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의 자이복스(성분명 리네졸리드,Linezolid)가 MRSA로 인한 원내 감염 폐렴의 치료 대안으로 부각됐다.
지난 4월 대한중환자의학회가 개최한 제 32차 정기학술대회에서 메티실린내성 황색포도상구균(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MRSA)으로 인한 원내 감염 폐렴 치료에서 옥사졸리디논(Oxazolidinone)계 항생제 ‘리네졸리드’의 효과와 역할이 발표됐다.
리네졸리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옥사졸리디논 계열의 최초이자 유일한 항생제로서 미국 등 다른 일부국가에서 자이복스(Zyvox)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는 ‘Zyvoxam’으로, 그리고 유럽에서는 ‘Zyvoxid’로 불린다.
자이복스는 기존 항생제들과 다른 작용기전을 통해 세균의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다른 계열의 항생제와 병용요법이 가능하다. 전세계적으로 10년 이상, 400만 명이 넘는 환자들이 치료를 받았고 나이, 성별, 인종에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또 주사나 경구 투여가 가능하고 대사과정 또한 비효소성 갈변작용(non-enzymatic oxidation)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사산물이 다른 기관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날 김재열 중앙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병원에서의 MRSA감염으로 인한 폐렴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며 “다양한 항생제의 노출로 내성 발생 가능성이 비교적 큰 중환자실에서는 그 문제가 더 심각해 적합한 항생제 선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설명했다. 이어 “MRSA에 의한 원내감염 폐렴에 리네졸리드가 ‘반코마이신’(Vancomycin) 대비 임상적 성공률이 높다”는 최신 글로벌 임상연구를 소개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중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거나 면역체계가 손상된 중환자의 경우 폐렴 감염 위험이 매우 높다. 인공호흡기에 연결돼 있는 상태에서 튜브를 통해 세균과 같은 미생물이 폐로 더 쉽게 침입할 수 있어 환자가 감염에 대해 더욱 민감한 상태가 된다.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ventilator associated pneumonia, VAP)등 국내 중환자실 폐렴 감염의 주원인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다. 2006년 7월에서 2009년 3월까지 조사된 ‘전국병원 감염감시체계(KONIS)’ 자료에 따르면 국내 중환자실에서 감염된 폐렴의 원인균으로 황색포도상구균이 40.2%를 차지했고, 아시네토박터균(Acinetobacter baumannii spp)이 19.2%, 장내세균(Enterobacteriaceae)이 17.9%,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spp.)이 12.2%인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중환자실에서 발견된 황색포도상구균은 88.9%가 메티실린에 내성을 보이는 MRSA로 나타나 국내 중환자실에서의 MRSA 감염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인에 대해 김 교수는 “중환자실 환자는 면역력이 약할 뿐 아니라 항생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내성 획득이 쉽고 다양한 종류의 카테터(Catheter 도관)를 주입하고 있어 황색포도상구균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항생제 내성문제로 MRSA와 같은 다제내성균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감염은 환자의 사망률과 직결될 수 있어 치료성공률이 높은 항생제 사용이 더욱 중요해졌다” 덧붙였다.
김 교수는 2005년 미국감염학회(Infectious Diseases Society of America, IDSA)와 미국흉부학회(American Thoracic Society, ATS)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MRSA에 의한 원내감염 폐렴의 치료에서 리네졸리드나 반코마이신을 추천하고 있다며 임상감염질환지(Clinical Infectious Diseases) 3월호에 공식 발표된 대규모 글로벌 임상연구 ‘ZEPHyR’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ZEPHyR(Linezolid vs. Vancomycin In the Treatment of Nosocomial Pneumonia Proven Due to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연구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MRSA에 의한 원내감염 폐렴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자이복스와 반코마이신을 비교 대조한 임상시험 결과다. 전세계 154개 센터에서 총 1225명 환자들 중 MRSA가 확인된 원내 감염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4상 임상, 무작위 배정, 이중 맹검, 다기관 국제 연구로 진행됐다.
1차 결과변수로 연구 종료 시점(End Of Study, EOS) 주요 프로토콜 기준에 부합하는 환자(per-protocol, PP군) 348명에게 리네졸리드와 반코마이신의 임상적 성공률을 비교한 결과, 리네졸리드의 임상적 성공률은 57.6%(165명 중 95명)로 반코마이신의 46.6%(174명 중 81명)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2차 결과변수인 연구 종료 시점 및 치료 종료시점(End Of Treatment, EOT)에서는 PP군과 MRSA가 확인된 환자군(modified ITT, mITT 군)의 임상적 성공률, 미생물학적 성공률이 리네졸리드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또 ZEPHyR 연구에서 두 약물의 내약성 프로파일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전체 환자(Intent-to-treat, ITT군)에서 신부전,신장애, 질소혈증 등은 반코마이신에서 7.3%, 리네졸리드에서 3.7%인 것으로 나타났다. mITT군 전반적으로 반코마이신의 신독성은 18.2%로, 리네졸리드 대비(8.4%) 2배를 넘었다. 사구체여과율이 50㎖/분(min)보다 큰 환자의 경우 반코마이신의 신독성이(18.8%) 리네졸리드 대비(5.6%)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좌장으로 참석한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고윤석 호흡기내과 교수는 “실제 중환자실에서 여러 변수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MRSA로 인한 원내 감염 폐렴에 리네졸리드가 더 합리적인 치료 옵션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