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현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선정하는 ‘2012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다. 수상자는 대통령 상장과 상금 3억원을 받는다.
윤보현 교수는 임신 35주 이전에 태어난 123명의 신생아를 3년간 추적조사해 조산아가 겪는 뇌성마비나 만성 폐질환의 핵심 원인이 양수 등 자궁 내 감염이라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윤 교수가 이를 밝히기 전까지 태아 사망이나 뇌성마비의 주원인은 분만 과정에서 태아에게 발생하는 저산소증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조산은 전체 산모 중 8%가 경험하는 것으로, 신생아 사망 원인의 85%가 조산이며 생존한다고 해도 후유증을 앓게 되는 경우가 많다.
윤 교수는 또 자궁 내 염증을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MMP-8 rapid kit), 자궁 내 세균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 요법을 개발해 이후 서울대병원의 조산아 사망율과 뇌성마비를 2002년 이전에 비해 각각 20%씩 감소시켰다. 선천성 신생아염증과 패혈증 역시 현저히 줄었다.
윤보현 교수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접하는 질환 중 가장 빈도가 높고 후유증이 심각한 것이 조산 합병증"이라며 "이를 지켜보는 게 매우 안타까워 진짜 원인을 밝혀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연구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태아손상과 조산에 대해 약 170편의 SCI 논문들을 발표했으며 45회 이상 인용된 논문이 45편(H-index:45)으로 노벨상 수상자의 평균치(물리학의 경우 H-index:41)를 상회했다. 상대적으로 좁은 연구 분야인 산과학에서 그의 논문 인용률이 이처럼 높다는 것은 윤 교수의 연구 성과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2012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윤보현 교수(왼쪽에서 두번째,세번째) 부부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과 수상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