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의 수영·장미란의 역도 올림픽 금메달 2연패, 우생순(핸드볼 여자국가대표팀)의 기적, 전통적인 효자종목인 양궁·유도·레슬링의 선전, 사상 첫 체조분야 금메달, 사상 첫 메달을 노리는 국가대표 축구팀 등 오는 28일 개막될 런던올림픽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림픽게임처럼 국가대항 스포츠게임은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감정을 올렸다 내려놨다 한다.
하지만 런던과 서울간의 시차가 8시간이기 때문에 주요 경기의 결승전이 열리는 현지 저녁 시간에는 한국시간으로 오전 서너시가 되기 때문에 올빼미처럼 잠 안자고 TV를 시청하다보면 시차 부적응으로 낮시간에 졸음이 쏟아지는 등 컨디션이 엉망이 되기 쉽다. 올림픽에 열광한 나머지 밤새도록 TV재방송을 보거나 메달 획득 소식에 야참에 술 몇잔 곁들이다보면 규칙적인 생활리듬이 깨지기 십상이다. 전국민이 239명의 국가대표를 우리 식구처럼 응원하는 것은 한국인이라는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데 뜻깊은 일이지만 응원에 몰두하다보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윤종률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전홍진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건강하게 하계올림픽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밤새 경기를 봤다면 잠깐씩 낮잠 자야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영국 런던은 우리와 8시간의 시차가 난다.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열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 선수의 메달이 기대되는 펜싱 여자 플러레(Fleuret) 개인 결승에서부터 수영 남자 400m 자유형, 유도 남자 결승, 양궁 개인 및 단체 결승 등이 모두 밤 11시에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펼쳐진다.
새벽 2시는 깊은 잠을 자야 할 시간이다. 그러나 이때 잠을 자지 못하면 수면부족과 함께 수면 리듬이 깨지는 문제가 생긴다. 몇 시간 후 출근해야 하는 직장이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업무 효율도 낮아지며, 교통사고와 안전사고 등의 발생 확률도 높아진다. 따라서 새벽 경기는 녹화를 하거나 재방송으로 시청하고 피곤할 때는 평소보다 일찍 잠에 들도록 한다.
원칙적으로 밤 2시 넘어서까지 TV를 시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설령 야간 시청을 하더라도 숙면을 위해 오후 4시 이후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을 삼간다. 잠자리 들기 1∼2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게 좋다.더욱이 스포츠 경기는 심리적 흥분을 일으켜 도파민처럼 각성효과를 주는 호르몬이 분비되도록 유도하므로 한번 시청하면 밤새 불면증에 휩싸일 수 있으므로 유념해야 한다.TV 시청중에 졸음이 오기 시작하면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고 침실은 잠자는 공간으로만 활용에 누운 자리에서 TV를 보지 않도록 한다.
TV시청으로 잠이 부족해도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하고 잠이 부족할 경우 원칙적으로 낮잠을 금하되 불가피한 경우에는 오후 2∼3시께,20분 정도가 가장 좋다. 졸림증에 의한 사고 위험이 있으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새벽에 열린다 해도 이 경기만큼은 기필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초저녁부터 잠을 자는 등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
장시간 TV시청, 자주 눈 감고 인공눈물 써야
과거 브라운관 TV에 비해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디지털 TV(LED, LCD 등)가 가정에 대거 보급됐지만 화면을 통해 눈이 빛에 오랫동안 노출되거나, 움직이는 화면에 눈을 집중하다 보면 눈이 피로해지기 쉽다. 따라서 자주 먼 곳을 바라보거나 중요 경기가 끝난 다음에는 눈을 감고 쉬는 것이 좋다.
눈이 마를 때마다 인공눈물을 넣어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구 표면을 촉촉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뻑뻑함이나 안구건조 증상, 피로감, 시력저하, 두통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만약 새벽 경기를 시청할 때는 불을 반드시 켜도록 한다. 주위가 어두우면 동공이 크게 확대돼 눈의 피로가 더욱 커진다. 방 전체를 밝게 하는 것만으로도 눈에 주는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나친 심리적 긴장은 ‘돌연사’ 유발 주의
진땀 나는 경기를 볼 때 승리에 대한 기대감과 경기 내용에 대한 적절한 긴장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경쟁심은 스트레스로 작용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나친 긴장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근육과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갑작스럽게 혈압을 높이거나 장운동을 감소시켜 속을 불편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호흡이 가빠지는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즐기고 심리적인 중압감을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친 흥분은 혈압, 심장박동수, 혈당을 높이고 협심증,뇌졸중,중증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에게 쇼크나 돌연사를 유발할 수 있다.
시청자가 자신의 마음을 선수와 동일시하는 게 과도하면 마음의 병이 될 수 있으므로 ‘저것은 어디까지나 운동 경기고 승부를 내야 하기 때문에 한 쪽은 질 수밖에 없다.우리 팀도 예외는 아니다’ 등의 인식을 갖도록 한다.
TV를 보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 성대결절이 생길 수 있다.물을 많이 마시고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되나 자제하지 않는 한 예방이 불가능한 만큼 중요한 발표나 면접 등을 앞두고 있다면 조심한다.
윤종률 교수는 “더운 날씨로 인해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장시간 TV시청으로 충분한 수면을 하지 못하면 신체리듬이 깨지 과도하게 흥분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건강상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즐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치맥과 지나친 음주는 금물
더운 여름 시원한 맥주만큼 갈증을 풀어주는 것도 없다. 더군다나 스포츠 경기에 몰두해 친구, 동료, 가족과 함께 즐기는 술은 경기를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지나친 음주는 직접적인 자극에 의한 위염이나 위궤양을 발생시키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할 경우에는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술은 자신의 주량에 맞게 적당히 마시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성인 1명이 1회에 마실 수 있는 알코올 섭취량은 50g 정도로 소주는 3~4잔, 양주는 스트레이트로 3잔, 맥주는 1~2병 정도다.
또 술은 가급적 섞어 마시지 않는다. 만약 여러 가지 술을 마셔야 할 경우에는 약한 술부터 독한 순서로 옮긴다. 안주는 치즈와 두부, 고기, 생선 등과 같은 고단백질 안주를 곁들이도록 한다. 그러나 복부비만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술과 안주를 모두 삼간다. 술을 마신 후에는 일정기간 휴식을 갖는 것이 좋다. 주 2회 이상 음주는 바람직하지 않다.
초저녁 경기를 보기 위해 간단한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때우거나, 깊은 밤에 치킨과 맥주 등 고열량·고지방 음식을 즐기면 비만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밤중에 산 분비를 촉진시켜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 새벽이나 다음날 아침에 속을 거북하게 만든다.응원열기가 뜨거울수록 정신적 흥분과 육체피로로 비타민과 무기질의 요구량이 증가므로 틈틈이 생과일이나 과일 음료,신선한 채소를 섭취해주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