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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반복되는 야근과 극심한 스트레스 …‘과호흡증후군’으로 실신
  • 홍은기 기자
  • 등록 2012-07-18 22:08:20
  • 수정 2012-08-10 14: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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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흡 관련 수용체 민감성 높아져 발생, 심하면 공황장애로 이어져 주의해야

현대사회는 ‘스트레스의 시대’나 다름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스트레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정신 불안으로 갑자기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과호흡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어가고 있다.
새내기 직장인 윤 모 씨(27)는 최근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찔한 경험을 했다. 반복되는 야근과 처음 접하는 업무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윤 씨는 사무실에서 갑자기 숨이 막히고 가빠지면서 실신하고 말았다. 직장 상사의 발빠른 대처로 이내 안정을 찾았지만 이후 지금도 질식할 것 같은 숨가쁨이 다시 찾아올까봐 불안감에 떨고 있다.
 
주변상황 감정적 반응 호흡기 통해 표현… 불안 스트레스 히스테리 등 정신적 원인으로 발생

호흡은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산소를 장기나 조직에 공급하고 대사물로 생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과정이다. 체내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는 엄격하게 조절된다. 지나치게 산소가 낮거나 이산화탄소가 높으면 이를 감지하는 수용체들이 숨이 가쁘다는 느낌을 대뇌로 보내고, 대뇌는 호흡의 깊이와 빈도를 늘려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조절한다.
답답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이산화탄소나 산소의 농도가 조금이라도 높아지거나 떨어지면 정상인의 경우 감지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민감한 사람들은 숨이 가빠지면서 숨막히는 공포감에 빠진다. 이같은 신경성 호흡곤란을 ‘과호흡증후군’ 또는 ‘과환기증후군’으로 부른다. 대뇌 수용체의 민감성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일어난다. 주변 이산화탄소농도의 미세한 증가를 감지한 수용체들은 응급상황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대뇌로 보내고, 인체는 질식할지 모른다는 공포에 빠져 최대한 열심히 호흡하게 된다.과호흡으로 혈액내 이산화탄소가 부족하고 산소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혈액이 정상치에서 벗어난 알칼리성으로 기울어 환자는 더욱 답답함을 느끼고 심한 경우 흥분상태에 빠져 실신을 일으키기도 한다.
과호흡증후군은 폐질환이나 심장질환 등 신체적 원인이나 약물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갑작스러운 불안, 감정적인 스트레스, 히스테리와 같은 정신적 원인에 의해 일어난다. 
정성훈 대전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호흡 증후군은 주변 상황에 감정적 반응이 호흡기를 통해 표현된 것으로 극심한 불안, 긴장, 극도의 충격 등이 원인이 된다”며 “심리적으로 예민한 사춘기 청소년이나 스트레스 조절이 미숙한 사회초년생, 부부싸움이나 이웃과 시비를 벌이다 흥분한 사람들이 흔하게 과호흡증후군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포감으로 일상생활 지장 초래 … 공황장애·광장공포증으로 확대 가능성

과호흡증후군의 증상은 갑자기 숨이 가빠지거나 숨이 막히는 느낌에 사로잡히고 동시에 가슴이 두근거리며 팔다리가 저려온다. 가슴이 조이고 답답해져 심장병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심할 경우 손발이 오그라들면서 뻣뻣해지는 마비증상이나 경련까지 동반된다.
수 분 이내에 안정을 되찾기도 하지만 1시간이 넘도록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환자는 이런 증상을 겪는 동안 죽을 것 같은 공포감에 사로잡힌다. 문제는 이를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당시 겪었던 공포감이 머리 속에 각인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과호흡증후군을 한번 겪은 환자들은 버스나 지하철 등 사람이 많거나 환기가 원활하지 않은 장소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머릿속이 휑해지는 느낌을 받아 정신을 잃기도 한다”며 “이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고 심지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려 “심한 경우 반복적인 공황장애와 광장공포증으로 확대될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빠른 시일 안에 진단을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반복되면 정신과 상담 필요 … 충분한 수면·스트레스 해소법 필요

과호흡증후군의 증상이 심해지면 마스크를 쓰거나 비닐봉지를 코와 입에 대고 자신이 내쉰 숨을 다시 들이마시는 식으로 응급 처치를 행한다. 과호흡은 대부분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떨어져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산소의 교환을 방해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도구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주위에서 안정을 유도하고 깊고 천천히 숨을 쉬게 하면 증상이 사라진다.
신체적 원인 없이 과호흡증후군이 반복해서 생기면 정신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통해 정신적 충격이나 심각한 불안 등의 심리적 갈등이 존재하는지 혹은 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근본적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반복되는 증상은 2차적 공포와 공황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후유증을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과호흡증후군 환자는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야 증상 완화에 나서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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