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의 사망률이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전문의가 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시설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 응급의료 체계의 종합적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09~2012년 5월까지 응급환자 사망현황’ 자료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457개 응급의료기관 중 당직전문의를 5명 이상 배치해 일주일 내내 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곳은 불과 176개인 38.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차 레지던트까지 포함해 5명의 의료진을 응급실에 배치할 수 있는 병원도 196곳에 불과했다.
이런 실정 때문에 응급환자 사망 수는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자료에 따르면 응급진료를 받다 사망한 건수는 2009년 5만370명, 2010년 5만7437명, 2011년 6만2126명으로 10%내외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응급환자 사망자 수에는 심폐소생술 후 사망, 가망 없는 퇴원, 응급실 경유 입원 후 사망, 기타 사망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응급환자 사망 건수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적정 수준의 응급의료기관 당직전문의 배치 문제가 중요한 현안으로 분석됐다”며 “국민의 생존권 보장 측면에서 응급의료기관의 전문의료 인력과 시설확충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응급실에 전문의를 상주시키지 않고 당직 의사가 병원 밖에서 대기하는 ‘비상호출체계(on-call)'를 운영하기로 결정하는 등 ‘언발에 오줌누기’(凍足放尿)식 처방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현재 ‘비상호출체계(on-call)’의 한계에 대해 논란이 있기 때문에 향후 의정활동을 통해 개선책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피력했다.
이번 자료에선 서울지역에서 응급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전체 사망자의 28%인 5만6489명이 발생했고 뒤를 이어 경기지역이 3만4924명으로 18%, 대구가 1만4767명으로 7%순이었다.
특히 서울지역에선 강남구(11%, 6186명)에 이어 송파구(10%, 5409명)순으로 응급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강남과 강북지역으로 구분해 보면 같은 기간 강남지역 응급환자 사망자는 4만9993명으로 강북지역 3만9909명에 비해 약 1만84명의 사망자가 더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