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분야에서 국내서 개발한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가 세계 최초로 허가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셀트리온이 개발한 ‘램시마 주(성분 인플릭시맙, infliximab·사진)’를 바이오시밀러로 허가했다고 23일 밝혔다.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품목허가를 받은 바이오의약품과 품질, 비임상, 임상시험에서 동등성을 입증한 의약품으로 특히 이번에 허가된 바이오시밀러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로는 세계 처음이다. 유럽이나 일본에서 기존에 허가된 바이오시밀러는 성장호르몬 등 분자량이 작은 1세대 바이오의약품인데 비해 항체의약품은 분자량이 크고 구조가 복잡해 바이오시밀러로 개발 및 약효평가가 어려운 2세대 바이오의약품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램시마 주’는 다국적 제약사인 얀센의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 주(성분 인플릭시맙, infliximab)’를 대조약(표준약)으로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이다. 비교시험을 통해 비임상시험과 다국가 1상 및 3상 임상시험에서 동등성을 입증했다. 1상은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대상으로 10개국 250명, 3상은 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19개국 606명에서 다국가 임상을 수행했다.
임상 결과 램시마주의 안전성은 기존 레미케이드주의 유해사례와 다르지 않았고, 유효성은 통계학적으로 동등함을 입증했다. 또 소아 크론병을 제외한 류마티스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의 효능·효과를 인정받았다.
바이오시밀러는 고가의 바이오의약품을 낮은 가격으로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6년 EU에서 처음으로 허가 제도를 도입하고 최초로 성장호르몬 바이오시밀러를 허가했다. 국내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동등생물의약품의 허가를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국제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2007년부터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2009년에는 허가 제도를 마련하고 국제 수준에 부합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구체적 심사기준을 제시해오고 있다. 현재 7개 제약사가 항암제와 관절염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빈혈 치료제 등 8개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항체의약품이 만성 자가면역질환,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한 표적치료가 가능해 치료효과가 높고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싸 환자들이 사용하기에 제약이 있다”며 “환자들의 접근성이 보다 쉬워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허가과정을 통해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효율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준 규격 설정, 가이드라인의 제·개정 및 국제조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얀센의 레미케이드주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8조5000억원(2009년 6조9000억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고 지난해 국내에서는 230억원 이상이 처방됐다. 이런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만성 자가면역질환,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해 치료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적은 반면 높은 가격으로 환자들이 사용하기에 제약이 있었다. 레미케이드주 100㎎의 보험약가는 55만7732원에 달한다.
셀트리온의 램시마주가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돼 오리지널 제품을 대체하고 레미케이드주 세계시장을 절반 가량 잠식한다면 충분히 2~3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아직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전문의약품 중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제품이 없었다”며 “램시마주가 첫 연매출 1000억원을 넘는 제품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