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이내 응급실 이송이 병원 밖에서 발생한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사실이 대규모 국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명확히 입증됐다.
이오현‧배성아‧김용철 연세대 용인세스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팀, 허석재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사팀은 2016~2021년에 국내에서 발생한 병원 밖 심정지 환자 7만6505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환자의 생존율 및 신경학적 경과는 이송시간 30분을 기점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119 응급의료서비스 호출 후 응급실 도착까지 걸린 시간에 따라 환자를 △1분위(25분 이하) △2분위(26~30분) △3분위(31~39분) △4분위(40분 이상)로 나눠 경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응급실 도착까지 40분 이상 걸린 환자와 비교했을 때, 26~30분 이내 이송 환자는 병원 내 사망률과 심각한 뇌 손상률이 약 53% 낮았다. 25분 이내 응급실 도착 환자는 병원 내 사망률이 약 70% 낮고, 심각한 뇌 손상률은 68%가량 낮게 나타나는 등 압도적인 생존 우위를 보였다.
연구팀은 응급실 도착 시간 지연에 따른 누적된 효과도 추가로 확인했다. 응급실 이송이 5분 늘어날 때마다 병원 내 사망률은 약 16%, 심각한 뇌 손상률은 약 14% 증가했다. 이는 현장에서 수행한 목격자 심폐소생술, 자동심장충격기 사용 여부 등 다양한 변수를 보정한 결과로, 응급실 도착까지의 소요 시간이 이들 변수와 무관하게 생존을 결정짓는 독립적 요인임을 보여준다. 
이오현 교수는 “연구를 통해 현장에서 최선의 응급처치를 하더라도 병원 도착이 지연되면 생존율 향상과 뇌 손상 회복에 한계가 있음을 밝혔다”며 “응급실 도착 후 시행하는 전문적인 소생술, 체온관리, 관상동맥중재술 등 고도 치료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용철‧배성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골든타임의 개념을 명확한 수치적 근거를 기반으로 입증한 국내 첫 대규모 연구”라며 “심정지 환자 치료에서 막연히 ‘빨리’가 아닌 ‘30분’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된 것이 핵심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Mayo Clinic Proceedings’ 10월호에 게재됐다. 국내 응급의료체계 개선과 심정지 환자 치료 지침 마련에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