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암 환자라도 한명 있으면 온가족이 모두 암환자라도 된 기분이 드는 게 한국인의 가족애요,암이란 질환이 갖는 고유한 특성이다. 이런 위기를 겪을수록 가족들이 정신을 차리고 현명한 치료를 모색해야 한다. 항암제 치료를 받는다면 환자가 투여받게 될 약이 무엇인지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정보는 많아도 이를 이해할 능력이 없으면 답답한 노릇이다. 수술 전후에 종양을 위축시키거나 재발을 막을 목적으로, 또는 수술이 불가능해 연명 또는 증상완화 목적으로 투여하는 항암제의 효능에 관한 의학용어를 이해함으로써 암환자와 가족들의 궁금증을 풀어보려 한다. 박근칠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생존율
생존율(survival rate)은 암 환자가 치료 시작후 일정 기간이 지나 몇 명이 생존하느냐의 비율을 %로 수치화한 것이다. 흔히 1년 생존율, 5년 생존율을 많이 쓴다. 1년 생존율은 말기 폐암처럼 기대 생존기간이 길지 않은 경우에, 5년 생존율은 상당히 예후가 좋은 경우에 사용한다. 암은 완치되지 않고 언제든지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추적하기도 어려워 통상 5년 생존율을 생존 여부의 척도로 잡는다.
전체생존기간(OS:overall survival)은 치료 시작후부터 사망에 이르는 시간인데 환자별 편차가 크기 때문에 통상 평균(average)이 아닌 중간값(median)을 기준으로 삼는다. 치료 또는 임상시험 중 사망하지 않은 환자는 확인된 가장 긴 시간으로 산정해 계산한다.
증상의 경과
항암제의 치료효과는 주로 반응률(RR, response rate)로 평가한다.반응률은 암의 크기가 줄어든 정도인데 예컨대 육안으로 면적이 25㎠인 암이 4㎠로 줄었다면 반응률은 84%가 된다. 객관적 반응률(ORR)은 사전에 정의된 최소한의 기간 동안, 사전에 정해놓은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어떤 항암제든 단독으로 썼을 때 20%이상의 반응률이 나와야 효과가 있다고 인정한다.항암제의 반응률과 환자의 생존율은 무관하거나 정비례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종양이 완전소실되는 것을 완전반응(CR, complete reaction), 종양의 크기가 30%이상 감소하는 것을 부분반응(PR, partial reaction)이라고 한다. 종양 크기가 20%이상 증가하면 진행(PD, progressive disease),PR도 PD도 아닌 경우에는 불변 또는 안정병변(SD,stable disease)이라고 한다.
무진행 생존기간(PFS, progressive-free survival)은 진행(PD)이 아닌 상태의 사람이 진행 또는 사망에 이르기 전까지 생존한 기간을 의미한다. 진행소요기간(TTP, time to progressive)은 PD나 사망에 이르기 전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약물을 투여해 CR 또는 PR 상태에 있는 기간을 반응기간이라고 한다.
질병의 증후가 감소 또는 소실되는 것을 관해(寬解,response remission) 또는 완화라고 한다.각종 검사결과 질병의 증후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완전 관해, 종양의 크기가 많이 줄고(보통 최소 50%이상) 증상이 악화되지 않았다면 부분 관해라고 한다.
삶의 질
암환자의 삶의 질은 활동도(PS,performance status)와 내약성(tolerability)에 좌우된다. 활동도는 미국암연구소(ACR)가 정한 4단계로 분류되는데 1∼2단계는 혼자서도 어느 정도 활동히 가능하지만 3∼4단계는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거나 혼자서는 움직일수 없는 경우다.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활동도가 3∼4단계이면서 4종류 이상의 부작용이 나온다면 약물투여를 중단하는 게 권고된다.
이처럼 항암제의 효과를 평가할때 기존 표준항암제는 암 크기가 줄어든 것만 카운트하고 최소치의 반응률이 얼마 이상인가를 따진다. 반면 암 중에서도 난치성이거나 말기일 때 쓰는 표적항암제는 암 크기가 줄어든 것과 그대로 있는 것을 함께 헤아리고 최대치의 진행률을 얼마나 낮췄는지를 따지므로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