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접종만으로 금연에 도전할 수 있는 백신이 곧 나올 전망이다. 2일 BBC 온라인판에 따르면 미국 웨일 코넬 의대 연구진은 지난달 27일 체내에 들어가는 니코틴을 막는 항체를 생성하는 백신을 개발했다. 이 백신은 흡연자가 담배를 피워도 니코틴의 효능을 전혀 느낄 수 없게 해 준다. 기존의 니코틴 중독 치료제는 니코틴이 뇌의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게 막는 원리다. 하지만 뇌에 작용하다 보니 부작용이 많고 약을 끊으면 다시 뇌가 원상태로 돌아간다. 약을 먹어도 금연 성공률은 20%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 백신은 다르다. 담배 연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이 뇌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원리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생쥐 실험에서도 그 효과가 입증됐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생쥐의 몸에서 니코틴에만 결합하는 항체를 찾아내 이 항체를 만드는 유전자를 니코틴에 중독된 생쥐에게 주사했다. 시험결과 생쥐의 간에서는 니코틴 항체가 분비됐다.
이후 니코틴을 주사했더니 83%가 항체에 붙잡혔다. 니코틴은 분자가 작아 혈관과 뇌를 막는 장벽을 쉽게 통과하지만, 항체와 결합하면 크기가 커져 뇌로 들어가지 못한다. 니코틴이 뇌의 보상중추로 들어가지 못하면 담배를 아무리 피워도 쾌감이 없어 자연적으로 담배를 끊게 된다는 것. 또, 한 번 주사 후 18주가 지나도 계속 니코틴 항체를 만들어낸다. 이 백신은 영장류 실험을 거친 뒤 임상시험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