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탈모’면 이마가 M자 형으로 벗겨지는 M형 탈모나 정수리가 동그랗게 벗겨지는 O형 탈모, 앞이마부터 뒤 정수리까지 대머리가 되는 C자형 탈모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남성탈모 환자 중 15~20%는 윗머리 전체에서 서서히 탈모가 일어나 윗머리숱 자체가 적어지는 ‘여성형 탈모’이다. 그렇지만 이 유형에 속하는 남성 탈모 환자 대부분은 탈모임을 인식하지 못해 조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여성형 탈모, 남성 탈모 환자의 15~20%
여성형 탈모는 주로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남성 환자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탈모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으며 여성형 탈모 역시 남성에게도 나타난다. 특징은 우선 윗머리 두피 전체에서 머리가 빠지고, 새롭게 나는 머리카락들도 짧고 가늘어지며, 윗머리의 머리숱이 확 줄어드는 것이다. 결국 앞이마의 헤어라인은 유지된 상태에서 완전히 머리카락이 없는 대머리가 되지는 않고 적은 숱으로 머리를 덮어주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여성형 탈모의 특성 때문에 여성들도 민감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탈모가 30% 이상 진행되어야 탈모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들도 아직 이마가 벗겨지지 않은 상황에 적응하다가 탈모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남성 탈모 환자의 15~20%가 여성형 탈모를 나타내는데 이를 탈모라고 생각지 않고 단순한 머리카락 빠짐 또는 약해지는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치료보다는 탈모 샴푸의 효능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여성형 탈모가 나타나는 나이는 일반적으로 20대 후반부터다. 그러나 이마가 벗겨지는 등의 증상과 달리 눈에 잘 보이지 않아서 주변에서 가리마쪽이 훤해 보인다거나 머리숱이 적어진 것 같다고 얘기해야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 여성형 탈모 역시 치료하지 않으면 머리숱이 매우 적어져 초라한 인상을 주게 된다.
탈모치료의 핵심은 모낭 회복… 반드시 먹고 발라야
탈모를 탈모 샴푸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탈모 샴푸는 두피 밖에 있는 머리카락 자체에 영양을 줄 수는 있어도 두피 속 깊은 모낭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 ‘탈모 치료’란 두피 속 머리카락의 뿌리가 되는 모낭 속에서 일어나는 탈모 반응을 억제해야 하는 치료다. 탈모는 모낭의 형태가 위축되면서 성장기가 짧아져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이미 자란 머리카락이 힘없이 빠지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두피 속 모낭과 모근, 혈관을 정상화시키는 탈모 치료를 받아야 회복될 수 있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이 남성 탈모 환자에게 모낭주사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남성에게 나타나는 여성형 탈모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피나스테라이드 성분의 먹는 약(프로페시아,피나페드,모나등 등)를 복용하면서 주로 많이 빠지는 정수리 부위 등에 미녹시딜을 발라준다. 약을 먹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남성들이 많은데 일단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멈추게 하려면 약을 먹어야 한다. 이 약은 성욕감퇴, 정력저하 등의 부작용이 뒤따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복용을 중단하면 금세 사라지기 때문에 탈모증 치료를 위해서라면 복용이 필요하다. 대개 1~2개월 이상 꾸준히 먹어야 약물이 혈중에 누적돼 유효 혈중약물농도에 도달하므로 약을 불규칙하게 먹거나 며칠 또는 몇주 먹는 것만으로 두피에서 모발이 나오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이 약은 발모 치료 후 머리숱이 상당히 회복될 때까지 먹어야 하며 이후에는 전문의의 처방에 따른다.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는 탈모 초기 모낭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효과가 있고 탈모가 많이 진행된 이후 모낭이 소멸되면 약물의 효과가 적어진다.
모근 재생과 강화에는 PRP·모낭주사·줄기세포 시술
탈모가 더 진행돼 이마가 M자형으로 벗겨지거는 남성형 탈모가 나타나거나, 머리 앞쪽 헤어라인은 유지된 채 정수리 부분만 빠지는 여성형 탈모가 두드러지면 약물요법에 주사요법을 병행하면 좋다.보통 탈모가 30% 정도 진행된 시점에 시행한다.모낭이 살아 있어야 효과적이다. PRP주사와 모낭주사가 대표적인 시술이다.
PRP주사는 자기혈액에서 혈소판을 원심분리해 농축한 혈소판풍부혈장(PRP, Platelet Rich Plasma)을 두피에 주사하는 치료다. PRP 분획은 각종 인체조직의 증식을 돕는 활성물질이 풍부해 탈모 부위의 두피 밑에 주사하면 모근이 강화되고 새로운 머리카락이 빨리 돋아나게 한다.일반적으로 먹는 탈모약은 복용한 지 3~6개월 후에 신생모가 자라는 것이 보이는데 비해 PRP 주사치료는 시술 후 4~6주면 신생모가 성장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모낭주사는 모근의 성장과 두피의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 20여종의 약물 중에서 환자의 탈모 원인에 적합한 것을 골라 혼합해 주사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다. 비타민·미네랄 등 항산화물질,두피혈관확장물질,혈액순환촉진성분 등을 조합해 두피에 주입한다. 모낭주사는 모낭과 돋아난 머리카락에 영양분을 공급해 머리카락이 굵게 자라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강 원장은 “탈모 환자들이 가장 많이 신경쓰는 앞이마 탈모는 머리카락이 잘 자라지 않아 약물치료만으로는 효과가 낮다”며 “이 때 PRP주사와 모낭주사치료를 병행하면 좋다”고 말했다. 두피에 염증이 생긴 여성형 탈모의 경우 미녹시딜을 바르면 염증이 더 심해지므로 이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이들 주사요법이 알맞다.PRP치료와 모낭주사로 헤어라인이 복원되고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하면 이 상태가 유지되고 더 이상 탈모가 진행되지 않도록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줄기세포치료가 탈모에 이용되고 있다. 탈모 환자에서 채취한 혈액에서 혈관형성줄기세포만을 분리해 두피 곳곳에 주사하는 시술이다. 탈모 환자들의 두피 속에는 일반인보다 혈관이 위축돼 있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두피 속에 투입된 줄기세포는 혈관형성에 관여하면서 혈관이 잘 발달될 수 있도록 돕고 결국 혈류가 원활해지면서 모근에 풍부한 영양이 전달돼 머리카락도 자라게 된다. 이 시술을 1회 받은 후에는 모낭주사를 병행하면 효과가 더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