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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한국인 뇌졸중도 고령화·서구화 됐다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05-14 15:01:40
  • 수정 2012-07-26 13: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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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한림대 개교 30주년 기념 국제학술 심포지엄서 유경호 교수 발표

최근 10년새 80세 이상 고령 뇌졸중환자 비중이 9.8%에서 15.1%로 늘어나고, 심장질환을 동반한 뇌졸중 환자수도 배에 가깝게 증가하는 등 한국인 뇌졸중의 고령화·서구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 성심병원 유경호 신경과 교수는 1999년 3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이 병원을 찾은 발병 1주일 이내의 급성 허혈성뇌졸중과 일과성 허혈발작 환자 총 2218명을 연령, 뇌졸중의 위험인자, 허혈성 뇌졸중의 유형분류 등을 3년 1개월씩 3기로 나누어 기간별로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경향이 드러났다고 14일 밝혔다. 유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14일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림대학교 개교 30주년 기념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발표했다.

한림대뇌졸중환자분포표.png
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원인 중 암 다음으로 많은 질환이며, 그중에서도 뇌졸중은 단일 질환으로는 가장 큰 사망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뇌졸중이 오면 사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치료기간이 길고, 이후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 중대 후유증이 뒤따르기 때문에 무서운 질병으로 꼽힌다.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이 있다. 서구에서는 뇌경색보다 뇌출혈의 빈도가 훨씬 높은데 반해 국내서는 과거 뇌출혈이 많았으나 점차 비중이 감소하고 뇌경색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뇌졸중 환자 평균 나이 10년새 64.8세에서 67세로 증가

유 교수의 분석결과 최근 10년새 뇌졸중 환자의 평균 나이는 고령화 영향을 받아 1기(1999년 3월~2002년 3월) 당시 64.8세에서 3기(2005년 5월~2008년 5월)에 67세로 증가했다.특히 같은 기간 80세 이상의 고령 뇌졸중 환자의 비중은 전체 뇌졸중 환자의 9.8%(54명)에서 15.1%(122명)로 크게 늘었다.
유경호 교수는 “뇌졸중의 발생률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가파르게 증가하므로, 현재의 인구 노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국내의 고령 뇌졸중 환자의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장질환 동반 뇌경색 환자 뚜렷하게 늘어

뇌졸중의 위험인자에서 뇌졸중의 과거력, 고혈압, 당뇨병은 기간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심장성 색전증(심장혈관이 좁아져 형성된 혈전이 뇌혈관 등을 막음)의 위험인자는 크게 증가했다. 뇌경색의 경우 동맥혈관의 죽상화경화증에 의한 협착이나 심장에서 떨어져 나간 색전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지난 10년간 뇌졸중 환자들의 특성을 분석해 보면 심장질환을 동반한 환자는 1기 52명(9.4%)에서 3기 148명(18.3%)로 3배 가까이 늘었고 전체 뇌졸중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거의 2배 수준으로 높아졌다.이는 환자들의 고령화로 인해 심장질환, 특히 심방세동을 동반한 환자가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유 교수는 “서구에서 발표된 뇌졸중 유형의 분포는 심장성 색전성 허혈뇌졸중이 30% 이상인 반면 과거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 및 개발도상국에서는 10~20% 정도로 상대적으로 심장성 색전증의 비율이 낮았다”며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심장성 색전증이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뇌졸중 환자의 고령화와 뇌졸중 질병 발생의 서구화가 뚜렷했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치료가 곧 뇌졸중 예방

뇌경색의 증가 이유는 건강검진을 통해 뇌출혈의 가장 큰 원인인 고혈압을 조기 관리해 상대적으로 뇌출혈이 감소했고, 인스턴트식품과 동물성 기름을 많이 섭취하는 서구화된 식생활을 통한 콜레스트롤 증가로 죽상경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등 진단방법의 발달로 무증상뇌경색 등 종전에 찾아내지 못했던 뇌경색을 찾아내게 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유경호 교수는 “뇌혈관은 한번 망가지면 완치가 불가능하고 반신마비, 언어 장애 등 큰 후유증이 따르게 되므로 예방이 최선”이라며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위험인자들은 근본적인 치료나 조절이 가능하므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하고 주의한다면 뇌졸중은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뇌경색의 원인이 되는 죽상경화증과 혈전을 만드는 동물성 기름이나 인스턴트식품을 자제하는 식생활과 유산소 운동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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