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 및 레지던트 의사들이 ‘근로기본권’을 보장해달라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9일 성명서를 통해 “전공의 50% 이상이 주당 100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근무시간에 기본적인 식사, 수면 시간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명목상 당직업무 외에도 환자 주치의라는 허울 아래 휴일에도 근무를 하는 ‘임의당직’을 수행해 다른 직종에서는 상상조차 못하는 근무형태로 혹사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또 “더 큰 문제는 이런 실태가 하루 이틀이 지난 일이 아니었는데도 개선의 여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는 의사의 인원 편성권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병원신임위원회’가 전공의의 과중한 노동과 업무를 평가할 의지도 없고, 수련평가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에 전공의가 4년 정규 과정(인턴1년,레지던트 3년)을 마치고도 전임의(펠로우)를 해야 수술이나 의료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현상까지 나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전공의 신임평가 항목도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1년도 수련병원실태조사 및 병원신임평가서에 따르면 신임평가항목에는 수련 교육부분 항목에 전공의 근무시간에 관한 항목이 정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고 연속당직에 관해서만 애매하게 항목을 규정하고 있다.
협의회는 이어 전공의 노조를 재창단해 전공의들이 국가가 보장한 기본권인 행복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고, 신임평가기구는 현재처럼 병원경영의 도구로 악용되지 않도록 경영과 무관한 위원들이 꾸려갈 수 있는 공정한 제3의 기구로 이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의 인원과 진료과목을 배정해주는 대한병원협회 산하 병원신임위원회는 전공의 5년 평균 평가 성적이 70% 이상인 병원은 2년, 80% 이상인 병원은 3년의 신임기한을 정해 병원에 전공의 선발권을 부여하고 있다. 5년 미만의 신임병원이 60% 이하의 평가를 받으면 지정이 해제되며 5년 이상의 신임병원이 같은 평가를 받으면 전공의 증원이 제한된다. 전공의협의회는 “신임위원회가 병원을 심사할 때 열악한 경영환경을 이유로 평가항목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평가성적이 만점에서 20~30% 정도 미달된다 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수 있는 페널티가 없어 병원경영에 유리한 쪽으로 신임평가가 이루어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공의들은 불투명한 미래와 인권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2006년 전공의 노조 결성이 본격적으로 추진됐지만 현재까지 유명무실한 상태다. 전공의협의회는 1만7000명의 전공의들을 규합해 오는 14일 임시총회를 열고 노조결성 등 향후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