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음식이 당기는 당뇨병 환자들 사이에 바나나가 최적의 식품으로 추천된다.다른 과일에 비해 당분이 낮은데다가 칼륨, 카로틴,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고 섬유질도 많은 알칼리성 식품이기 때문이다.그러나 크게 보면 바나나는 칼로리가 높고 당질이 많아 당뇨병 환자의 혈당관리에 역행할 가능성이 훨씬 많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설탕이 들어있는 음식이 금기시된다. 사탕, 초콜릿, 과자, 음료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제조 식품은 당분이 높다. 과거 ‘무가당’이라고 선전돼 문병 시 필수 지참물로 각광받던 무가당과일주스도 맛을 위해 당도(브릭스 Brix)가 높은 과일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설탕을 첨가한 제품보다 당도가 높아진다. 이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어 최근에는 무가당이라는 광고문구를 거의 쓰지 않는다.
바나나는 섭취 후 혈당 상승정도를 표시하는 당지수(GI)가 53정도로 백미(70), 감자(80)보다는 낮지만 당뇨 환자들은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오히려 혈당이 떨어졌을 때 사탕이나 초콜릿처럼 당분을 보충하거나 저혈당쇼크를 방지하는 목적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식사 사이에 먹어서 급격하게 혈당이 떨어지는 것을 완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시간별로 측정한 당수치를 바탕으로 경험적으로 조심스럽게 먹어야 한다. 개인의 체질에 맞게 섭취할 필요가 있다.
바나나는 ‘지혜로운 자의 과실(Musa Sapientum)’ 또는 ‘낙원의 과실(Musa Paradisiaca)’이라는 아름다운 학명을 가졌다. 키가 15m까지 자랄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큰 풀의 식물로 나무가 아니다. 칼륨이 다량 함유돼 있어 염분을 배출시키고 혈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에게 좋다. 혈액 속의 칼륨량이 부족한 사람은 뇌졸중이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설사를 유발하는 담즙산을 흡수해 설사에도 효과가 있다.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에도 좋다.
독일의 클라우츠 박사는 바나나에 들어있는 식이섬유는 양이 많고 부드러운 배변을 유도해 설사와 변비를 동시에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다량의 펙틴(Pectin)성분은 대변형성을 촉진하여 설사 예방효과를 갖고 있으며, 헤미셀룰로오스(Hemicellulose)는 장의 운동을 촉진하고 대변을 물렁하게 만드는 변비예방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수분을 흡수하여 부피가 팽창하는 점액질의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어 숙변제거에도 좋다. 면역력을 높여주는 비타민 B6의 함량도 일반 과일의 10배다. 바나나는 우유 다음 가는 완전식품이어서 몇 년 전 일본에서는 아침에 바나나만 먹는 다이어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바나나는 또 마라토너의 과일이다, 한 개에 100~120㎉ 정도로 열량을 낼 수 있어, 순간적인 칼로리와 전해질 보충에 효과적이다. 흔히 쥐가 났다고 말하는 근육경련을 예방하는 칼륨도 풍부하다. 급히 먹어도 체할 염려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마라톤에서 빠지지 않고 제공되는 간식이다.
바나나는 껍질까지도 쓸모가 있다. 바나나 껍질에는 용제인 아밀아세테이트가 들어있다. 바나나 기름이라고도 불리는 이 용제는 옷의 얼룩을 빼는 데도 좋고 구두를 닦아도 윤이 나며 잘 닦인다.
당뇨환자들은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음식이 많다. 그렇다고 전혀 먹지 않을 수는 없다. 바나나도 마찬가지다. 다 익은 노란색 바나나보다 약간 녹색인 덜 익은 바나나를 식사 사이에 먹어보자. 당분이 조금 낮아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