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오랫동안 내리지 않았던 비가 장마철에 한 번에 내리면서 평년보다 최대 2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벼락과 돌풍을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국지성 집중호우도 내릴 전망이다. 우리나라 장마철은 고온다습한 특징이 있어 불쾌지수가 크게 높아진다. 장마철에는 불쾌지수가 높아 몸과 마음이 축 늘어진다.습도가 높아 땀 발산이 잘 이뤄지지 않으므로 내분비계나 신경계의 균형이 깨지고 대사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질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일교차가 큰 날씨 때문에 인체 저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전염되기 쉽다. 따라서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신장병 천식 등을 앓고 있는 만성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도 건강관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음식도 빨리 상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지나친 에어컨 사용 등으로 냉방병이나 여름감기로 고생하기도 한다. 장마철에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위험 질환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세균 번식 왕성 … 끓여먹고 손 자주 씻어야 식중독 예방
고온다습한 조건에서는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의 번식이 활발해진다. 날 음식이나 소독이 되지 않은 물을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여름에 먹는 해산물은 ‘잘 먹어야 본전’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bulnificus)’라는 세균에 노출돼 있다. 이 세균은 오염된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거나 해안지역에서 낚시 및 어패류 손질을 하다 상처가 난 피부에 균이 침입하고 심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킨다. 비브리오 패혈증에 감염이 되면 1∼2일 후부터 갑작스러운 오한과 발열, 피로감,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설사와 구토 등의 증상이 뒤따른다.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또 다른 질환으로는 세균성 이질이 있다. 오염된 물과 음식물 등을 통해 전파된다. 급성 대장염을 일으키며 전염력이 강하며 구토 등 초기 증세에 이어 하루에 수차례씩 설사 증상을 보인다. 4세 이하 어린이와 60세 이상 노인에서 발병률이 특히 높다. 장마철에 갑자기 설사가 잦아지면 일단 지사제 사용은 피한다. 장 속의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대중음식점이나 휴가지에서 차고 불결한 음식과 물을 섭취하면 웬지 모르게 뱃속이 거북한 장염에 걸리기 쉽다. 일반적으로 상한 음식물을 섭취한 지 72시간내 발병하면 식중독이다. 그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면 장염이라고 부른다. 여름철 식중독은 야외유원지,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 등에서 집단발생하는 경우가 흔한데 특히 우유 치즈 크림 마요네즈 같은 음식이 변했거나 부패됐는지 주의해야 한다.신선한 음식을 먹었다 해도 여름에는 위장이 무기력해져서 소화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이 때문에 음식이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잠재된 세균이 장내에서 번식할 수도 있다.이를 막으려면 날 어패류나 비온 직후 출하된 생야채를 먹는 것을 삼갈 필요가 있다.
장염은 크게 급성 감염성 장염과 만성 비감염성(단순성) 장염으로 나뉜다. 급성 장염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일어난다. 세균성은 △세균 자체가 문제를 일으키는 감염형(병원성 대장균,장염 비브리오,살모넬라,캄필로박터) △균이 분비한 독소가 문제를 일으키는 독소형(황색포도상구균 보톨리누스) △혼합형(세레우스균)으로 나뉜다. 이질 콜레라 장티푸스 등 장마철 수인성 전염병에 의한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단순성 장염은 스트레스 폭음 폭식 식품 및 약물 알레르기에 의해 나타난다.
다행히 식중독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 치유된다. 하지만 유아나 노인 등 노약자는 설사, 구토 때문에 탈수에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설사가 사흘 이상 계속되거나, 고열이 나거나, 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여름철 식중독을 피하기 위해서는 해산물을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식중독균이 분비하는 독소는 끓여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음식물 관리나 보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을 조리할 때 손을 자주 씻어 깨끗한 손으로 신선한 재료를 다뤄야 한다. 바로 요리해서 곧바로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 두면 무조건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냉장보관을 하면 세균증식이 느려지기는 하지만 완전히 차단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냉장고를 과신해서는 안되며 조리후 2일이상 지난 음식은 미심쩍다 싶으면 폐기하는게 바람직하다.
식중독·장염의 응급처치·식사요법·약물요법
식중독·장염으로 고열 복통 구토 설사가 나타난 다음에는 심한 탈수로 인해 쇼크에 빠질 수도 있다. 장염이 오래가면 잘 먹지 못하고 먹어도 소화와 흡수에 장애가 생겨 영양실조에 걸리므로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식중독에 걸렸을 때 하루쯤 금식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끓인 물이나 보리차 1ℓ에 찻숟갈로 설탕 4숟갈,소금 4분의 3 숟갈,중탄산나트륨(중조) 1숟갈,오렌지주스 1컵을 타서 마시면 몸에 잘 흡수된다. 종전에는 식중독 환자에게 절대적인 금식을 권했으나 최근에는 환자가 요구하면 어느정도 칼로리나 전해질이 포함된 물을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그러나 급성기에는 우유나 유제품,야채 같은 고섬유질 음식,고지방음식,신 음식,커피 코코아 콜라 등과 같은 카페인을 함유한 자극성 음료는 삼가야 한다.
음주도 물론 금물이다.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담백한 음식부터 섭취한다. 심하게 반복될 경우에는 하루 정도 음식물 공급을 중단하고 미지근한 차나 전해질이 많은 이온음료로 수분을 섭취한다. 상태가 호전되면 유동식을 먹는다. 혈압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다리를 높이고 머리를 낮춘다.
가정구급치료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는 먹는 수액제나 정맥주사하는 수액제로 수분과 열량을 공급한다. 경미한 설사증세가 있으면 꿀물, 묽게 탄 소금물을 마시는게 맹물을 먹는 것보다 낫다.세계보건기구(WHO)는 물1ℓ에 포도당20g,염화나트륨 3.5g,중조 2.5g,염화칼륨 1.5g을 탄 것을 경구용 수액제로 권하고 있다. 오심 구토가 심해 수액을 먹기 곤란하거나 의사 판단으로 전해질과 영양분을 신속히 공급할 필요할 있을 때에는 정맥주사를 실시한다.
항생제요법은 이질 콜레라 장티푸스 등에 의한 식중독에는 사용할 수 있으나 독소형 식중독에는 효과가 의문시되므로 의사의 판단에 따라 실시한다. 설사를 멎게 하는 지사제,복통을 가라앉히는 진경제는 장운동을 저하시켜 세균의 배출을 막고 회복을 늦추므로 삼가는 게 좋다.
식중독 초기에는 적절한 수분 전해질 열량의 공급돼야 신체가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경구용 또는 주사용 수액제로 증상의 악화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장마철 접촉성 피부염과 무좀 완선 아토피 대처법
집중호우로 실내로 흙탕물이 흘러 들어올 경우 분뇨, 부패한 음식찌꺼기, 유해화학물질, 기름 등이 섞여 있어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쉽다. 철저한 소독과 말리기, 식중독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 집안소독은 실내가 웬만큼 건조해진후에 해야 살균효과가 높게 나타난다. 비나 오물에 젖은 음식은 상하기 쉬우므로 버리는 게 바람직하다.
자극성 있는 유해화학물질이 살갗에 닿으면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수 있고 높은 습도로 인해 무좀 습진에 걸리기 쉽다. 예방을 위해 피부에 묻은 오염물질을 자주 씻어내고, 살갗이 겹치는 부위를 항시 닦고 말린다. 또 연약한 피부에 항생제나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의 저항력이 떨어져 세균감염이 우려되므로 삼가는 게 좋다.
무좀에 걸린 환자는 땀 흡수가 잘 되는 면양말을 신는다. 맨 발에 통풍이 잘 안 되는 운동화나 구두를 신는 것을 피해야 한다.
발에서 땀이 워낙 많이 나면 두 켤레를 준비해 교대로 신고, 신지 않는 신발에는 제습제를 넣어두거나 햇볕에서 말린다.
사타구니에 생긴 완선을 습진으로 알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오히려 악화되기 쉽다.사타구니 주변에 가려움증을 동반한 습진이 생겼다면 피부과를 찾아 치료받는 게 좋다.곰팡이에 의한 피부질환은 자주 씻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풍기나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해 물기가 남지 않도록 잘 말린다.
덥다고 팬티를 벗고 알몸으로 자면 고환에서 계속 열이 발산되고 이를 냉각시키기 위해 땀이 배출되면서 더욱 습하게 되므로 얇은 잠옷이나 팬티를 입어두는 게 바람직하다. 잘 때는 삼각팬티보다는 사각팬티가 땀 흡수와 통기에 유리하다. 여성들은 망사팬티나 레이스 장식이 된 속옷보다는 땀 흡수력이 좋은 면으로 된 속옷을 입도록 한다.
아토피 피부염은 대개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완화되고, 건조해지는 가을에는 심해지는 특성을 보이나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한의학적으로 아토피는 열감을 동반한 가려움증이 있고 진물과 홍반이 나타나는 염증형과 피부색이 어둡고 가려움증이 상대적으로 약한 건조형으로 구분된다. 조월태 단한의원 원장은 “장마철에는 염증형 아토피가 심해진다”며 “이를 완화시키려면 자주 씻되 물기를 잘 닦고 머리 등은 금세 말리고 햇볕드는 날에는 침구류를 일광소독하고 실내 습도를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냉기가 직접 닿으면 걸리기 쉬운 냉방병
장마 기간과 전후의 고온다습한 기후는 노약자, 영유아, 평소 호흡기가 약한 사람의 저항력을 떨어뜨려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하거나, 감기나 폐렴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 이들 호흡기질환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고, 방에 불을 넣어 환기와 건조에 신경쓰는게 필요하다. 장롱틈 등에 신문지나 습기제거제를 끼워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고온다습함으로 인한 불쾌감을 해소하기 위해 에어컨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몸의 피로나 감기 등을 부른다. 냉방병은 실내와 외부 온도가 5도 이상 차이가 날 때 생긴다. 특히 에어컨에서 나오는 냉기가 몸의 일부에 직접 닿으면 냉방병에 더 잘 걸린다. 즉 가정용 또는 소형 점포용 냉방기가 중앙집중 방식보다 냉방병을 일으키기가 쉽다. 이 때문에 에어컨 등을 쓸 때에는 환기에도 신경쓰고 찬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냉기가 사람이 모여 있지 않은 쪽으로 향하지 않게 한다. 한참 더울 때만 잠시 강하게 사용하는 것보다는 약하게 여러 시간을 틀어놓는 것이 좋다. 실내외 온도차는 5도 이상 나지 않게 하고 건강과 전기절약을 위해 실내온도를 25도 이하로는 낮추지 않는 것이 권고된다. 과도한 냉방을 하는 사무실에서는 지나치게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긴소매 옷이나 덧옷을 입도록 하고, 관절염이 있다면 무릎 덮개로 관절을 덮어 냉기에 관절이 직접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세균 못지 않게 곰팡이도 무서운 존재다.장마철에는 곰팡이가 급속도로 증식해 그 포자가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와 천식이나 기관지염,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할 수 있다.따라서 에어컨,제습효과가 있는 공기청정기,선풍기를 이용해 실내를 건조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에어컨을 처음 가동할 때 필터를 교환하거나 세척 후 건조시켜 사용해야 한다.침구류를 잘 말리는 것은 기본.욕실이나 싱크대 등에 있는 곰팡이를 살균제나 세제로 제거한다.
고온다습과 큰 일교차로 눈에도 감염성 질환 유발
장마철에는 면역력이 약해져 전염성 안과질환도 발생하기 쉽다. 대표적인 게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유행성결막염. 전염 속도가 매우 빨라 위험하다. 충혈과 가려움, 눈물 등을 동반하는 유행성결막염은 인후염이 동반된 결막염으로 증세가 다르게 발현될 수 있다.
또 다른 유행성 눈병으로는 일명 ‘아폴로 눈병’이라 불리는 ‘급성 출혈성결막염’이 있다.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이 질환은 가려움, 눈물 등 결막염 증세와 더불어 결막에 출혈이 일어나 눈이 빨갛게 충혈되는 게 특징이다.
홍세희 밝은세상안과 전문의(서울 강남구 신사동)는 “장마가 지속되고 물놀이를 즐기는 여름철에는 물속의 미세한 오염물질이 눈 점막을 자극해 각종 안과질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장마철 눈병에 감염되면 즉시 치료받아야 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 시력저하를 일으키는 2차 감염을 막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영유아나 노인, 콘택트렌즈 착용자는 심한 각막염이나 2차 감염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하고 위생관리가 어려운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게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짙은 아이라이너와 풍성한 마스카라,골드와 화이트 펄을 가미한 펄 아이섀도 같은 화장은 여름에 눈으로 흘러들어 알레르기성 결막·각막염이나 안구혈관수축을 초래하므로 주의한다.
장마철이면 관절염으로 뼈가 쑤시는 이유
장마가 한창일 때 밤만 되면 관절통 오십견 통풍 치통 등으로 잠자리를 설치는 사람이 있다.가뜩이나 짧은 여름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다보니 더욱 피곤이 쌓이게 마련이다.장마철의 높은 습도와 낮은 기압이 원인이다.
관절염 환자가 낮보다 밤에 더 아픈 이유는 낮과 밤에 느끼는 자극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낮에는 많이 움직이고 다른 활동에 신경을 쓰느라 심하지 않은 통증은 뇌가 잘 인지하지 못한다.그러나 밤에는 특별한 자극 없이 누워서 휴식을 취하게 되므로 낮에 무감했던 통증을 느끼게 된다.
낮 동안 피로가 누적되고 이로 인해 면역반응이 약해지는 것도 원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밤에 기온이나 기압이 떨어져 관절 주위의 혈액순환이 정체되고 인근 신경전달의 전기신호에 잡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울러 관절염으로 비정상적으로 뼈 모양이 바뀌면서 혈관이 수축되고 혈관 내 혈압이 증가한다.관절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지각 신경을 직접 자극하고 관절내 혈압이 상승한다.이에 따라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완화됐다가 활동하면 다시 심해지는 게 반복된다.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이를 방치해두면 밤에 느끼는 통증의 정도가 점차 커진다”며 “야간 통증이 있다는 것은 이미 관절질환이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신호이므로 낮에 통증이 가셨다고 방심하지 말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찜질과 스트레칭으로 혈액순환과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는 게 1차적인 관절 통증의 극복 대책이다.
통풍도 장마철에 기승 … 관절이 붓고 열난다
통풍은 요산이 관절 안에 쌓여 발가락 관절이 붓고 열이 나는 질환이다. 주로 초저녁에 첫 번째 극심한 통증 발작을 일으키므로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신속히 약물 치료에 나서야 한다.바삭하게 튀긴 치킨에 시원한 맥주 한두 잔을 즐기다보면 이들 음식에 들어있는 퓨린 성분 때문에 통풍이 더욱 악화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어깨 관절과 주위 근육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오십견도 중증으로 발전하면 통증 때문에 밤에 자다가 몇 번이나 깨게 된다. 이미 ‘밤 통증’이 시작된 오십견은 치료하기 힘들다. 오십견은 흔히 혈액순환장애나 목디스크(경추간판탈출증)로 오인하기 쉬우므로 정확한 진단 아래 조기 치료해야 한다.
관절염과 오십견은 일반적으로 온찜질이 좋으나 관절에 열이 나고 붓는 급성기에는 냉찜질을 해야 한다. 반대로 열이 나거나 부기가 생긴 것도 아닌데 평소 냉찜질을 하면 관절이 굳어진다.따라서 정확한 원인을 찾은 후 온찜질 냉찜질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충치·풍치가 여름철 야간 치통 불러
장마철 치통은 치아 속 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치수염’이 주된 원인이다. 낮엔 괜찮다가도 잠자리에 들려고만 하면 맥박에 맞춰 쿡쿡 쑤시듯 이가 아린다. 누우면 머리 쪽으로 혈액이 몰려 치아 속 혈관이 확장되면서 치아신경이 심장 뛰는 리듬에 맞춰 주기적으로 통증을 감지하는 것이다.
치수염은 대부분 충치가 깊거나 치아에 금이 간 경우에 생긴다. 처음에는 찬물에만 통증을 느끼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뜨거운 물에는 아픔을 느끼고 찬물에 반응하는 통증은 사라진다.잇몸질환이 심한 경우에도 밤 치통이 나타난다.치수염이 바늘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라면 풍치에 의한 치통은 뻐근하고 둔중한 통증이며 아주 심한 경우에는 치수염과 비슷한 통증이 나타난다.
야간 치통이 오면 응급처치로 진통제를 이용하거나,얼굴이 부어오른 자리에 얼음 찜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침이 되면 곧바로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치수염이 있는 치아는 감염된 치수를 제거하고 그 부분을 적당한 재료로 메우는 신경치료(근관치료)를 함으로써 치아를 빼지 않고 살릴 수 있다.잇몸질환의 경우에는 잇몸 속에 들어찬 염증과 세균을 완벽히 제거하는 잇몸 수술을 하면 된다. 안홍헌 이롬치과 원장은 “잇몸질환으로 인한 통증은 치수염만큼 심하지 않아 방치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이럴 경우 옆의 정상 잇몸까지 염증과 통증이 확산되고 치조골까지 파괴돼 한번에 여러 개의 치아를 빼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므로 조기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주를 부르는 장마철의 계절성 우울증
장마철에는 인체도 영향을 받아 뇌에도 먹구름이 끼기 십상이다. 날이 흐리거나 비가 내릴 때 없던 우울감이 엄습한다면 일시적인 장마철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우울증은 불면증, 식욕저하가 발생하지만 장마철 우울증은 그 반대로 잠이 너무 많이 와서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지내고 식욕이 왕성해져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나고 체중도 늘어나게 된다.
서호석 서울 강남차병원 정신과 교수는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20%안팎 늘어난다”며 “이 중 상당수는 완치된 사람이 1년여만에 다시 찾아온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일조량과 우울증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본래 계절성 우울증은 늦가을부터 초겨울에 심하지만, 장마철에도 일조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어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일조량이 감소하면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세라토닌이 적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우울증 환자들은 비가 오다보니 집에만 틀어박혀 대외활동을 줄이고 운동도 하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예전에 있었던 우울증이 재발하고 현재 치료중인 환자도 갑자기 증세가 심화되는 양상이다.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과 교수는 “잘 치료받던 환자들이 급격히 기분이 다운되는 경향을 보이면 약용량을 늘리거나 광(光)치료를 처방한다”며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푸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기 때문에 일부러 계획을 짜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햇빛이 나면 틈틈이 야외활동을 즐기라”고 권했다.
장마철 우울증으로 기분이 울적해지고 쉽게 피곤함을 느끼며 의욕이 사라지면 많은 사람들이 술을 찾고 과도한 음주로 이어지는 현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우울한 기분으로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심장박동수가 크게 늘어나는 등 심혈관계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과도한 음주는 알코올성 심근증,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장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활력을 되찾기 위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습관과 규칙적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 또 수영과 근력운동을 1주일에 1~3회 반복하면 세로토닌이 뇌에서 자연 생성돼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다.
황선재 원주연세대병원 가정의학과 전공의는 “비타민C가 많은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 트립토판이 풍부한 열대과일(망고 바나나 등)을 즐기면 기분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며 “초콜릿과 커피처럼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은 뇌를 자극하므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