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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비아그라 제네릭 출시, 약인가 독인가
  • 홍은기 기자
  • 등록 2012-06-08 15:48:02
  • 수정 2012-06-13 14: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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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자 2014년까지 국내 용도특허 주장 vs 용도 주장의 근거와 기술 진보성 부족

비아그라 제네릭(Generic, 특허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복제약)의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달 17일 세계 최초의 먹는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Sildenafil)’에 대한 물질특허가 만료되자 다음날인 18일부터 국내제약사들은 비아그라 제네릭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한미약품 근화제약 대웅제약 일양약품 삼진제약 등 20여개 제약사 30여품목의 비아그라 제네릭을 시판했거나 시판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이처럼 많은 제약사들이 발기부전치료제 전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규모가 매년 1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발기부전을 호소하는 남성 가운데 젊은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도 약 15%에 이르며 서구화된 식단과 운동량이 줄어든 생활습관, 과중한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으로 발기부전 환자는 매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아그라를 판매해온 한국화이자는 용도특허의 기한이 남았다며 제네릭을 출시할 경우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용도특허란 어떤 물질의 신규 용도를 발견한 경우 그 물질의 용도에 대해 부여하는 특허를 말하는데 화이자가 임상시험 중에 실데나필이 발기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물질특허와 별도로 발기부전 치료 용도로 한정해서 용도특허를 받았고 특허의 기간이 2014년 5월까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은 지난달 30일 CJ제일제당, 한미약품, 광동제약 등이 제기한 비아그라의 주성분 실데나필의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에서 ‘특허명세서 기재 미흡’과 ‘진보성 결여’를 사유로 비아그라 용도특허를 무효라고 결정했다. 즉 실데나필이 어떻게 발기부전 치료에 의약적 효과를 갖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험결과,약리 연구데이터 등의 기재가 미흡하고,용도특허는 출원 이전에 알려진 선행기술들로부터 충분히 유추 가능하기 때문에 진보성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취지다.
화이자 측은 무효결정에 불복해 특허법원에 항소를 검토 중이며 무효여부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는 통상 1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화이자 관계자는 “세계 여러 나라의 법원에서 비아그라 용도특허의 유효성과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고 있으며, 국내서도 이미 특허청이 면밀한 심사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용도특허를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번복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한 항소 의지를 내비쳤다.또 지난해 8월 미국 화이자가 제네릭 전문 제약사인 테바파마슈티컬스(Teva Pharmaceuticals USA)를 상대로 버지니아 동부지방법원에 낸 용도특허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며 2019년까지 비아그라 제네릭이 나올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제네릭 제약사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고 화이자는 다른 제네릭 업체들을 상대로 한 동일 특허 침해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국내서는 대원제약, 삼진제약, 한국유니온제약 등이 비아그라 용도특허 무효소송을 한국화이자를 상대로 제기해놓고 심결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비아그라 오리지널의 가격은 약국마다 차이는 있지만 50㎎은 1알에 1만1000원, 100㎎은 1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제네릭의 경우 3000~5000원의 가격으로 오리지널보다 비교적 저렴한데다 제형도 알약뿐 아니라 복용과 휴대가 간편한 분말형, 필름형, 츄잉형 등이어서 제약사들은 판매실적이 적잖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약물 오남용으로 건강이 더 악화될까봐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제네릭간 마케팅 경쟁으로 실데나필 성분의 약이 오남용될 경우 심근경색, 심장마비 등의 부작용을 겪는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또 의사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인데다 제네릭에 대한 신뢰도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할 때 비아그라 제네릭은 가격 경쟁만으로는 시장 진입이 어려워 병·의원 마케팅 과정에서 과열경쟁으로 인한 불법 리베이트 영업이 기승을 부릴 개연성도 있다.소비자들이 호기심 어린 시각으로 비아그라 제네릭 출시를 바라보고 있지만 제네릭 봇물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닌 이유다.
용도특허 소송과 상관없이 이미 비아그라 제네릭을 허가받은 업체들은 제품 시판을 준비하고 있다.다만 1년여후 확정판결이 나서 용도특허가 인정될 경우에는 그동안 올린 매출의 상당액을 화이자에게 배상할 처지가 된다. K제약사 임원은 “이미 비아그라 제네릭 시판승인을 받아놨지만 시장이 과열 혼탁될 우려가 큰데다 소송에 대한 부담감도 있어 출시를 미루고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아그라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1999년 국내에 출시됐다.출시부터 지금까지 12년간 처방량 1위를 유지하며 명성을 지켜간 제품으로 그동안의 판매수치를 보면 2008년까지 전 세계 120개 국가 3500만명 이상이 비아그라를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이후 10년 만에 무려 18억 정 이상이 판매돼 1초에 6정 꼴로 판매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13년간 총 3600만정이 판매됐고, 4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 연간 1000억원대의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40%(약 400억원)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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