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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이 중년 남성을 공격하면 해법은?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06-26 15:11:45
  • 수정 2013-05-05 00: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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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릴리 저용량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 두마리 토끼 동시에 잡는 약으로 인정

중년을 지난 남성에게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배뇨를 어렵게 해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고민거리다. 별개의 질환인 것 같아도 신기하게도 발병률에 있어 상호 비례관계가 높다.
국내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발기부전 환자의 85.2%가 전립선질환을 갖고 있었다. 핀란드에서 수행한 추적연구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을 가진 남성의 발기부전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3배나 높았다. 유럽비뇨기학회지에 게재된 한 논문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과 성기능장애 환자 중 두가지 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사람은 50%를 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두가지 질환이 왜 동시에 나타나고 이를 한꺼번에 치료할 수 없을까.


남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쌍둥이 질환

전립선비대증은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영국비뇨기학회지(BJU)에 게재된 한 논문에 따르면 아시아 중년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76%가 야간뇨와 이로 인한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71%는 전립선암에 대한 공포, 66%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무엇보다도 66%는 성생활의 질적 저하를 호소했고, 47%는 전립선비대증과 관련 깊은 하부요로증상(LUTS)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지장있음을 인정했다.
발기부전도 마찬가지다. 30~40대 이상 남성의 52%남짓이 호소하는 발기부전은 사회생활의 위축과 우울증을 초래한다.하부요로증상은 특정질환은 아니지만 전립선 부피의 확장,요도 압박 및 폐색, 방광자극 등을 호소하는 증상군으로 전립선 비대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고 배뇨근 과잉반응 등 복합적인 요인이 걸려 있다.
하부요로증상은 발기부전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유럽비뇨기학회지의 한 논문에 따르면 독일에서 30~80세 남성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역학연구 결과 발기부전 환자의 72.2%가 하부요로증상(LUTS)을 갖고 있었다.반면 발기부전이 없는 사람은 37.7%만이 LUTS를 보였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하부요로증상은 발기부전 위험을 2배, 사정 감소 가능성을 2배, 사정시 통증 가능성을 6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이 함께 발생하기 쉬운 이유는 두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이 같기 때문이다. 발기부전은 음경에 공급되는 동맥혈류의 부족이 원인인데 이런 만성 허혈은 방광의 순응도와 신축성을 떨어뜨리고 전립선 구조의 변형을 초래하기 쉽다. 따라서 발기부전이나 전립선비대증 중 한 질환을 가졌다면 다른 질환도 가졌거나 앞으로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이유는 음경혈관내피세포에서 분비되는 산화질소가 감소되면 방광과 전립선에 인접한 평활근의 증식을 초래해 방광의 과잉반응과 전립선 비대를 유도하기 때문이다.발기부전에서도 산화질소의 감소는 공통된 현상이다.아울러 나이가 들면 α-교감신경계에 작용하는 로키나제경로(Rho-kinase pathway)가 활성화돼 전립선과 음경평활근이 수축되고 이는 방광폐색과 발기부전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남성쌍둥이질환이미지2.jpg


어떻게 감별하고 치료하나

발기부전은 기질적 또는 심인성 원인에 의해 남성의 성기가 발기되지 않거나, 발기상태가 지속되지 않아 성행위를 할 수 없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었을 경우 발기부전으로 정의한다.
전립선비대증은 오줌줄기가 약해 자주 끊기고, 소변을 봐도 덜 본듯한 잔뇨감이 들며, 소변 볼 때 힘을 줘야 하거나 한참 기다려야 하는 경우다. 또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보며, 급박해서 참지 못하는 경우가 나타나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성원 대한남성과학회장(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은 “아시아 노인의 72%가 성적인 의욕이 왕성하지만 68%는 사정장애, 63%는 발기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수명이 연장되면서 노년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활발하고, 하부요로증상을 방지하면 자칫 응급 뇨폐색으로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부요로증상과 발기부전을 동반하는 환자의 숫자는 50대 이후 나이와 뚜렷한 비례관계를 보이며 증가한다.
나이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두 질환을 한꺼번에 잡으려면 그 근거가 되는 기초질환을 치료해야 한다.발기부전 환자의 70%가량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40%가 심장관상동맥경화증을 가지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3분의 2가량이 발기부전을 호소한다. 따라서 이들 만성질환 및 대사증후군,심혈관질환을 먼저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두마리 토끼 한꺼번에 잡는 치료약물 등장

전립선비대증에서 수술치료는 후유증이 적잖은데다 환자들이 대개 노인층이어서 중증 환자가 아니면 되도록 약물치료하는 게 권장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에는 알파-교감신경을 차단해 전립선 및 요도와 인접한 근육의 압력과 긴장을 낮추는 ‘알파차단제’와 전립선에서 안드로겐 작용을 억제해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안드로겐 억제제’(5알파환원효소억제제)가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안드로겐 억제제는 발기력저하 정액감소가 심하고 그 다음으로 1세대 알파차단제(테라조신 독사조신 등), 2세대 알파차단제(탐술로신 등) 순서로 발기부전 부작용 빈도가 높은 편이다.
먹는 발기부전약으로는 음경의 혈류를 막는 ‘PDE5 효소’의 발현을 억제해 발기를 돕는 ‘PDE-5 억제제’가 처방된다.PDE-5 억제제와 알파차단제를 함께 사용하면 저혈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이에 따라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약물이 고려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릴리의 시알리스(타다라필) 저용량(5㎎)이 국내선 처음으로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동시에 치료하는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았다.시알리스 5㎎은 원래 매일 한번 복용함으로써 발기유지능력을 갖추게 하는 약으로 허가받았으나 이번에 적응증 추가 승인으로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단독으로 투여할 수 있고,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이 동시에 나타난 경우에도 처방할 수 있게 됐다.
이성원 교수는 “시알리스 5㎎ 매일 복용법이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약물 가짓수와 복용량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며 “두 질환의 동시개선 효과는 빠르면 1주후,늦어도 4주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다만 발기부전치료제는 건강보험 비급여 대상 품목이고 알파차단제 등은 급여가 이뤄지는 품목이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나 발기부전 치료에 이렇다할 의향이 없는 환자는 더 많은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
시알리스가 전립선비대증을 개선하는 정확한 약리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은 발기부전 환자와 마찬가지로 PDE-5(phosphodiesterase-5: 음경해면체의 혈류를 증가시키는 cGMP를 분해하는 효소)가 전립선에 동일한 양상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PDE-5를 억제하면 전립선비대증이 억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임상연구에서 시알리스를 투여하면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이 동시에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PDE-5억제제 중 고용량만 있는 제품은 약물 자체의 부작용이 커서 전립선비대증 개선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이데나(유데나필) 저용량도 전립선비대증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임상시험을 통해 적응증을 인정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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