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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피임약 재분류 공청회, 찬반 논란 팽팽
  • 홍은기 기자
  • 등록 2012-06-15 19:58:06
  • 수정 2012-06-19 17: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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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약청, 긴급피임제 연령제한·여성직접구입 방안 검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7일 발표한 의약품 재분류안에 따라 운명이 맞바뀐 ‘사전피임제’(일반피임약)와 ‘긴급피임제(사후(事後)피임제, 응급피임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관하고 식품의약안전청이 주최하는 ‘피임제 재분류(안)’에 관한 공청회에서는 긴급피임제의 일반약 전환을 반대하는 의견과 사전피임제와 긴급피임제 모두 일반약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의견, 식약청의 재분류안을 찬성하는 의견 등 세 갈래 주장을 펴는 패널들이 열띤 자기주장을 펼쳤다.
서울 여의도 한국화재보험협회 강당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선희 식약청 의약품심사부장은  ‘피임제 재분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피임제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이 필요하고 의무적으로 복약지도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청소년 등 미성년자의 피임제 사용에 대해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도록 연령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피임을 원하는 여성 본인이 직접 구입하는 것을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피임제의 표시기재 사항을 개선해 외부포장에 ‘긴급용’, ‘청소년 등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등의 문구를 기재토록 할 것”이라며 “올바른 피임제 사용을 위한 적극적인 교육·홍보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의약단체, 종교계, 여성계, 시민단체, 언론 등을 대표하는 총 12명의 패널들이 참여해 각자의 의견에 목소리를 높였다. 긴급피임제의 일반약 전환을 반대하는 의견을 낸 곳은 천주교, 낙태반대운동연합, 대한산부인과학회, 한국생명윤리학회 등이다. 강인숙 한국천주교주교회 생명운동본부 생명위원은 “낙태를 줄이기 위해서는 피임약을 확산시키기보다 청소년이 성관계를 왜 이렇게 쉽게 생각하게 됐는지 원인을 찾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어 김현철 낙태반대운동연합 회장은 “현재 국내의 피임 인식도와 사전피임율, 피임제 오남용 실태 등을 고려할 때 긴급피임제의 일반약 전환은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며 “여성은 남성에게도 피임을 요구하고 무분별한 긴급피임제를 거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안나 대한산부인과학회 정책위원은 “긴급피임제는 고용량의 호르몬으로 자주 복용하면 효과가 줄고 부작용이 크다”며 일반약 전환에 반대했다.
사전피임제와 긴급피임제 모두 일반약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곳은 대한약사회, 경실련, 녹소연, 여성민우회 등이다.
김대업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미혼여성은 자기 이름으로 피임제 처방 기록을 남기는 데 대한 부담이 있다”며 “피임약 구매에 들어가는 비용 등 경제적 측면도 고려해 사전·긴급피임제 모두 일반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소속 정승준 한양대 의대 교수는 “긴급피임제는 말그대로 긴급 상황에서 먹는 약이기 때문에 목적에 맞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본부장도 “현실적으로 성관계 이후 찾아온 여성에게 의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복용에 따른 주의사항 정도에 불과하다”며 “약국에서의 복약지도와 표시 강화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인숙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역시 “여성이 손쉽게 피임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일반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임제 재분류안에 대한 찬반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양선희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이명숙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최정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등은 식약청이 발표한 피임제 재분류안에 찬성했다.좌장을 맡은 조재국 한의학정책연구원장은 “식약청의 역할은 의약품 재분류는 과학적 판단이지만 피임을 유발하는 의약품은 사회적 수용이 필요해 공청회를 개최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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