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원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은 임상에서 고지혈증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가 어깨 회전근개 파열 이후 발생하는 근육의 질적 저하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다는 연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회전근개 파열 환자에서 발생하는 근육의 지방 침윤(fatty infiltration)은 수술 후 힘줄 치유 실패와 재파열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예후 인자로 꼽힌다. 이러한 근육의 질적 저하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거나 되돌릴 수 있는 약물 치료법은 그동안 제한적이었다.
정 교수팀은 고지혈증 치료제로 처방되는 페노피브레이트가 회전근개 파열 후 근육의 지방 침윤을 억제할 수 있는지 규명하기 위해 세포 및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근육세포주(C2C12)를 저산소 환경에 노출시켜 파열된 근육과 유사한 조건을 만든 뒤 페노피브레이트를 처리한 결과, 지방 축적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인 FABP4의 발현은 유의하게 감소하고, 지방 대사를 돕는 PPARα의 발현은 뚜렷하게 증가했다.
이어 진행된 동물실험에서는 흰쥐의 회전근개 파열 및 봉합 모델을 제작한 뒤, 파열 부위에 페노피브레이트를 국소 주사했다. 6주 후 분석 결과,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의 근육 내 지방 면적 비율은 46.38%에 달했으나, 페노피브레이트 투여군은 6.66%로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또 조직학적 분석을 통해 약물 투여군에서 근육 구조가 대조군에 비해 건강하게 보존됐음을 확인했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근육 내 혈류가 줄어 저산소 상태가 되고, 이로 인해 염증반응과 함께 근육세포가 지방세포로 변하는 과정이 촉진된다. 이번 연구는 페노피브레이트가 이러한 지방화 과정의 핵심인 ‘PPARα-FABP4’ 경로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정석원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정석원 교수는 “이미 임상적 안전성이 확립된 페노피브레이트를 회전근개 질환 치료에 재창출(Drug Repositioning)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환자들에게 수술 후 힘줄 치유 환경을 개선하고 재파열 위험을 낮추는 새로운 보조 치료 전략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Fenofibrate Attenuates Rotator Cuff Muscle Fatty Infiltration via Modulation of the PPARa-FABP4 Pathway’라는 논문으로 스포츠 의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인 ‘미국스포츠의학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 AJSM, IF=4.8) 2025년 1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