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은 새로운 단일클론항체 ‘Lu AG13909’가 미국에서 지난 5월 12일, 유럽연합(EU)에서는 이달 20일 ‘희귀의약품’으로 각각 지정됐다고 2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Lu AG13909’는 희귀 유전질환인 선천성 부신(副腎) 과다형성증(Congenital Adrenal Hyperplasia, CAH)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선천성 부신 과다형성증은 특정 효소가 결핍돼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 수치가 상승해 유발된다. 예컨대 21-hydroxylase과 11β-hydroxylase의 결핍은 여성의 남성화를 초래할 수 있다. 태아 성기 발달의 장애와 색소 침착, 염분 소실 등의 증상을 초래한다.
CAH는 세계 각국에서 신생아 1만4000~1만8000명당 1명 꼴로 발병한다.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의 수치가 상승하면 부신 호르몬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결국 중추신경계 증상들을 포함해 다양한 발달장애와 장기적인 건강상의 문제점들로 이어지게 된다.
룬드벡의 요한 루트만(Johan Luthman) 부회장 겸 연구‧개발 담당대표는 “선천성 부신 과다형성증은 지속적인 증상 관리가 요구된다”며 “다수의 기존 치료제들이 코르티솔 수치를 조절하는(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 같은 치료대안들이 부작용을 수반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잠재적 계열 최초의 항-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 항체인 ‘Lu AG13909’는 접근방법이 혁신적”이라며 “이번 희귀약 지정은 새로운 선천성 부신 과다형성증 치료제를 원하는 미충족 의료수요가 큼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Lu AG13909’는 선천성 부신 과다형성증과 같이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의 수치가 상승하는 증상들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대안으로 중기 단계(2상)의 개발이 진행 중이다.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는 쿠싱병에서도 라벨 공개 방식으로 2상이 진행 중이다. 쿠싱병 임상은 정맥주사 후 피하주사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룬드벡 측은 성인 전형적(classic) 선천성 부신 과다형성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항체 ‘Lu AG13909’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1/2상 개방표지 시험을 확대 시행 중이다. 북미지역과 유럽 내 7개국에서 피험자 충원이 개시된 가운데 첫 번째 충원은 이달 말경 이루어질 예정이다.
확대 임상시험에서는 18세 이상 70세 이하의 남‧녀 전형적 선천성 부신 과다형성증 환자들이 충원된다. 이들 환자는 2개 코호트로 나뉘어 ‘Lu AG13909’를 월 1회 정맥주사제로 투여받게 된다.
2개 코호트 중 한 그룹은 고안드로겐혈증을 동반한 환자들로 충원되고, 두 번째 그룹은 안드로겐 수치가 정상적이지만 초생리적 당질코르티코이드 용량(supraphysiologic glucocorticoid doses)을 투여받고 있는 환자들로 충원된다. 초생리적 당질코르티코이드 용량이란 하이드로코티손(hydrocortisone) 당량 기준으로 10mg/㎡/day 이상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스테로이드)를 4주 이상 투여해 부신기능을 아예 억제하는 것을 말한다.
피험자들은 개방표지 연장시험에 참여해 12개월 동안 월 1회 ‘Lu AG13909’를 투여받을 수도 있다.