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는 9일 코스코인터케어와 위암·대장암 수술에 활용되는 ‘형광 수술표지자’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국립암센터가 보유한 첨단 연구 성과를 국내 의료기기 전문기업에 이전, 의료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번에 이전된 기술은 최용두 국립암센터 융합진단치료기술연구과 박사팀이 개발했으며, 복강경 수술 중 종양의 위치와 경계를 형광신호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수술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불필요한 절개를 줄여 수술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은 절개 방식을 최소화해 환자의 통증과 합병증을 줄이고 회복을 빠르게 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위와 대장처럼 장기 내부에 자리 잡은 암은 외부에서 직접 관찰하거나 손으로 만져 확인하기 어려워 정확한 위치 파악이 쉽지 않다. 지금까지는 인디아잉크나 인도시아닌그린(ICG) 형광염료를 주입하여 종양 주변을 표시했으나, 번짐 현상이나 빠른 흡수로 인해 명확하게 경계를 확인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국립암센터의 형광 수술표지자는 주입된 염료가 주변으로 퍼지지 않고 최소 70일 이상 강력한 형광신호를 발현해 종양의 위치와 경계를 더 안정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는 동물실험을 통해 이 기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수술의 정확성 향상과 수술 시간을 단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양 기관은 지난 5년간 범부처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클립형 형광 수술표지자의 국내 인허가를 완료하고 다기관 임상시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겔 형태의 표지자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승인 신청을 마쳤으며 국내 임상시험을 추진 중이다. 향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보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박성재 코스코인터케어 대표(세번째)가 지난 9일 센터 안에서 위암 및 대장암 수술용 형광표지자 기술 양수도 협약을 맺고 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위·대장암 수술에 활용되는 형광 수술표지자 기술은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도 연구가 진행됐으나 상용화된 사례가 없었다”며 “국내 연구진과 기업이 정부의 지원 아래 협력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게 된 것은 매우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박성재 코스코인터케어 대표는 “국립암센터와 협력해 세계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게 된 것은 회사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기기 산업 전체에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혁신 의료기기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