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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복통의 다양한 증상과 원인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06-02 11:43:23
  • 수정 2012-07-26 11: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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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순설사부터 치명적 대동맥류까지, 통증 부위별로 원인 달라

‘쓰라리다’ ‘살살 아프다’ ‘더부룩하다’ ‘속쓰린다’ ‘세리하다’ ‘우레하다’ 등 복통을 표현하는 말들은 사투리까지 섞여 참으로 다양하다. 복통이 생기면 누구나 화장실가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복통의 원인이 위나 장이 아닌 담낭, 식도, 심장, 맹장(충수돌기), 췌장, 생식기 등 여러 장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소용없는 경우가 될 수 있다. 복통은 경미하든 심하든 우리 몸의 한 곳이 고장 났다는 신호가 되기 때문에 조기진단의 단서로 활용할 가치가 크다.

통증을느끼는부위와관련장기표.png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부랴부랴 화장실 ‘과민성장증후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몹시 배가 아파 부리나케 화장실로 달려가고 대변을 보고나서는 증상이 가라앉는다면 과민성장증후군(과민성대장)이다. 이 때 대변은 약간 묽은 것이 보통이지만 처음에는 약간 굳은 것이, 나중에는 묽은 것이 나오기도 한다.
하루에 소장으로 흘러들어오는 수분은 하루 9ℓ에 달하지만 대부분 소장에서 재흡수돼 대장으로 넘어가는 양은 0.5ℓ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대장에서 다시 흡수돼 정상적인 대변에서는 겨우 0.1ℓ정도만의 수분이 포함된다. 대변은 적당히 딱딱한 게 정상이란 말이다. 대변을 봐야 증상이 가라앉는다는 것은 스트레스, 폭음, 과식에 의해 자율신경이나 내장지각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보통 예민하고 성실하고 꼼꼼한 사람에게 잘 생긴다.


설사와 동반된 복통은 식중독·젖당분해효소결핍·음식알레르기 원인

설사는 과식, 상해서 화학적으로 변성된 음식, 젖당분해효소 결핍,콜레라·이질 같은 식중독 유발 병원체 등에 의해 일어난다. 음식을 잘못 먹어 생긴 장염은 식중독과 구분하긴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음식 섭취 후 72시간내에 발병하면 식중독(급성 장염)으로 간주한다.
점액질의 혈변이 나오면 이질이나 장티푸스를, 살 뜨물 같은 묽은 변이 쏟아지면 콜레라를 의심해볼 수 있다.설사 후 변비가 나타나는 복통은 궤양성대장염, 만성적인 설사는 염증성 장염일 가능성이 높다. 소아에게 일어나는 설사는 바이러스성 장염(로타바이러스·노로바이러스 감염)인 경우가 흔하다.
비(非)병원성 설사로 복통을 일으키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찬 음식을 먹거나 배를 차게 내놓고 지내다가 인체 소화기능이 떨어지거나 △피서지에서 물을 갈아 마셔 물속 전해질이 평소 자기 인체상황과 적합하지 않거나 △특정 약물(마그네슘 성분의 제산제, 항생제 등)이나 음식(특히 우유의 젖당, 술 속의 알코올, 카페인, 계란, 육류)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 또는 이상반응을 보이거나 △특정질환(과민성대장증상, 염증성 장질환, 내분비질환, 대장암, 급·만성 위장염)에 걸린 경우다.
특히 여름철에 즐겨 찾는 맥주나 카페인 등은 대장의 운동을 지나치게 활발(항진)하게 하여 지방흡수를 방해함으로써 설사를 일으킨다. 흔히 과음한 다음날, 특히 고기안주를 먹었을 때 설사를 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우유에 함유된 젖당(lactose)은 젖당분해효소가 선천적으로 결핍된 사람이 복용할 경우 설사를 일으키게 된다. 또 껌, 사탕, 구강청정제, 약물, 음료 등의 단맛을 내는 데 쓰이는 솔비톨, 아스파탐 등의 인공감미료도 흡수장애를 일으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나이 들어 변비가 심해지고 변의를 자주 느끼면 ‘대장암’

하부 대장이나 S상 결장에 암이 생겨서 속이 좁아지면 대변이 이곳에 걸려 변비를 일으킨다. 시간이 갈수록 변비가 심해지고 오랜만에 대변을 보면 좁은 대장 통로에 걸려있던 변들이 한꺼번에 많이 배출된다. 이어 며칠은 대변을 보지 못하는 과정이 되풀이된다. 따라서 중년 이후 배변 시 통증을 느끼고 변비가 심해지면 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직장에 암 덩어리가 생기면 이를 대변으로 오인해 화장실 찾게 된다. 이에 따라 금방 변을 보고도 다시 마려운 이중후급(裏重后急)이 나타난다.


술 많이 마실 때마다 복통이 심해지면 ‘췌장염’

음주 후 배가 아주 심하게 아파 입원하게 된다면 급성췌장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서 이런 양상이 거듭된다면 만성췌장염으로 이미 진행된 상태다. 췌장염에 걸리면 췌장이 붓거나 심하면 출혈이 일어나 음주 후 복통을 참을 수 없으며 적어도 5시간 이상 지속된다. 만성췌장염이 되면 술을 마시지 않고 음식만 먹어도 복통이 심해진다.
췌장은 굵은 혈관과 림프관이 인접해 있어 암이 온몸으로 전이되기 쉽다. 이 때문에 췌장암으로 진단된 경우 윗배에서 등쪽으로 통증이 느껴질 정도라면 1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90%를 넘지 못한다.
술 마신 날 아침 갑자기 심하게 토하게 된다면 식도와 위 연결부위 점막이 찢어지는 말로리와이스증후군(Mallory Weiss syndrome)이다. 위속으로 피가 흘러들어 흑색대변을 보며 때로는 빈혈이 될 수도 있다. 출혈이 계속되면 내시경으로 지혈물질을 주사하거나 전기소작기로 지져 지혈해야 한다.
술을 오래 마시면 알코올성 지방간, 간염, 간경변 등이 유발된다. 피로를 호소하고 체중이 감소하며 한참 지나 황달을 거쳐야 복통과 발열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토혈이 심하면 식도정맥류나 심한 위궤양

복통과 함께 토하는 피의 양이 많으면 식도정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간경변이 생기면 간이 굳어 피가 간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식도에 엉뚱한 우회로를 만들어놓은 게 식도정맥류다.
위궤양이 심하면 위장관동맥이 파열된다. 궤양이 아주 커야 복통이나 속쓰림 증상이 나타나며 출혈 자체의 아픔은 느끼지 못한다. 혈우병·자반병 같은 출혈성 질환, 혈액응고를 저해하는 아스피린의 장기복용으로 인해 위점막이 급격하게 벗겨질 경우 점막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좌측 또는 우측 하복부가 아프면 감염성·염증성 장염

아랫배에 복통이 생기면서 설사, 구토, 발열 등을 동반한다면 바이러스성 장염이나 세균성 장염이다. 세균성 장염의 경우 살모넬라균은 닭고기와 달걀을, 장염비브리오균은 익히지 않은 어패류, 캄피로박터균은 오염된 육류를 먹었을 때 걸리기 쉽다. 포도상구균은 조리자의 오염된 손이 주된 감염원이다.
염증성 장질환(궤양성대장염 및 크론병)은 10~30대에 잘 걸린다. 발열, 설사와 함께 점액성 대변이 특징적이다. 궤양성대장염은 스트레스가 주된 요인이다. 크론병은 구내염과 눈·관절 이상 증상을 동반하는 게 특징이다.
맹장염(충수돌기염)은 입구가 막혀서 소통이 잘 안되는 충수돌기 안에 세균이 증식해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충수돌기가 터지면 고름이나 창자액이 흘러나와 복막염을 일으키는 위중한 질환이다. 발열, 구역질과 함께 명치가 맨 먼저 아프다가 차츰 오른쪽 아랫배로 이동하는 통증이 나타난다. 일정한 곳(맥버니 압통점)을 누르면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배꼽 주위가 아프면 장폐색·장간막동맥폐색·복부대동맥류

창자 내 음식이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서 복부팽만, 구토, 가스배출, 대변정지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면 장폐색을 의심해볼 수 있다.창자의 기능이 떨어져 나타나는 마비성 장폐색과 복부수술 후 창자유착·탈장·대장암·변비 등으로 인한 기계적 장폐색으로 나뉜다.
소장과 횡행결장에 영양분을 전달하는 상장간막동맥의 혈류가 혈전과 동맥경화로 차단되면 창자가 괴사되는 장간막동맥폐색이 일어난다. 고령자가 갑자기 탈수에 빠졌거나 갑작스럽게 격렬한 통증을 느낀다면 이를 의심해볼 수 있다.
가장 큰 동맥인 복부대동맥은 뱃속 한 가운데를 수직으로 관통하는데 정상 직경은 약 2㎝이지만 3㎝이상으로 확장되면 복부대동맥류라 한다. 65세 이상 고령, 남성, 흡연, 고혈압·고지혈증·심근경색등 심혈관질환, 가족력 등이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대동맥류가 터지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확률이 50%이상이므로 예방적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잦은 복통·구토, 단순 위장병 아닌 당뇨병 탓일 수도

당뇨병 환자들은 잦은 복통과 구토가 단순한 소화불량 때문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는 당뇨합병증의 하나다. 보통 국내 당뇨병 환자의 10~35%가 위장장애 합병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 환자의 소화기능저하는 잘못된 식사습관과 혈당관리가 원인이므로 제대로 교정해야 한다. 일반 소화제로 고칠 수 없다.
당뇨병성 위장장애 중 위마비가 25~40%를 차지한다. 음식물이 항상 위를 채워 먹지 않아도 더부룩하고 딸꾹질이 나거나 구토한다. 초기엔 배가 쿡쿡 쑤시는 정도지만 나중에는 걷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당뇨병으로 위를 관장하는 신경세포의 운동이 느려지는 한편 고혈당으로 위 운동능력이 떨어져 음식물이 위에서 장으로 잘 내려가지 못해서 생긴다.


우상복부 통증은 간과 쓸개에 생긴 질병일 확률 높아

기름진 음식을 먹어서 생기기 쉬운 담석, 담석이 담도를 막아서 담낭에 염증이 생긴 담낭염, 담낭 및 담도세포에 발생한 암, 담낭에 생긴 용종(폴립), 간비대증(급성간염 간농양 심부전 등으로 간이 갑작스럽게 커짐) 등을 앓으면 우상복부가 아플 공산이 크다.
대장균 등이 요도에서 방광, 신우로 역류해 침입하면 오한을 동반한 38도 이상의 고열과 허리 및 등의 통증, 복통을 느낀다.


비뇨생식기 증상을 동반한 아랫배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들

방광염, 전립선염, 월경곤란, 자궁내막증, 난소낭종, 자궁외임신, 난소·난관염, 골반농양 등은 아랫배통증 및 배뇨장애와 함께 생리불순, 출혈, 두통, 구토, 발열 등을 동반한다. 참고도서 복통따라잡기(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 지음), 병원에 가야 할까요(야마다 오사무·기라 유지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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