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46년 만에 처음으로 멀미로 인한 구토 예방을 위한 치료제 신약을 승인했다.
미국 워싱턴DC의 반다파마슈티컬스(Vanda Pharmaceuticals, 나스닥 VNDA)는 FDA가 멀미로 인한 구토(motion-induced vomiting) 예방을 위한 경구용 뉴로키닌-1(NK-1) 수용체 길항제 ‘네레우스’(Nereus, 성분명 트라디피탄트, Tradipitant)를 승인했다고 30일(미국 현지시각) 발표했다.
네레우스는 국내에서 멀미약의 대명사로 통하는 ‘키미테패치’의 주성분인 스코폴라민(SCOPOLAMINE)을 1979년 승인한 이후 46년 만에 승인받았다. 네레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을 의미한다.
멀미는 전세계 성인의 25~30%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내 환자수는 6500만~7800만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군 작전 수행 준비태세(military operational readiness)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인식돼 왔다. 예컨대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배를 타고 온 연합군 침투병이나 공수부대 낙하산병에서 멀미는 작전 수행에 적잖은 지장을 끼쳤다. 멀미는 대부분 경증에 그치지만 전체 인구의 5~15%는 중증으로 나타나고, 재발이 잦다.
네레우스의 유효성은 멀미 병력이 확인된 참가자를 대상으로 선박 위에서 수행된 3상 실제 환경 유발 연구 ‘Motion Syros’ 및 ‘Motion Serifos’과 추가적인 보조 연구 1건으로 구성된 임상시험 3건의 강력한 데이터에 의해 뒷받침된다.
참가자 365명을 대상으로 한 Motion Syros 연구에서 네레우스 투여군은 구토 발생률이 18.3~19.5%로 나타났으며 이에 비해 위약군은 44.3%로 집계됐다.
참가자 316명을 대상으로 한 Motion Serifos 연구에서는 네레우스 투여군의 구토 발생률이 10.4~18.3%, 위약군이 37.7%였다. 이는 네레우스가 위약 대비 구토 위험을 50~70% 감소시킨 것이다.
네레우스는 핵심 임상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구토를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효과를 일관되게 입증했으며 급성 사용 목적에 부합하는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반다파마슈티컬스 이사회 의장 겸 사장 겸 CEO인 미하엘 폴리메로풀로스(Mihael Polymeropoulos)는 “이번 승인은 멀미에서 네레우스의 항구토 효과에 대한 강력한 과학적 증거를 확인시켜준다”면서 “환자들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현대 신경약리학에 기반을 두며 기존 치료법의 한계 없이 효과적인 예방 효과를 제공하는 새로운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반다에 따르면 멀미는 일반적으로 자동차, 비행기, 배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시각, 전정계, 고유감각 입력 간의 감각 불일치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중추신경계 내 P물질(substance P)이 분비되고 NK-1 수용체가 활성화되면서 구역 및 구토가 유발된다.
네레우스의 작용 기전인 강력하고 선택적인 NK-1 수용체 길항 작용은 이 경로를 직접적으로 공략한다. 이번 승인은 네레우스의 약리학적 프로파일을 입증하며 구토가 유발되는 다른 질환에서 NK-1 길항 작용의 가능성을 추가로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현재 반다는 네레우스를 위 배출 지연과 지속적인 구역 및 구토를 특징으로 하는 만성질환인 위마비(gastroparesis)에 대한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또 빠르게 성장하는 비만 및 당뇨병 치료 환경에서 복약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흔한 부작용인 GLP-1 수용체 작용제 유발성 구역 및 구토 예방을 위한 치료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반다는 동정적 임상연구(EAP)를 통해 수년 간 치료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트라디피탄트를 위마비증에 대한 환자 실증자료를 바탕으로 FDA에 임상시험승인을 신청했으나 FDA는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9월 승인 거부를 통보했다.
이에 반다가 FDA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자, FDA는 올해 1월 16일 연방관보를 통해 승인이 거부된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FDA는 반다에 성인 특발성 또는 당뇨병성(GLP-1 작용제 복용에 따른) 위마비 환자 대상 2건의 3상을 진행하고 비임상 데이터(약리기전 확립 차원) 강화를 위해 비설치류 동물모델을 통한 추가 연구를 권고했다.
미주신경의 조절에 의해 위가 수축해 음식물을 소장으로 내보내는데, 미주신경의 장애로 위의 근육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아 위에 오래도록 음식물이 남아 구역, 구토를 일으키는 게 위마비증이다. 
반다는 몇 개월 안에 미국에서 네레우스를 멀미로 인한 구토 예방제로 출시할 계획이다. 멀미약 미국 시장 규모는 1억달러 규모이며, 구역 구토를 포함한 전세계 시장은 약 75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반다는 P물질 매개 경로에 의해 유발되는 다양한 적응증에 걸쳐 치료 잠재력을 확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방침이다.
한편 FDA가 승인한 멀미약 성분은 트라디피탄트, 스코폴라민(패치용), 디펜하이드라민(Dimenhydrinate), 메클리진(meclizine) 등이 있다. 메클리진이 디펜하이드라민보다 약간 덜 졸립다고 알려져 있다.
뉴로키닌-1 수용체 길항제 계열로 대표적인 품목은 경구용 항구토제인 ‘에멘드’(aprepitant), ‘아킨지오’(netupitant: 5-HT3 수용체 길항제인 palonosetron과 복합제)와 정맥주사제인 ‘신반티’(아프레피탄트의 전구체(prodrug)인 포스아프레피탄트(fosaprepitant) 성분, 국내 미시판)가 있다. 이밖에 쉐링프라우가 개발해 테사로에 임상개발 목적으로 판권을 넘긴 경구용 ‘버루비’(Varubi, 성분명 rolapitant)가 있으나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