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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프리온이란 무엇인가.영국의 광우병 대란 실상은?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05-05 09:05:33
  • 수정 2016-02-12 13: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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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의 광우병 대란에서 교훈을 찾자

1.광우병이란 무엇인가요.
- 소에 발생하는 치명적인 광우병은 동물성 사료 등을 먹은 소에서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의학적 명칭은 소해면양뇌증(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BSE)이다. 바닷가에 사는 해면동물은 스펀지 같은 질감을 갖는데 광우병에 걸린 소는 뇌조직이 스펀지처럼 흐물흐물해지면서 중추신경이 손상 또는 마비돼 방향감각을 잃고 미친 듯이 움직인다고 해서 광우병(Mad Cow Disease狂牛病)이란 이름이 붙었다.이 병에 걸린 소는 전신마마비와 시력상실 등의 증세를 보이다 서서히 죽게 된다.치사율은 거의 100%로 알려져 있다.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먹어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게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 vCJD)이다.치명적인 신경 퇴행성 질환인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 척수, 내장 또는 그 가공물을 먹었을 때 인간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신경변성 질환의 하나다. 흔히 ‘인간광우병’이라 불린다.vCJD는 예전부터 인간에게 발생한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와 증상이나 뇌조직의 병변이 비슷하다.
일반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은 1920년대 크로이츠펠트 박사와 야콥 박사에 의해 발견됐다.전염성이 있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100만명 중 1명 꼴로 생기는 희귀병이다.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거나 노화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산발성(sporadic)이다.유전적인 요소나 장기이식 및 오염된 수술기구에 의한 감염 등이 원인이 될수도 있다.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이와 달리 vCJD, 즉 인간광우병은 20~30대 연령층에서도 확인된다.CJD나 vCJD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현재까지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100%에 가까운 환자들이 잠복기를 거쳐 일단 발병하면 단기간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프리온이 뭐에요.
- CJD는 인간에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프리온’질환이다.1982년 프뤼시너 박사는 스크래피(Scrapie, 양에서 나타나는 프리온질환)에서 단백질분해효소K(proteinase K)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단백구조물이 높은 감염력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이 단백분획의 핵산(DNA 또는 RNA)을 핵산분해효소(DNAse나 RNAse)로 처지한 후에도 감염력이 전혀 떨어지지 않음을 규명했다.
이들 병원체는 유전정보인 핵산을 담고 있지 않고 오직 단백질로만 구성된 병원체라는 가설을 제시하면서 1993년 프뤼시너 박사는 ‘Proteinaceous Infectious only’라는 의미를 담아 프리온(Prion)이라고 명명했다.프리온은 단백질(protein)과 비리온(virion 바이러스 입자)의 합성어로 보기도 한다.
프리온은 기존의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새로운 질병 감염인자다. 프리온에 감염되면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려 신경세포가 죽음으로써 뇌기능을 잃게 되는 해면양뇌증(Spongiform Encephalopathy)이 발생하면서 운동능력 상실, 만성 불면증 및 우울증, 만성피로, 머리 및 사지 떨림 증상을 보이다가 사망하게 된다.
프리온을 ‘슬로 바이러스(slow virus)’라고도 한다.슬로 바이러스는 실제 바이러스가 아니고 단백질이다.잠복기가 수년에서 수십년으로 긴데다 종(種)이 다른 동물에게 주입해도 유사한 질환이 나타나기 때문이다.예컨대 슬로 바이러스로 사망한 사람의 뇌조직을 쥐에게 주입하면 쥐도 이런 병에 걸리게 된다.또 스크래피에 걸린 양을 먹은 소에게 10여년후 광우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광우병에 걸린 소를 인간이 먹었을 경우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지는 임상시험을 해볼 수 없는 한계상 아직도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한다.하지만 광우병 유사 증상이 사람에게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고도 남는다.영국에서 쇠고기 가공 종사자들 가운데 크로이츠펠트-야콥병 환자가 많이 발생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준다.수십년 후에 이런 환자가 속출한다면 인류의 커다란 재앙이 아닐 수 없다. 

3.광우병은 어떻게 출현했나. 영국에서의 광우병 대란은?
- 광우병은 아마도 1970년대에 최초로 생기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1986년에 영국 아일스 지방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고 비틀거리며 걷다가 사망한 소에서 처음 발견됐다. 죽은 소를 조사해보니 뇌가 공기주머니처럼 변했고 스펀지처럼 말랑말랑했다.자연적으로 광우병에 걸린 소의 뼈와 고기, 또는 스크래피(Scrapie)에 감염된 양고기 제품을 사료로 먹고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됐다.영국의 축산업계에선 1981년경부터 프리온에 감염된 소의 고기와 뼈를 송아지에 먹여 키우는 사육법이 널리 확산됐다.과거에는 소에게 소고기 사료를 먹여도 지방과 해로운 단백질을 제거하기 위해 고온으로 가열하거나 유기화학약품을 가해 처리했으나 1980년대에 접어들어 경비절감을 위해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1986년 당시 영국 보건당국은 “문제는 소의 머리에 있으니 고기는 상관이 없다”고 발표했다. 영국 농림부 장관은 1990년 딸과 함께 TV에 출연, 소고기가 든 햄버거를 먹으면 “광우병이 사람에게 옮겨진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1996년 영국에서 vCJD로 추정되는 최초의 환자가 나와 이를 뒤집었다.최초의 환자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치매에 걸려 사망했다.이어 속출한 유사 환자의 증상은 노인병으로 알려진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과 비슷했지만,사망자는 노인이 아닌 20~30대 청년과 농부들이 다수였다.이들은 광우병이 발생한 지역에서 생산된 소고기를 10년 이상 먹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vCJD의 잠복기는 수~수십년(5~40년)인데 이를 약10여년으로 잡을 경우 1980년대 초반부터 광우병에 걸린 소 관련 식품을 섭취한 사람은 1990년대 중반부터 vCJD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인간광우병의 잠복기는 매우 길지만 일단 발병하면 1년 이내에 사망한다.영국은 이런 가능성에 겁먹어 2001년까지 무려 500만마리의 소를 도살해버렸다.
유럽 학자들은 1990년대 이후 광우병이 증가한 것은 광우병에 걸린 무증상 감염 소의 고기와 뼈를 사료에 섞어 먹임으로써 광우병 병원체가 증폭되고 확산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영국 정부는 1996년 3월 ‘광우병이 사람에게 전염돼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vCJD)을 일으킨다’는 공식적인 결론을 내렸다.
다행히 동물성 사료를 금지한 뒤 영국의 광우병 발생은 가파르게 감소했다.1992년 3만7280건(이하 국제수역사무국 OIE 기준),1993년 3만5090건이 발생해 생해 정점을 찍었고 이후 1995년 1만4562건,2000년 1443건, 2005년 225건, 2010년 11건 등으로 줄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광우병은 19만 여건, 인간광우병은 275건(이중 200명 이상 사망)이 각각 발생했다.이 가운데 영국에서 18만4600건(1995년까지는 15만마리 이상)의 광우병과 170건의 인간광우병이 나타났다.이스라엘에서 56건, 프랑스에서 25건의 인간광우병이 발생했다.인간광우병 역시 1999년 29명으로 최다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하지만 2010년 12월 대만 정부가 한 남성이 대만에서 처음으로 vCJD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잠복기’를 거친 vCJD가 다시 확산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사망한 대만 남성은 영국에서의 유학 경험이 있었다.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동물성 사료를 금지하는 것이 광우병과 인간광우병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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