지침
1. 채소를 예쁜 모양으로 잘라 매일 식사마다 접하도록 한다.
2. ‘뽀로로도 시금치를 좋아하네’ 하는 식으로 아이들의 우상을 활용한다.
3. 아이와 함께 식단을 구성하고 요리를 한다.
4. 야채가 많이 들어간 간식을 접하도록 한다.
5. 영양이 골고루 들어있는 식단으로 칼로리를 계산해 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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