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에 이어 한국휴텍스제약이 리베이트 약가연동 인하 소송에서 또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6월 1일 한국휴텍스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약제급여 상한금액 인하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하며 보건복지부의 약가인하처분 효력을 판결 확정시까지 정지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한국휴텍스의 리베이트 액수에 비해 리베이트 연동 약가인하 제도가 너무 가혹한 제제라는 이유로 한국휴텍스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의약품 관련 불법 리베이트를 의사에게 제공하다 적발돼 약가인하처분을 받은 종근당과 동아제약 등 국내 7개 제약사 중 동아제약, 한국휴텍스의 승소가 알려지자 한미약품, 일동제약, 영풍제약, 구주제약 등 나머지 4개 제약사도 긍정적인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걸고 있다. 일동제약과 한미약품은 오는 8일 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와 달리 종근당은 지난 25일 패소 판결을 받았다. 종근당은 요양기관 500여곳에 4억155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해 연간 58억원 상당의 약가인하 조치를 받았다.
한국휴텍스는 동아제약과 마찬가지로 2010년 철원 공중보건의사에게 처방 대가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6개 품목의 보험약가를 평균 8.5% 인하하는 처분(약 6억원)을 받았지만 이번 판결로 약가인하는 집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인형 부장판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리베이트 약가변동에 따른 의약품 상한금액 인하 고시처분에 대한 다툼”이라며 “리베이트 약가변동제도 취지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을 고려해보면 리베이트 약가인하는 강력한 제재수단일 수밖에 없지만 이 사건은 표본성이 갖춰있지 않아 재량권을 벗어났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리베이트 적발 당시 해당 보건소뿐만 아니라 지역주변의 여러 가지 보건소도 적발된 사정을 고려하면 일반적으로 표본성이 결여돼 재량에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있고 재량권 일탈 남용이므로 이 사건의 처분은 취소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7월 철원군 보건소 등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에게 의약품 처방 대가로 뇌물을 제공해 적발된 동아제약 등 6개 제약사의 115개 품목과 의약품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의료인에게 금전을 제공한 종근당의 16개 품목에 대해 20%에 가까운 약가인하조치를 내린 바 있다. 종근당은 패소한 반면 동아제약과 한국휴텍스제약이 승소한 것은 리베이트 살포범위와 액수, 리베이트를 적극 살포한 것과 리베이트를 달라는 요구에 응한 것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