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5일부터 편의점 등 약국 외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13개 품목이 결정됐다. 보건복지부는 5일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 3차 회의를 열고 편의점에서 판매될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당초 20개 품목이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선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생산 되지 않은 일부 품목을 제외한 13개 품목만이 선정됐다.

 

해열진통제로는 타이레놀정 500㎎과 타이레놀정 160㎎·어린이용타이레놀정 80㎎·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어린이부루펜시럽등 5품목, 감기약으로는 판콜에이내복액·판피린티정 등 2품목, 소화제는 베아제정·닥터베아제정·훼스탈골드정·훼스탈플러스정 등 4품목이 지정됐다. 붙이는 파스에는 제일쿨파프와 신신파스아렉스 등 2품목이 선정됐다.

안전상비의약품은 일반의약품 가운데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안전성이 상당 부분 입증돼 환자 스스로 판단해 가벼운 증상에 시급하게 쓸 수 있는 품목이다. 약국 외 판매 장소는 △지역주민의 이용이 편리하고 △위해의약품의 회수가 가능하며 △24시간 연중무효로 운영되는 곳이어야 한다. 의약품 안전성 확보를 위해 소비자는 1일 복용분에 한해 소포장으로 된 약을 구입할 수 있고, 편의점 직원은 사전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하며 만 12세 미만 아동에게는 판매가 금지된다.  
 
복지부는 위원회 의견에 따라 제도 시행 6개월 후 소비자들의 안전상비의약품 사용실태 등을 중간 점검해 시행 1년 후 품목을 재조정키로 하고, 추후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조정을 위한 검토와 논의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13개 품목 외에 지사제, 제산제, 진경제 등의 추가 지정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지정된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필요성 여부를 놓고 이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원종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안전상비의약품 지정기준을 충족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품목을 우선적으로 검토했다”며  “품목이 정해진 만큼 포장단위·표시기재 변경 등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안전상비의약품 약국외 판매 허용으로 약가인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약업계는 내년부터 추가 매출이 생겨 장기적으로 보면 수익이 늘어나고, 리딩 업체의 입지가 더욱 강고해지는 등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제약사 중 상당수는 매출상승 등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해당 A제약사 관계자는 “시행 초기에 전국의 약국외 장소에 물량이 깔리면서 일시적으로 매출은 상승하겠지만 그만큼 소비자들이 분산돼 약국판매 매출은 감소할 것”이라며 “이미 시장이 확보된 제품들이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선정돼 시장점유율면에서도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상비의약품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동일성분의 의약품 중 한 두 품목만 11월부터 편의점 판매가 가능한 상황이라 제약사들의 특혜시비가 일어날 우려가 있다. 결국 동일성분 일반의약품이 안전상비의약품으로 확대되는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사례에서도 안전상비의약품 약국외 판매 시행 초기에는 소수의 의약품으로 시작했지만 품목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