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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떨어진 환자 원내 곰팡이균 감염위험 높다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05-16 16:36:01
  • 수정 2012-07-26 11: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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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적 항진균제 사용 중요성 커져

에이즈,암,중증 만성질환 등을 갖고 면역력이 저하됐거나 장기이식이나 조혈모세포(골수)이식을 받은 환자,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 또는 사이토카인억제제 등)를 주기적으로 투여하고 있는 환자 등에게 침습적 진균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박경화 전남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에 따르면 칸디다혈증의 경우 국내는 환자 1만명당 발생 건수가 1.3건으로 미국의 1.5건에 비해 크게 낮지 않은 수준이다.중환자 대상 감염 유병률을 조사한 다른 연구에 따르면 칸디다균은 전세계적으로 중환자실 감염 요인 중 17%를 차지하며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원내 칸디다균 감염과 비감염 대조군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원내 칸디다 감염군 사망률은 1983~1986년 57%, 1997~2001년 61%로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미국 미시간주 웨인주립대 의대 호세 바스퀘즈(Jose A. Vazquez) 교수는 “미국에서 진균에 의한 패혈증은 20년 전 대비 200% 이상 증가했고, 칸디다증, 칸디다혈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36~63%에 이른다”고 밝혔다.중환자실 입원 이후에 칸디다에 의한 균혈증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전향적 관찰연구에 따르면 칸디다균 중 가장 흔히 발견되는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의 경우 치료반응률 80.6%, 사망률 52.8%로 보고되고 있으며 칸디다 알비칸스를 제외한 비 칸디다 알비칸스(non Candida albicans)는 치료반응률 45%, 사망률 90%를 보여 비 칸디다 알비칸스에 의한 감염은 비교적 치료가 더 어렵고 사망 위험도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균감염 급증, 특히 칸디다증에서 새로운 항진균제 사용 중요성 커져

강력한 항생제 항진균제의 등장으로 병원체를 압도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 속에 살면서도 침습성 진균 감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의학 발전과 깊은 연관이 있다.항암화학요법이나 장기이식후 면역억제제 복용 등 치료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면역력을 억제해야 하거나 억제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럴 땐 특정 곰팡이균으로 인한 치명적인 감염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제공된다.
다행히 효능이 뛰어난 항진균제들은 최근 수년새 개발되고 있다.전신성 항진균제는 암포테리신(Amphotericin) 이후 꾸준히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칸디다균 감염 치료제로는 암포테리신B, 아졸(Azole)계 항진균제, 에치노칸딘(Echinocandins)계 항진균제 등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아졸계 항진균제로는 플루코나졸(fluconazole 한국화이자 디푸루칸캡슐·정맥주사·건조시럽, 대웅제약 대웅푸루나졸정), 이트라코나졸(itraconazole 이트라코나졸 한국얀센 스포라녹스캡슐·주사·액,한미약품 이트라정), 보리코나졸(voriconazole 한국화이자 브이펜드정·주사),포사코나졸(posaconazole 한국쉐링프라우 녹사필현탁액), 케토코나졸(ketoconazole 한국얀센 니조랄액·니조랄크림, 신풍제약 안타나졸정),라부코나졸(ravuconazole 국내 미시판) 등이 있다.
가장 먼저 개발된 케토코나졸은 이후에 나온 다른 아졸계 항진균제와 비교해 커버할 수 있는 진균의 스펙트럼(범위)이 좁고, 반감기가 짧으며, 상호작용이 많은 편에 속한다. 외용제 외에 경구로만 투여하며 위산의 존재 하에서 흡수된다. 이상반응으로는 드물게 간기능 이상이 나타나지만 일단 나타나면 정도가 심각하다. 플루코나졸과 이트라코나졸은 경구 및 정맥투여가 모두 가능하며 케토코나졸보다 스펙트럼이 확장됐고 반감기가 길다. 아졸계 약물은 작용기전 상 간내 대사효소계인 Cytochrome P450을 억제하므로 다른 CYP450 의존성 간대사 약물의 효과를 감소시키거나 이상반응(부작용) 또는 상호작용을 다양하게 일으킬 수 있다.플루코나졸과 이트라코나졸은 케토코나졸에 비해 이상반응과 상호작용이 상당히 감소됐다.

에치노칸딘 계열, 치료 까다로운 중환자에게 활용도 높아

2004년부터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돼온 아졸계열 치료제인 플루코나졸의 경우 특정 비 칸디다 알비칸스에 내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특히 비 칸디다 알비칸스 중 칸디다 글라브라타(Candida glabrata)나 칸디다 크루세이(Candida krusei)는 플루코나졸에 낮은 감수성을 보인다. 또 아스퍼길루스증(Aspergillosis)에서도 치료실패율이 높다고 보고돼 있어 새로운 항진균제의 등장이 요구돼왔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개발된 게 에치노칸딘 계열 치료제로서  아니둘라펀진(anidulafungin), 카스포펀진(caspofungin),미카펀진(micafungin) 등이 있다.2009년 개정된 미국감염학회(IDSA)의 칸디다감염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에치노칸딘 계열(속칭 칸딘 계열)의 항진균제를 1차 치료제 중 하나로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비 호중구감소증 환자의 칸디다혈증에는 에치노칸딘과 플루코나졸을 1차 약제로, 호중구감소증 환자의 칸디다혈증에는 에치노칸딘과 지질계 암포테리신B를 1차 약제로 권고한다.
에치노칸딘 계열은 암포테리신B에 비해 낮은 이상반응(부작용) 발생률을 보였고, 특정 균주들이 내성을 보이는 플루코나졸과 비교해 신독성 발생률이 낮았으며, 전반적으로 내약성이 양호했다. 이런 에치노칸딘 계열의 특징은 여러 기저질환과 약물 중복 투여로 인해 치료가 까다로운 중환자의 칸디다균 감염 치료에 대한 항진균제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스포펀진 성분의 한국MSD ‘칸시다스 주’는 2001년 아스퍼길루스증(Aspergillosis)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칸딘계 항진균제이다. 미카펀진 성분의 한국아스텔라스제약 ‘마이카민 주’는 유럽에서 식도칸디다증 등에 적응증을 승인받아 영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2002년말 일본에서 펀가드(Funguard)란 상품명으로 시판됐고 미국에서 2005년 5월에 시판된 후 2008년초에  적응증을 확대 승인받은 바 있다. 아니둘라펀진 성분의 한국화이자 ‘에락시스 주’는 2008년 5월 국내 승인이 허가됐다.
이들 에치노칸딘 계열 약물 중 아니둘라펀진은 카스포펀진 및 미카펀진과 비교해 항진균제와 병용 투여되기 쉬운 약물(면역억제제 사이클로스포린 및 타크로리무스,항진균제 보리코나졸 및 암포테리신B 항생제,항결핵약 리팜피신)들과의 임상적으로 유의한 약물상호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또 아니둘라펀진은 간 대사를 거치지 않아 간기능이나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별도의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약물 반감기는 24시간으로 다른 에치노칸딘 계열 약물 대비 1.4배~2배가 길다.따라서 하루 한번 투여로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침습성 칸디다감염 환자에 대한 한 연구에서 아니둘라펀진은 플루코나졸과 비교해 높은 항진균 효과를 보였고, 두 그룹간 발생한 이상반응의 빈도 및 유형은 유사했다. 또 이상반응으로 인해 약물 투여를 중단한 환자비율은 플루코나졸 대비 유의하게 낮게 나타나 안전성 프로파일과 내약성이 양호한 약물임을 입증했다. .
이상민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니둘라펀진은 다른 항진균제와 달리 병용 투여되기 쉬운 약물들과 임상적으로 유의한 약물 상호작용이 관찰되지 않았고  신부전, 간부전 환자의 증상 정도에 따른 투여용량 조절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약물사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중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적합한 항진균제”라고 말했다.

에치노칸딘계열약물표.png
하지만 칸딘계 항진균제는 상대적으로 고가다.에락시스 주는 주사제 한병의 보험급여약가가 20만8000원이고 칸시다스 주는 병당 37만4000원, 마이카민 주는 4만7323원이다.이에 따라 현재 국내서는 기존 유사 항진균제(암포테리신B)로 치료에 실패하였거나 다른 항진균제를 투여하는 게 불가능한 경우(신기능이 극심하게 나빠져 혈중크레아티닌Scr 수치가 2.5 ㎎/㎗ 초과)에 급여를 인정받는다.예컨대 7일간 암포테리신B를 투여했으나 폐렴이 악화되고 발열이 지속되는 등 치료반응이 없는 경우, 암포테리신B(1회 투여량 50㎎)을 누적용량으로 500㎎ 이상 투여했으나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경우에 요양 급여가 인정된다.
이 때문에 실제 의료현장에선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치료 가이드라인의 임상적 제한으로 효과 좋은 항진균제를 적기에 사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신희영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현재 급여기준에 따르면 이미 오래 전부터 높은 부작용과 내성율이 보고된 치료제를 먼저 7일 동안 써본 후에 효과가 없거나 또는 정해진 누적용량까지 써본 후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만 더 효과적인 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다”며 “치료 시기에 따라서 생사의 경계가 나눠지는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7일이라는 기준 제한은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처사”라고 말했다.그는 “이같은 급여기준의 불합리성은 최근 항진균제 사용제 관한 가이드라인이 개정됐음에도 여전히 10년 전 연구자료를 근거로 삼은 급여기준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2008 CID(Clinical Infectious Disease:임상감염질환) 가이드라인’을 보더라도 진균 감염에 대한 ‘치료실패’ 여부를 파악하는데 7일이 필요하다는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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