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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입안 바짝 마르고 밥도 넘기기 힘든 ‘구강건조증’ … 항암환자에 흔한 증상관리법
  • 한윤식 서울시 보라매병원 치과 교수
  • 등록 2025-11-19 09: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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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사선, 항암제가 침샘 기능 저하 … 구강위생 소홀하면 영양섭취 불균형, 전신건강 악화로 이어져

“항암치료 중인데 입안이 바짝 말라서 밥을 삼키기가 너무 힘들어요.” “혀가 따갑고 갈라져서 김치도 못 먹겠어요.”

 

암 치료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겪는 불편 중 하나가 바로 입안건조감(구강건조증)이다. 단순히 입이 마르는 증상으로 여기기 쉽지만, 치료 효과와 영양 섭취, 감염 위험에도 영향을 주는 중요한 문제다. 한윤식 서울시 보라매병원 치과 교수의 도움말로 구강건조증은 왜 생기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알아본다. 

 

구강건조증은 의외로 흔한 증상이다. 일반 성인 인구의 10~20%에서 나타나며, 60세 이상에서는 30~40%, 70세 이상에서는 60~70%로 크게 늘어난다.

 

여성은 남성보다 2배 정도 더 흔하고, 당뇨병 환자에서는 40~50%까지 보고된다. 특히 암 환자에서는 그 빈도가 훨씬 높다. 머리·목 부위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우 50~60% 이상, 항암화학요법 후에 약 40%, 방사선·수술로 침샘이 손상된 경우 70% 이상에서 구강건조증이 나타난다. 대략 암 치료 환자 2~3명 중 1명은 입안 건조감을 경험한다. 


입안이 마른 상태를 단순한 일시적 현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침샘 기능이 저하되어 침 분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경우 ‘구강건조증’으로 진단한다.

 

침은 단순히 입을 적시는 물이 아니라 음식물 소화, 세균 억제, 점막 보호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다. 침이 부족하면 상처가 쉽게 나고, 감염이나 염증도 잘 생긴다.

 

특히 암 환자는 방사선치료나 항암제의 영향으로 침샘이 손상되거나 기능이 떨어지면서 구강건조증이 흔히 나타난다. 머리·목 부위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침샘이 직접 파괴되기도 하고, 항암제도 침샘 세포를 함께 공격해 침 분비가 감소한다. 이밖에 나이, 폐경, 스트레스, 흡연, 약물 부작용(항우울제·항히스타민제·이뇨제 등), 쇼그렌증후군, 당뇨병, 입호흡, 건조한 환경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해 증상을 악화시킨다.

 

구강건조증은 서서히 시작된다. 처음에는 입안이 건조하고 끈적거리며 거품침이 생기거나, 혀와 입술이 갈라지는 느낌으로 나타난다. 점차 삼키기 어려움(특히 고형식), 목이 마름, 말하기 곤란이나 쉰소리로 이어질 수 있다.

 

침의 항균 작용이 떨어지면 입 냄새(구취)가 나거나 충치·잇몸질환·곰팡이균 감염(칸디다증)이 생기기도 한다. 드물게는 헤르페스 감염이나 항암치료 관련 구강점막염이 동반된다.

 

또 맛의 변화(쓴맛·금속성 맛)가 생겨 음식 섭취가 줄고, 영양 저하로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치료 지속과 회복에 직접 영향을 주는 신호다. 증상을 방치하면 통증·염증·식사 곤란으로 악화돼 항암치료 중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입술이 건조하다고 침을 자주 바르는 습관은 오히려 악화 요인이 된다. 침이 마를 때 수분이 함께 증발하면서 더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대신 바셀린이나 립밤 같은 보습제를 사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기본은 수분 보충과 습도 유지다. 심장·신장 질환 등 특별한 제한이 없다면 하루 1.5~2리터 정도를 여러 번 나누어 마시되, 물만으로 부족할 때는 오이·무처럼 수분이 풍부한 채소를 함께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카페인이 든 커피·차, 알코올이 든 술은 체내 수분을 배출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실내 습도는 40~60% 정도가 적당하다. 가습기를 깨끗이 관리하면서 사용하는 게 중요하며, 밤에 너무 건조하면 입이 마르기 쉽다.

 

양치 습관부터 점검하기

 

입안이 건조할수록 세균이 쉽게 번식하므로 구강 위생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치약: 거품이 적고 라우릴황산나트륨(SLS)이 없는 제품이 좋다. 청량감이 강한 멘톨·유칼립톨 성분은 입안을 더 마르게 하므로 피한다. 

△구강청결제: 알코올이 없는 제품을 선택한다. 알코올이 들어 있으면 일시적으로 상쾌하지만 점막을 더 건조하게 만든다. 

△보조도구: 양치 후 치간 칫솔이나 워터픽으로 남은 음식 찌꺼기를 제거하면 효과적이다. 

△불소 관리: 두경부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는 고불소(5000ppm) 치약이나 불소 겔을 치과의사와 상의해 사용하는 것이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 도움

 

증상이 심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병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공타액·구강 보습제: 침의 조성과 비슷한 스프레이·젤 형태 제품으로 점막을 보호한다.

△침샘 자극제(필로카르핀·세비멜린 등): 침샘 기능이 남아 있는 경우에만 효과적이며, 땀이 많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감염 치료: 입안의 감염은 원인균에 따라 항생제·항진균제·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한다. 

△정기 치과검진: 조기 관리로 통증·치료비·치료 지연을 모두 줄일 수 있다.

 

암환자에게 식이는 매우 중요하다. 암치료에만 집중하다 보면 구강관리가 소홀해져 구강내 여러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식이에도 악영향을 주어 영양불균형 상태가 되고, 결과적으로 암으로부터 회복이 지연된다. 정기적인 치과 점검과 생활 속 관리로 구강건강을 지키는 것이 전신건강을 지키는 첫 걸음이다.

한윤식 서울시 보라매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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