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기반 제약사 재즈파마슈티컬스(Jazz Pharmaceuticals)가 덴마크 제약사 사니오나(Saniona)로부터 전임상 단계 뇌전증 신약후보물질인 ‘SAN2355’의 전세계 권리를 확보했다고 20일(미국 현지시각) 밝혔다.

SAN2355는 현재 뇌전증과 기타 잠재적 적응증에 대한 전임상 개발 단계에 있는 매우 차별화된 Kv7.2/Kv7.3 아형 선택적 활성화제(칼륨채널 개방제, potassium channel opener)로, 기존 비선택적 Kv7 표적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설계됐다.

기존의 대표적 비선택적 Kv7 표적치료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포티가’(Potiga 성분명 ezogabine, 미국외 지역에서는 토로발트(Trobalt, 성분명retigabine))였다. 이 약은 2011년 3월과 6월, 각각 유럽과 미국에서 승인받아 부분발작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지만 피부와 망막의 변색이 부작용으로 보고되면서 보건당국이 사용을 제한했다. 결국 GSK는 2017년 “포티가의 약물 흡수율이 매우 낮다”는 이유로 이 약을 리콜했다. 

이전에 Kv7 표적 약물은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지만 표적 외 활성화와 관련된 이상반응 때문에 투여에 제한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AN2355는 발작 억제에 관여하는 Kv7 아형인 Kv7.2/Kv7.3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며 다른 Kv7 아형은 활성화하지 않는다. 이러한 선택성은 SAN2355를 최적의 유효 용량으로 투여할 수 있도록 하며 뇌전증에 대한 계열 내 최고 치료제로서 잠재력을 뒷받침한다.

Kv7.2와 Kv7.3는 뇌내 칼륨 채널의 일종으로, 이를 활성화(개방)하면 뇌전증이 개선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계약에 따라 재즈는 향후 SAN2355의 개발, 인허가, 글로벌 마케팅을 주도하고 관련 비용을 부담할 예정이다.

사니오나는 재즈로부터 선불 계약금으로 4250만달러를 수령한다. 1상 진입에 따른 750만달러를 포함해 개발·허가·상용화 진전에 따라 최대 1억9250만달러를 받게 된다. 이와 별도로 순매출액 대비 최대 8억달러(한 자릿수 중반에서 두 자릿수 초반 수준 %의 로열티를 지급받는다.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0억3500만달러에 이른다. 

사니오나는 올 3월부터 SAN2355의 독성연구를 시작했으며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에 걸맞은 제조 리허설을 진행 중이다. 올 연말까지 임상시험 신청이 가능하도록 데이터를 만들 계획이다. 

재즈파마슈티컬스는 기존의 간질치료제인 ‘에피디올렉스’(Epidiolex, 대마 추출 칸나비노이드의 일종인 cannabidiol(CBD)이 주성분으로 뇌전증 치료용으로 처방)를 올해 블록버스터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데 이어 이번에 SAN2355를 추가 도입함으로써 뇌전증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게 됐다. 

SAN2355의 잠재적 경쟁약물로는 제논파마슈티컬스(Xenon Pharmaceuticals)가 개발 중인 칼륨채널 개방제인 아제투칼네르(azetukalner)로 3상에 들어갔다. 아제투칼네르의 분자 구조는 포티가의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사니오나는 아제투칼네르 또는 포티가를 복용하는 일부 환자에서 나타나는 요폐의 원인으로 지목된 Kv7.4/Kv7.5 활성화를 피하기 위해 SAN2355를 도출하게 됐다. 

사니오나의 토마스 펠트투스(Thomas Feldthus) CEO는 “이번 협력은 뇌전증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상과 임상개발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추진해온 재즈의 강력한 실적을 기반으로 한다”며 “우리의 혁신적 이온채널 플랫폼을 검증하는 동시에, 여러 후보물질을 임상 전환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전환점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SAN2355를 뇌전증 및 신경질환 치료에 유망한 옵션으로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즈파마슈티컬스의 최고의학책임자인 로버트 이안노네(Robert Iannone) 부사장은 “SAN2355는 뇌전증 치료를 위한 계열 내 최고의 Kv7 활성화제가 될 잠재력을 지닌 독특하고 매우 유망한 전임상 자산”이라며 “SAN2355 임상 개발 프로그램을 주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기반 재즈파마슈티컬스(Jazz Pharmaceuticals, 위)와 덴마크 제약사 사니오나(Saniona)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